[단독] 환경부 '화장품 공병회수 협약' 슬그머니 폐지

허줄리 기자 / 기사승인 : 2023-02-10 08:30:02
  • -
  • +
  • 인쇄
회수시스템 협약하면 '재활용 어려움' 표시면제
3년간 1곳만 승인...참여율 저조하자 없애버려


환경부는 화장품 회사가 자체 공병회수 시스템을 갖추면 화장품 용기에 '재활용 어려움' 표시를 면제해주는 협약을 시행 3년만에 슬그머니 폐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화장품 용기는 대부분 플라스틱과 금속 등 복합재질로 만들어진데다 잔여물 때문에 90% 이상 재활용할 수 없어 '예쁜 쓰레기'로 불리고 있다. 더구나 플라스틱 사용비율이 64%에 달해, 환경부는 이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20년 자체 공병 회수시스템 계획을 제출하는 기업에 한해 '재활용 어려움' 표시를 면제해줬다. '재활용 용이성 등급'은 '최우수·우수·보통·어려움' 4등급으로 나뉘어 있다.


그러나 제도시행 3년동안 국내 1만여개 화장품 회사 가운데 회수시스템 계획을 제출한 곳은 달랑 3곳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연도별 역회수 수량 및 의무율 제시 적정성' 등 5개 항목에서 통과된 기업은 아미코스메틱 1곳뿐이었다. 리만코리아는 제출한 계획서의 보완지시 이후 다시 제출하지 않았고, 하이리빙은 역회수 계획을 철회해 버렸다. 

화장품 회사들의 참여가 사실상 없다시피 하다보니, 환경부는 올 1월 회수시스템 협약을 없애버렸다. 환경부 관계자는 10일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지난 3년간 협약에 참여한 기업은 3곳이었고, 승인된 기업은 1곳"이라며 "참여하는 기업들이 없어서 협약을 폐지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회수계획이 승인된 아미코스메틱도 2021년 하반기 7개월동안 연간 의무량의 4.7%만 회수하는데 그쳤다. 이 회사가 환경부에 제출한 역회수 의무량은 1242.7kg였지만, 실제 회수된 양은 58.15kg에 불과했던 것이다. 지난해 의무량은 1450.5kg 이었는데 회수율은 '0' 이었다.

환경부의 회수시스템 협약과 별개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로레알 등 화장품 기업들은 2021년 1월 자발적으로 '2030 화장품 이니셔티브'를 선언한 바 있지만 이 효과는 아직까지 미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이니셔티브는 2025년까지 화장품 공병을10% 회수하고, 2030년까지 100% 자체 회수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환경부가 추진하는 회수시스템 협약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지금까지 공병 회수율도 극히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연합 허승은 팀장은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실질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이니스프리 등 일부 브랜드는 매장에서 공병을 수거하는 시스템을 마련했지만 전체 수거율 면에서 보면 매우 낮다"고 말했다. 또 환경부 회수시스템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서도 "역회수 의무비율이 너무 높아서 화장품 기업들이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지 않았겠느냐"고 분석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기후/환경

+

美 뉴잉글랜드 2.5℃까지 상승...온난화 속도 2배 빠르다

미국 북동부 지역 뉴잉글랜드주가 산업화 이전대비 평균기온이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구에서 두번째로 기온 상승속도가 빠른 것이다.4

호주 AI데이터센터 난립에..."마실 물도 부족해질 것"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급증하면서 호주가 물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챗GPT'를 운영하는 미국의 오픈AI를 비롯

희토류 독식하는 美국방부..."군사장비 아닌 탈탄소화에 쓰여야"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에 쓰여야 할 희토류가 군사기술 개발에 사용되면서 기후행동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4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의 공동연

'아프리카펭귄' 멸종 직면...먹이부족에 8년새 '95% 급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서식하는 아프리카펭귄이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5일(현지시간) 영국 엑서터대학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산림·어

기습폭설에 '빙판길'...서울 발빠른 대처, 경기 '늑장 대처'

지난 4일 오후 6시 퇴근길에 딱 맞춰 쏟아지기 시작한 폭설의 여파는 5일 출근길까지 큰 혼잡과 불편을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밤샘 제설작업으

[주말날씨] 중부지방 또 비나 눈...동해안은 건조하고 강풍

폭설과 강추위가 지나고 오는 주말에는 온화한 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라 포근하겠다. 다만 겨울에 접어든 12월인만큼 아침 기온은 0℃ 안팎에 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