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추석 '스티로폼 쓰레기' 사라지려나?...종이포장 선물세트 '대세'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8-31 08:01:02
  • -
  • +
  • 인쇄
정부, 추석맞아 9월16일까지 과대포장 집중단속
스티로폼 대신 종이 사용한 선물세트 크게 늘어
▲ 양재동 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종이포장재에 담긴 추석선물세트 ©newstree


명절 이후만 되면 산더미처럼 쌓이는 스티로폼 등 포장상자로 인해 몸살을 앓아왔는데 올추석에는 이런 쓰레기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강력한 과대포장 규제 덕분인지 대부분의 선물세트가 플라스틱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로 대체되고 있어서다.

30일 뉴스트리 취재진이 방문한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와 왕십리 이마트에서 판매중인 추석 선물세트 대부분은 종이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었다.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을 사용한 선물세트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난해 추석만 해도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을 포장재로 사용한 선물세트가 즐비했다. 환경부가 지난해 전국 민간 선별장 154곳을 조사한 결과, 추석연휴 이후 폐기물 반입량이 연휴 전보다 69% 증가했다. 실제로 명절연휴가 끝나면 아파트단지 재활용 선별장은 각 가정에서 배출한 스티로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는 지난해부터 공장에서 생산이 완료된 제품 또는 수입된 제품 등을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상자로 재포장하는 것을 금지했다. 만약 이를 어기면 지방자치단체가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처분하도록 했다. 환경부는 또 지난 29일부터 9월 16일까지 전국 지자체에서 추석 선물세트 과대포장을 집중단속하도록 했다.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과대포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개선이 결합되면서 포장 트렌드가 점점 친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하나로마트에서 버섯을 판매하고 있는 한 직원은 "종이가 가볍고 친환경적이라 전부 종이상자에 담아서 판매하고 있다"며 "따로 분리배출해서 모두 재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직원의 말대로 버섯 선물세트는 모두 종이 포장재로 구성돼 있었다.

율무차와 쌍화차 등을 담아놓은 차선물세트도 모두 종이 포장재로 구성돼 있었다. 사과와 배, 멜론 등을 담아놓은 과일 선물세트 상자도 모두 종이로 포장돼 있어 과거와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종이상자와 종이판으로 포장돼 있는 과일선물세트 ⓒnewstree


동일 재질로 상품이 포장돼 있으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분리배출하기 편하다. 장을 보고 있던 한 소비자는 "예전에는 선물세트 하나에 종이와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이 섞여있다보니 분리배출하는 것도 번거로웠다"면서 "하지만 요즘 선물세트는 재질이 대부분 종이여서 재활용 분리배출이 훨씬 수월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과일 선물세트가 100% 종이 포장재로 판매되는 것은 아니었다. 과거 스티로폼 재질로 만들었던 과일덮개는 종이로 대체된 상품들도 있었지만 일부 선물세트는 여전히 스티로폼 재질의 충전재로 과일을 감싼 채 판매중이었다. 일부 과일은 비닐로 감싼 다음 스티로폼 충전재로 다시 감싸서 판매되는 경우도 있었다. 과일에 흠집이 생기지 않도록 보호하려는 조치로 보이지만 아쉬움으로 남았다. 

샴푸와 세정제 등 생활용품 선물세트들은 과일처럼 흠집이 나거나 뭉개지는 경우가 아닌데도 여전히 플라스틱을 사용한 상품들이 많았다. 각 제품을 고정시킬 용도라면 굳이 이 플라스틱 판을 사용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에 대해 한 판매직원은 "안전성을 위해서 이중, 삼중 보호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표방하는 대기업의 선물세트가 플라스틱 사용량이 더 많았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동원의 건강올리유 선물세트나 동원참치·리챔 세트에는 모두 플라스틱 판이 사용됐다. 아모레퍼시픽 려의 샴푸세트와 LG생활건강의 히말라야 핑크솔트 상품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각 지자체들은 추석명절을 맞아 대형 유통매장 등을 돌며 과대포장 행위와 분리배출 표시 적정여부 등을 집중점검하고 있다. 포장 공간비율이나 적정 포장횟수를 초과하는 제품이 단속대상이다. 종이팩, 금속캔, 유리병, 합성수지 등 분리배출 표시 의무대상 포장재에 인쇄 또는 각인, 라벨 부착을 통해 분리배출 표시를 제대로 했는지도 점검대상이다.

서영태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명절 등 특정시기에는 과대포장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다"라며 "폐기물 줄이기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높아지면서 과대포장 사례가 줄어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현대차, 인니에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 개소...수거부터 교육까지

현대자동차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역주민 주도형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을 개소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

삼성전자-삼성물산, 혈액으로 암 조기진단 美기업에 1.1억불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증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Grail)'에 16일(현지시간) 1억1000만달러를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기후/환경

+

"70억달러 태양광 보조금 내놔!"...美 22개주 연방정부 대상 소송

트럼프 행정부가 70억달러 규모의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미국 22개 주에서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16일(현지시간) 롭 본타 미국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탄소감축과 자연회복 동시 추진...UNEP, 개도국에 1억불 투입

유엔환경계획(UNEP)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의 국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16일(현지시

[주말날씨] 비온 후 '쌀쌀'...서울 기온 5℃까지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추워지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비는 17일 저녁 서쪽부터 내리기 시작해 밤사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