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서 미생물 수십만톤 방출…고대 바이러스도?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1-19 08:55:02
  • -
  • +
  • 인쇄
온난화로 미생물생태계 파괴 가속화
생물학 자원의 보고…병원균 위험도
▲그린란드 빙상 서쪽에서 조사 중인 연구팀. 연구팀은 유럽, 북미, 그린란드 등 총 8군데의 빙하에서 표면 해빙수를 수집했다. (사진=아윈 에드워즈 박사, 트리스트람 어바인 핀 박사/ 에버리스트위스대학)

빙하가 녹으면서 수십만 톤의 박테리아가 방출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에버리스트위스대학 연구팀이 유럽 알프스 빙하 4군데와 캐나다, 스웨덴, 스발바르제도, 그린란드 서부 빙하에서 채취한 해빙수를 조사한 결과 각각의 물에서 1밀리리터 당 수만 마리의 미생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모든 지구온난화 시나리오에서 매년 수십만 톤의 미생물이 빙하에서 방출될 것으로 나타났다. 박테리아와 조류는 대부분 햇빛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어두운 색소를 함유하고 있는데 이 색소가 햇빛을 흡수해 온난화 및 빙하 파괴를 가속화한다.

연구팀은 CO2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완만히 증가한다는 가정 하에, 빙하가 녹으면서 방출되는 박테리아·조류가 향후 80년간 조사에서 제외된 히말라야 힌두쿠시를 제외한 북반구 지역에서 연간 평균 65만 톤의 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기후위기로 얼음이 급속히 녹으면서 빙하와 빙하가 품고 있던 독특한 미생물생태계가 "우리 눈앞에서 죽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윈 에드워즈(Arwyn Edwards) 에버리스트위스대학 박사는 "빙하가 녹으면서 지역적,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그곳에 있는 미생물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약간의 온난화만 진행돼도 방출되는 미생물의 양은 방대하다"며 아직 이러한 유기체의 가치와 위협을 이해하기에 충분한 데이터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구팀은 빙하에서 나온 미생물이 하류를 타고 내려가 생태계를 비옥하게 만들 수 있으며 일부 미생물은 새로운 항생제와 같은 미래의 유용한 생물학적 분자 공급원이 될 수도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내놨다. 다만 잠재적 병원균 식별을 위해 보다 면밀히 연구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톰 바틴(Tom Battin)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 교수는 얼음에서 나오는 병원균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이들은 대부분의 하류에서 얼마 못 버티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윈 박사 또한 빙하에서 방출되는 미생물의 위험성은 경미하다고 보면서도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 위험평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까지 얼음표면에 서식하는 수천 종의 미생물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6월에는 티베트 빙하에서 새로운 미생물 종이 1000종 가까이 발견됐다. 캐나다 하젠호수에서는 빙하가 녹은 물이 유입되는 지점과 가까울수록 바이러스 유출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10일 네이처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Earth and Environment)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기후/환경

+

美 뉴잉글랜드 2.5℃까지 상승...온난화 속도 2배 빠르다

미국 북동부 지역 뉴잉글랜드주가 산업화 이전대비 평균기온이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구에서 두번째로 기온 상승속도가 빠른 것이다.4

호주 AI데이터센터 난립에..."마실 물도 부족해질 것"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급증하면서 호주가 물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챗GPT'를 운영하는 미국의 오픈AI를 비롯

희토류 독식하는 美국방부..."군사장비 아닌 탈탄소화에 쓰여야"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에 쓰여야 할 희토류가 군사기술 개발에 사용되면서 기후행동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4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의 공동연

'아프리카펭귄' 멸종 직면...먹이부족에 8년새 '95% 급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서식하는 아프리카펭귄이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5일(현지시간) 영국 엑서터대학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산림·어

기습폭설에 '빙판길'...서울 발빠른 대처, 경기 '늑장 대처'

지난 4일 오후 6시 퇴근길에 딱 맞춰 쏟아지기 시작한 폭설의 여파는 5일 출근길까지 큰 혼잡과 불편을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밤샘 제설작업으

[주말날씨] 중부지방 또 비나 눈...동해안은 건조하고 강풍

폭설과 강추위가 지나고 오는 주말에는 온화한 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라 포근하겠다. 다만 겨울에 접어든 12월인만큼 아침 기온은 0℃ 안팎에 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