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살인 더위' 덮치나...英기상청 "올해보다 더 덥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2-21 07:00:02
  • -
  • +
  • 인쇄
내년 평균기온 산업화 이전보다 1.2℃이상 높아
'라니냐' 일시 냉각 끝나면서 기온 오름세 본격화


'기묘년'인 2023년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2℃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측돼 내년에도 역대급 무더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국립기상청(메트오피스)은 2023년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대비 1.08~1.32℃ 높을 것이라는 예측치를 내놓았다. 중간값은 1.2℃로 올해 2022년 1~10월 사이 실측된 상승폭인 1.16℃를 웃돌아 내년이 올해보다 더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메트오피스에 따르면 지난 8년은 1850년 이래 관측기록 사상 가장 더웠다. 메트오피스의 이번 예측치가 맞아 떨어진다면 지구는 10년 연속으로 산업화 대비 1℃ 이상 높은 기온을 기록하게 된다.

문제는 지난 3년간 '라니냐' 현상으로 주춤했던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2023년부터 본격적인 오름세를 재차 맞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라니냐'는 동태평양의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이상 낮아지는 이상 현상으로 지구 평균기온을 일시적으로 낮추게 된다. 메트오피스 소속 닉 던스톤(Nick Dunstone) 박사는 "라니냐는 전세계 평균 기온에 일시적인 냉각 효과를 주지만, 메트오피스 기후모델 분석 결과 3년간 지속되던 라니냐 현상이 오는 2023년 해제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메트오피스 장기예보 부서 책임자인 애덤 스케이프(Adam Scaife) 교수는 "관측기록사상 가장 더웠던 2016년 당시와 같은 '엘니뇨'(적도 열대태평양지역 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로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으로 라니냐와 반대되는 개념) 현상은 감지되지 않아 2023년이 기록을 경신할 지는 미지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해서 빠르게 늘고 있어 주목할만한 역대급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항공우주국(NASA) 소속 기후학자 케빈 슈미트(Kevin Schmidt)는 "엘니뇨와 같은 자연현상으로 인한 변화는 10%에 불과하고, 지구 온도 상승의 80~90%는 인간이 만들어낸 '장기적인 경향'에 따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은 산업화 이전 대비 기온 상승폭 1.5℃ 부근을 인류 생존의 마지노선으로 그어놓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구 평균기온이 1.5°C 상승하면 전세계 79억명 가운데 33억명의 목숨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당장 2022년만 놓고 보더라도 영국은 올여름 사상 최고로 더운 40.3℃를 기록하는 등 유럽 전역이 폭염에 휩싸였고, 파키스탄은 여름이 시작하기도 전 50℃가 넘는 '살인폭염'이 맹위를 떨쳤다.

국내 역시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면 상승과 가뭄, 집중호우 등의 기후재앙이 갈수록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국내 기온이 1.1~1.2℃ 오르면 2040년 국내 쌀 수확량이 27만4880톤 감소한다. 이는 국민 전체 한달 쌀 소비량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해수면 역시 지난 33년 사이 약 10cm가량 높아졌다. 1989~2021년 우리나라 해수면은 해마다 3.01mm씩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2010년 들어 해당 추세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회성 IPCC 위원장은 "아시아에 홍수로 인한 도시기반시설 피해가 증가하고 있고, 그 원인은 극한기온발생과 강수변동성 증가"라며 "기후변화를 막지 못한다면 피해는 한국으로까지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배출' 투자기준으로 부상...'탄소 스마트투자' 시장 커진다

탄소배출 리스크를 투자판단의 핵심변수로 반영하는 '탄소 스마트투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글로벌

현대차 기술인력 대거 승진·발탁...R&D본부장에 만프레드 하러

현대자동차의 제품경쟁력을 책임질 수장으로 정준철 부사장과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 각각 제조부문장과 R&D본부장 사장으로 승진됐다.현대자동

KT 신임 대표이사 박윤영 후보 확정...내년 주총에서 의결

KT 신임 대표로 박윤영 후보가 확정됐다.KT 이사회는 지난 16일 박윤영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박윤영 전

'삼성가전' 전기료 공짜거나 할인...삼성전자 대상국가 확대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절전을 넘어 전기요금 할인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최대 규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기후/환경

+

"재생에너지 가짜뉴스 검증"…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 출범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정보의 진위를 검증할 수 있는 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RE:FACT)가 출범했다.에너지전환포럼과 기후미디어허브는 18일 서울 종로

기상예보 어쩌려고?...美 백악관 "대기연구센터 해체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가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를 해체하려는 움직임이다.17일(현지시간)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자신의 X(

기상청 "내년 9월부터 재생에너지 맞춤형 '햇빛·바람' 정보 제공"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을 위해 기상청이 내년 9월부터 일사량과 풍속 예측정보까지 제공한다. 기상청은 '과학 기반의 기후위기 대응, 국민 안전을 지

'전력배출계수' 1년마다 공표된다...2023년도 '0.4173톤' 확정

2023년 전력배출계수는 1메가와트시(MWh)당 0.4173톤(tCO2eq)으로 공표됐다. 18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2월부터 '전력배출계수' 갱신 주기를 3년에서 1년으로

150개국 참여한 '국제메탄서약'...메탄규제 국가 달랑 3곳

지난 2022년 전세계 150개국이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30% 감축하는 '국제메탄서약'을 했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보인다.18일 본지

트럼프의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 美감사국이 감사 착수

트럼프 행정부가 실시한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이 적법했는지 감사를 받는다.미국 에너지부 감사국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한 약 80억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