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밀려 넘어졌다"…'이태원 참사' 전날 경고했는데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2-10-31 12:06:53
  • -
  • +
  • 인쇄
서울시, 10만 인파 예상에도 안전대책 없어
구청·경찰도 좁은 골목길 통제 등 관리소홀
▲29일 핼러윈을 맞아 인파 몰린 이태원의 한 골목(사진=SNS캡쳐)

"사람들이 끼여서 못움직이는데 이를 통제하는 경찰들은 하나도 안보였어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를 놓고 미리 대비하지 않은 행정당국에 비판이 향하고 있다.

판데믹 사태 이후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에 20대 청년층이 대거 운집할 것이 예상됐고, 실제로 하루 전인 28일부터 수만 명이 몰려 "떠밀려 넘어졌다"는 목격담이 이어지면서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이번 핼러윈을 앞두고 별다른 사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안전을 소홀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태원에서 주최 측이 있는 대규모 행사가 예정된 것은 아니어서 핼러윈을 대비해 따로 특별대책을 마련하거나 상황실을 운영하지 않았다"며 "자치구에서 관련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8일 여의도에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 당시 100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해 인근 도로 통제와 안전요원 배치 등 대책을 수립해 실행한 것과 비교된다.

이태원을 담당하는 용산구는 27일 핼러윈 대비 긴급대책회의를 열었지만, 논의 내용이 인파 관리가 아닌 방역, 시설물 점검, 음식점 지도점검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10만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도로 통제와 일방통행 관리 등의 안전 대책은 없었다.

서울경찰청은 "핼러윈을 대비해 지구대·파출소 인력을 증원하고 경찰서 교통·형사·외사 기능으로 합동 순찰팀을 구성했으며 시도경찰청 수사·외사까지 포함해 총 137명을 배치했다"며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많은 인원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이 올해 투입했다고 밝힌 137명은 수사 50명, 교통 26명, 지역경찰 32명 등으로 수사와 교통 외에 질서유지·안전관리 업무에 주력하는 지역경찰은 오히려 2019년(39명), 2018년(37명)보다 적었다.

수사 경찰은 주로 강제추행과 마약, 불법촬영 등 단속에 집중한 것으로 보이며 교통 경찰은 도로 통제에 집중해 사실상 인파가 몰리는 골목의 보행 통제 등 안전관리가 전혀 안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참사 현장 인근에 있었던 A씨는 인파가 몰리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사람이 모였는데 이런 상황을 정리해주는 경찰이나 안전요원을 보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SNS에 올라온 현장 영상이나 사진에서도 사고 발생 직전까지 경찰로 보이는 인물은 없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