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열대강우' 북위 5도에서 발생하는 원인 밝혀냈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8-16 10:47:15
  • -
  • +
  • 인쇄
유니스트 강사라 교수팀, 기후모델로 원인규명
한반도 등 중위도 기후예측 높이는데 도움될듯

남극 앞바다의 기후변화가 '태평양 수온 변화'에 미치는 효과가 규명됐다. 태평양 수온 변화는 전 지구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위도 기후 예측과 미래 기후 예측성을 높이는 데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도시환경공학과 강사라 교수팀이 기후모델(Climate Model) 실험으로 '남극 앞바다의 냉각이 적도 태평양의 수온을 낮춘다'는 내용을 입증했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기후모델로 실험하는 과정에 아열대 구름을 현실에 가깝게 시뮬레이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해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기후모델은 대기권, 수권, 지권, 빙권, 생물권 등으로 구성되는 지구기후시스템의 장기간 변화를 분석·예측할 수 있는 모델로, 부문별 기술을 총체적으로 결합한 모델이다.

기존 기후모델에서는 남반구 열대의 강우(비구름)가 과하게 나타난다. 실제 열대강우가 연평균 북위 5도 정도에 위치하는 것과 큰 차이다.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원인으로 남극 앞바다의 온도가 지목돼 왔지만 지금까지 이 내용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강사라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남극 앞바다의 온도'와 '열대강우' 사이의 상관관계를 명확하게 밝혀냈다. 남극 앞바다가 차가워지면, 열대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고, 그 영향으로 열대강우가 북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규명한 것이다.

▲(위) 남극 앞바다 냉각(파란색 사각형)은 원격상관을 통해 남태평양에서 삼각형 모양의 냉각 패턴(노란색 삼각형)을 일으킨다.
(아래) 삼각형 모양의 냉각 패턴은 동태평양에서 열대강우를 북쪽으로 이동시킨다 (보라색 화살표). 이는 기후 모델에서 남극 앞바다가 지나치게 따듯한 오차를 줄이면 열대강우가 북쪽으로 이동하여 열대강우 모의 오차를 줄일 수 있음을 나타낸다. (자료=유니스트)

논문의 제1저자인 김한준 연구원은 "기후모델에서 나타나는 열대강우 오차는 30여년동안 풀리지 않은 고질적인 문제였다"며 "이번 연구로 기후모델에서 남극 앞바다의 온도 오차를 줄이면 열대강우의 오차도 줄일 수 있음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태평양 수온 변화는 중위도 지역의 기후에도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현재 기후에서는 적도 동태평양이 서태평양보다 차가운 라니냐(La Niña) 현상이 관측되는데, 이 현상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극심한 가뭄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기후모델은 태평양 수온 변화의 패턴을 제대로 시뮬레이션하지 못했다. 중위도 기후를 예측하는 정확도가 높지 않은 까닭이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강사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오존층 파괴나 남극의 담수 유입 등으로 '남극 앞바다가 부분적으로 냉각되면 현실에서는 라니냐 현상과 비슷한 태평양 수온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해준다"며 "이런 부분을 더 연구하면 남극 앞바다 수온 변화가 중위도 지역의 기후 예측성을 높이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남극 앞바다와 열대 태평양 사이의 밀접한 관계는 미래 기후 예측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구온난화가 일어나면 남극 앞바다는 다른 지역에 비해 느리게 가열되는 특성이 있는데, 이 부분이 열대 태평양 수온과 중위도 강우량의 변화로 이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김한준 연구원은 "미래 기후 예측에서도 남극 앞바다의 상대적 냉각이나 온난화에 의한 효과가 전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걸 발견했다"며 "이번 연구에서 구름이 중요한 요소였던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앞으로 미래 기후를 예측하는 데에도 구름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는 중"이라고 후속 연구를 소개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개인연구지원사업(중견연구)와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8월 15일자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남양유업, 종이팩·멸균팩 재활용한 백판지 '포장지로 사용'

남양유업이 멸균팩을 재활용해서 만든 포장지를 사용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를 위해 남앙유업은 지난 5월 천안시, 제지업체 등 8개 기관∙업체와 '종이

빵부터 트럭 20대까지...SPC, 푸드뱅크에 3200억 기부

푸드뱅크에 빵과 아이스크림 등을 기부해온 SPC그룹이 기부식품 배송용 차량도 앞으로 5년간 계속 기부하기로 했다.SPC그룹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전국

김성환 환경부 장관 "기후에너지부 신설 막바지…미세 조정만 남았다"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후위기 특별위원회(기후특위) 전체회의에서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관련해 "마지막 미세 조정중"이라고

하나금융, 지난해 ESG경영활동 5.5조 사회적 가치창출

하나금융그룹의 지난해 ESG 경영활동이 약 5조5359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측정됐다.하나금융그룹은 18일 발간한 '2024 ESG 임팩트 보고서'를

LG화학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지' 공모전 개최

LG화학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함께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지'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LG 시스템에어컨, 플라스틱 사용 줄여 탄소배출 저감

LG전자가 시스템에어컨 제조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공법을 적용해 탄소배출을 저감한다LG전자는 최근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TUV 라인란드(TÜV Rhei

기후/환경

+

시원한 북유럽도 옛말...7월 30°C 최장기간 폭염 시달려

추운 날씨의 대명사로 불리는 북유럽 지역이 올여름 이례적인 폭염에 시달렸다.18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지구온난화로 북극을 비롯한 북위도 지역이

낙동강 '녹보경보' 시료 채취 당일 발령한다

독성물질을 지닌 녹조가 수돗물의 원수인 취수구로 유입되지 않도록 조류경보 채수위치를 취수구 인근 50m 이내로 조정하고, 물에서 녹조현상이 발견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양구서 원충 감염 모기 발견

국내에서 말라리아 감염 모기가 발견되면서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가 떨어졌다.질병관리청은 최근 채집한 말라리아 매개 모기인 얼룩날개모기류에서

배추 한포기 7000원?...폭염과 폭우 반복된 이상기후탓

폭염과 폭우가 반복적으로 교차하는 이상기후탓에 배추 가격이 1.5배 뛰면서 현재 1포기 7000원까지 치솟았다.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

올해 한반도 '첫 태풍' 오나... 태풍 '링링' 북상중

태풍으로 발달할 수도 있는 열대저압부가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다.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북진 중인 제28호 열대저압부는 20일 제12호 태풍 '링링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장치 불법 유통업체 '적발'

인증받지 않은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장치(이하 저감장치)를 불법 제조·유통한 업체들이 적발됐다.환경부는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전국 9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