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할아버지되는 빌 게이츠의 근심..."기쁘지만 기후변화 생각하면..."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2-21 12:39:20
  • -
  • +
  • 인쇄
"기후변화 바로 잡지 못하면 미래 세상은 궁색"
"배출량 520억톤"으로 증가...소극적 대응 지적
▲빌 게이츠 (사진=연합뉴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곧 할아버지가 된다. 그러나 그는 기후변화가 덮칠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손주를 생각하면 마냥 기쁠 수 없는 현실을 탄식했다.

지난 10월 67번째 생일을 맞은 빌 게이츠는 20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 '게이츠 노트'(Gates Notes)를 통해 자신의 딸의 임신소식을 "내가 곧 할아버지가 된다"고 알리며 "이 문장을 타이핑하기만 해도 감정이 복받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손주가 살아가야 할 미래에 대한 걱정도 내비쳤다. 그는 "내 손주들이 태어나게 될 세상을 생각하면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다른 모든 사람들의 아이들이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영감에 사로잡힌다"며 "기후변화를 바로잡지 못하면 우리 손주들이 자라날 세상은 극단적으로 궁색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자선활동만으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없다"며 "시장과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의 규모와 속도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이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잇따라 선언했던 2021~2022년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510억톤에서 520억톤으로 되레 늘었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식품 및 에너지 가격까지 치솟아 전세계가 대혼란 상황에 빠지면서 기후변화 관련 대응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빌 게이츠는 기후변화를 되돌리기 위한 노력들이 무산되거나 역행하면 안된다는 점을 새삼 강조했다. 그는 "넷제로 달성은 인류가 실행한 일들 가운데 가장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며 "30년 안에 물건을 만들고, 이동하고, 전기를 생산하고, 작물을 기르고, 냉·난방을 하는 등의 모든 방식에 있어 물리적 경제구조 전체를 뜯어고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빌 게이츠는 '빌&멀린다 게이츠재단'을 통해 인류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또 기후변화를 되돌리기 위해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쳐스'(BEV)를 설립해 투자를 유치하면서 각 부문이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연구개발 및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자선활동만으로는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시간도 촉박하다는 점을 빌 게이츠는 지적하고 있다. 남은 시간 동안 기후변화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이에 빌 게이츠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려면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하고, 속도감있게 추진되려면 각국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각국 지도자들의 결정이 바로 미래세대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빌 게이츠는 기업들의 탄소중립을 위한 투자금 규모가 수년전 그가 예측했던 규모에 비해 월등히 크다는 점을 들어 "아주 어렵지만 아직 미래 세대를 위해 더 나은 세상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고 기대했다. 미국의 경우, 2022년에 5000억달러(약 644조원)의 에너지 전환기금이 마련됐고, 지난 2년간 벤처캐피털이 청정에너지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700억달러(약 90조원)에 달했다.

끝으로 빌 게이츠는 "세상이 더 공정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일생을 바치는 사람들의 도량에 경의를 표하고, 그들의 노력에 도움이 될 수 있음에 감사하다"며 "성공까지 갈 길이 멀지만 오는 2023년 그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기회가 닿는 대로 다른 이들도 함께 노력에 동참하도록 권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남양유업, 포장재 전환 '속도'…42종 ‘지속가능성 A등급’ 달성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포장재 42종에 대해 '지속가능성 A등급' 인증을 받았다.남양유업은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대표 제품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기후/환경

+

또 새벽에 '흔들'...아프간 규모 6.3 지진에 주택 '와르르'

9월과 10월에 세차례에 걸쳐 지진이 발생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 11월 초부터 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3일(현지시

中 '기후리더' 노리나?...'석탄 1.5억톤과 탄소 4억톤 감축' 깜짝 발표

중국이 향후 5년간 석탄 사용을 1억5000만톤 줄이고 이산화탄소 4억톤을 감축하겠다는 탄소절감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중국 신화통신과 차이나데일리

호주 야당 '2050 넷제로' 지지 철회…총선 앞두고 입장 뒤집기?

호주 보수 야당이 당론으로 채택했던 '2050 넷제로(Net-zero)' 목표를 공식 철회했다. 이는 호주 정부가 수립한 '2050 넷제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철새들 월동지 '주남저수지' 11월 생태관광지로 선정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1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창원 주남저수지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한국의 습지는 시베리아․몽골고원 등의 대륙과 일본·

삼성물산, 카타르 탄소압축·이송설비 공사수주..."최소 1.9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카타르의 초대형 탄소 압축·이송설비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카타르에너지LNG(QatarEnergy LNG)가 발

[날씨] 또 찾아온 '가을 한파'...강풍에 체감온도 '뚝'

'가을 한파'와 함께 11월 첫주를 맞이했다.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2일부터 찾아온 추위는 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아침 기온이 5∼10℃가량 크게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