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수선·재봉의 부활…폐기물·생활비 절감 '일석이조'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1-26 08:50:02
  • -
  • +
  • 인쇄
친환경에 고물가 영향…50년만에 유행
수선업체 매출 급증…"순환경제의 핵심"

환경을 생각하고 생활비도 아끼는 차원에서 수선·재봉이 약 50년만에 서구권에서 다시 유행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백화점체인 존 루이스(John Lewis)에 따르면 영국에서 최근들어 수선과 재봉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패치와 염료, 골무 등을 포함한 바느질 도구와 의류 수선제품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바느질용 바늘은 품절됐고 털실 매출은 전년보다 2배 늘었으며 패치와 수선테이프 등 수선용품 매출도 61% 증가했다.

수잔 케네디(Susan Kennedy) 존 루이스 수선제품 담당자는 "골무, 양재용 분필, 패턴제작용 액세서리 등 양재용 도구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며 "점점 더 많은 고객들이 바느질, 뜨개질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수선과 재봉이 다시 유행하기 시작하는 것은 친환경적인 소비트렌드가 주류로 떠오른데다 최근들어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생활비를 아끼지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틱톡 등을 통해 수선기술을 손쉽게 따라할 수 있게 됐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수선트렌드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패션산업의 탄소배출량은 전체의 10%로, 항공과 해운업을 합친 것보다 비중이 더 크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50년까지 패션산업이 세계 탄소예산의 4분의1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책마련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패스트 패션이 등장한 이후 옷을 쉽게 사고 쉽게 버리면서 의류폐기물은 각종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골칫거리가 됐다.

폐기물 자선단체 랩(Wrap)의 연구에 따르면 의류의 수명을 단 9개월 연장해도 탄소, 폐기물 및 수자원 발자국을 20~30% 줄일 수 있다.

이에 자라(Zara), H&M을 포함한 일부 소매업체들은 품목을 재사용하고 재활용한다는 '순환경제'에 주목해 수선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런 트렌드에 부응해 메이크뉴(Make Nu), 리스토리(Restory) 등 전문 수선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라일라 사겐트(Layla Sargent) 영국 수선업체 더 심(The Seam)의 설립자는 2022년 매출이 전년보다 거의 300% 증가했으며, 매출의 70%가 수리, 복구 및 청소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가족과 지역사회로부터 단절될 수 있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수선기술을 지닌 사람이 없어 관련 서비스가 더욱 번창한다고 말했다.

사겐트 설립자는 "순환경제, 지속가능성, 책임있는 소비자 행동이 부각되면서 사고방식이 바뀌고 있다"며 "수선은 순환경제의 핵심요소"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현대차, 인니에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 개소...수거부터 교육까지

현대자동차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역주민 주도형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을 개소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

삼성전자-삼성물산, 혈액으로 암 조기진단 美기업에 1.1억불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증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Grail)'에 16일(현지시간) 1억1000만달러를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기후/환경

+

"70억달러 태양광 보조금 내놔!"...美 22개주 연방정부 대상 소송

트럼프 행정부가 70억달러 규모의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미국 22개 주에서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16일(현지시간) 롭 본타 미국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탄소감축과 자연회복 동시 추진...UNEP, 개도국에 1억불 투입

유엔환경계획(UNEP)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의 국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16일(현지시

[주말날씨] 비온 후 '쌀쌀'...서울 기온 5℃까지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추워지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비는 17일 저녁 서쪽부터 내리기 시작해 밤사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