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은 침묵의 살인자"...스페인, 세계 최초 '폭염등급제' 실시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6-27 14:01:16
  • -
  • +
  • 인쇄
스페인 세비야시, 폭염에 '3단계 등급'
3단계 발령되면 태풍처럼 이름붙인다
(사진=프로메테오 세비야)


'침묵의 살인자'로 일컬어지는 폭염의 빈도가 갈수록 잦아지자, 스페인 남부도시 세비야가 세계 최초로 '폭염등급제'를 도입하고 3단계 폭염에 태풍처럼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

2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오스트레일리아, 그리스, 미국 등지에서 폭염이 극심한 가운데 스페인 세비야시에서 폭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폭염등급제'를 시범운영한다.

올 5월 스페인은 58년만에 가장 더운 날씨를 기록했다. 스페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폭염의 빈도는 2배 늘었고, 세비야와 같은 안달루시아 광역자치주에 위치한 몬토로는 낮 최고기온이 47.4℃에 달했다. 이는 스페인 관측기록상 최고기온이다.

안토니오 무뇨스 세비야 시장은 성명을 통해 "폭염등급제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서 탈탄소에 이르기까지 기후변화 대처하기 위한 계획의 일부"라며 "특히 폭염은 취약계층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에 이에 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조처할 수 있도록 세비야가 전세계 처음으로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세비야에서 실시되는 폭염등급제는 컴퓨터 알고리즘 '프로메테오 세비야'(proMETEO Sevilla)를 기반으로 한다. 이 알고리즘은 최대 5일 앞서 폭염을 예보하고,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및 사망률을 분석해 폭염을 3단계로 분류한다. 각 단계가 발동되면 시립수영장 폐쇄 여부, 노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위한 보건소 직원의 방문 검진 등 구체적인 조처가 제시된다.

가장 심각한 '3단계 폭염'이 발령되면 소에(Zoe), 야고(Yago), 세니아(Xenia), 웬세슬라오(Wenceslao), 베가(Vega) 등의 순서대로 이름이 붙여진다. 이는 스페인 알파벳 역순으로 딴 이름이다. 세비야 시는 우선 5개의 이름까지만 정했다.

세비야는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 그리스 아테네,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밀워키, 캔자스, 미주리 등 7개 시와 협업중이다. 해당 도시들은 지역 날씨, 공공보건데이터, 도시열섬현상 등의 정보를 연동해 세비야와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폭염 등급화 방법론을 처음 제기했고, 세비야 시와 협업중인 아드리안 아슈트 록펠러 회복 센터의 캐서린 보먼 맥러드 소장은 "폭염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며 "폭염은 경제에 전례없는 피해를 입히고, 사회의 가장 취약한 이들을 희생자로 삼는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다른 어떤 기후 관련 재해보다도 많이 발생하지만, 그 위험성은 심각하게 과소평가되거나 곡해되고 있다"며 각국이 폭염 대책 마련에 더 힘쓸 것을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환경·사회' 지표 투자전략 반영했더니 지수 수익률 상회"

투자전략에 ESG 세부지표를 반영하면 시장대비 높은 장기수익률과 안정적인 위험관리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

'몸짱 소방관' 2026년 달력 만든다...'우리동네GS'에서 사전예약

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2026년도 '몸짱 소방관 달력'이 나온다.몸짱 소방관 달력의 정식명칭은 '소방관 희망나눔달력'으로, 서울시 소방재난본

SK이노, 에이트린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전과정평가(LCA) 무상 지원

SK이노베이션이 소셜벤처 '에이트린'의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대한 전과정평가(LCA)를 무상 지원한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기후/환경

+

아마존 '지구허파' 옛말?...14만건 산불로 '탄소배출원'으로 전락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난해 산림벌채보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유럽연합(EU) 공동연구

韓선박 무더기 운항제한 직면하나?..."탄소감축 못하면 국제규제"

한국 해운업계가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해 일부 선박이 운항제한이나 벌금을 맞을 위기에 직면했다.기후솔루션은 5일 전세계 100대 해운사의 온실가스

화석연료 못버리는 국가들..."파리협약 1.5℃ 목표달성 불가능"

전세계가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5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뷰펠] 에너지 저장하는 '모래 배터리' 개발...베트남 스타트업의 도전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