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장 "인류는 '대량멸종의 무기'가 됐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2-08 16:57:54
  • -
  • +
  • 인쇄
COP15 개막…"행성B는 존재 않는다" 경고
지구의 30% 보호 '30x30' 목표 합의 추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7일 COP15 개막식에서 생물다양성감소에 대한 극명한 경고를 보냈다.(사진=UN Biodiversity 트위터)

7일(현지시간) 유엔 COP15생물다양성정상회담이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최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COP15에서 이번 10년 유엔 생물다양성 목표에 대한 공식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개막연설에서 "우리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인류가 대량멸종의 무기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땅, 물, 공기가 화학물질과 살충제에 오염되고 플라스틱에 질식하고 있다"며 "우리가 아이들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이고 "행성 B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기념식에서 쥐스탱 트뤼도(Justin Trudeau) 캐나다 총리는 각국이 지구 자연의 30%를 보존하는 목표에 동의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 30%의 수치가 멸종 위험을 피하고 식량과 경제안보를 보장하는 중요한 문턱임을 강조하며 "충분히 실현가능한 수치"라고 말했다. 스티븐 길보(Steven Guilbeault) 캐나다 환경부 장관 또한 30% 목표가 1.5도 기후목표에 맞먹는 중요성을 지녔다고 전했다.

이른바 '30x30'으로 알려진 이 목표는 이번 10년간의 생물다양성 보호협정을 위해 정부가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제안이다. 영국, 코스타리카, 프랑스가 이끄는 해당 목표는 100여개국 연합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일부 원주민들과 인권운동가들은 토지수탈과 지역사회에 대한 폭력을 합법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관해 길보 장관은 '30x30' 목표가 생물다양성 버전 '1.5도' 목표로서 이번 정상회담을 위한 공동목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COP15 개막식 기자회견에서 "캐나다는 2030년까지 육지와 물의 30%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로서 약속했다"며 원주민, 지방, 영토와 최선을 다해 협력 중이라고 주장했다.

엘리자베스 마루마 므레마(Elizabeth Maruma Mrema) UN 생물다양성협약 사무총장과 잉거 안데르센(Inger Andersen) UN환경프로그램 집행이사는 이번 정상회담이 화석연료 다음으로 큰 온실가스 배출원인 토지의 배출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므레마 사무총장은 "홍수, 가뭄, 폭염, 산불과 같은 재해가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이런 재난은 모두 생태계에서 일어난다"며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복원하지 않는 한 기후온난화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임을 짚었다.

이번 COP15회담은 EU에서 산림벌채에 기여한 모든 제품을 규제하는 법안이 통과하면서 상당한 힘을 얻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농산물 수입국인 EU는 열대림 손실과 관련된 규제안을 세웠는데 이는 소, 코코아, 커피, 팜유, 고무, 콩 그리고 목재 제품의 무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글렌 휴로위츠(Glenn Hurowitz) 국제 환경단체 마이티어스(Mighty Earth) CEO는 해당 법안을 두고 "세계 산림의 판도를 바꾸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 정부가 처음으로 농산물을 판매하는 기업들에게 '당사 또는 당사의 공급업체가 숲을 파괴한다면 그 제품을 팔 수 없다'고 알리고 있다"며 "이 법으로 유럽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시사했다.

다만 휴로위츠 CEO는 원주민 권리와 이탄지와 같은 기타 중요한 비산림 생태계는 보호하지 못하는 등 법안에 빈틈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캐나다 COP15 회담은 12월 19일에 마무리될 예정이나 주말에 진행된 사전 협상에서 이미 정부 간 상당한 이견이 두드러지면서 예정보다 늦게 끝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요일 개막식 기자회견에서 황룬추(Huang Runqiu) COP15 총재이자 중국 환경부 장관은 팬데믹으로 회담을 중국 쿤밍에서 캐나다 몬트리올로 옮기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언급하면서 각국이 최종합의를 도출하는 데 있어 중국의 역할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