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에너지가격에 가스생산 급증...1.5℃ 기후목표 '걸림돌'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6-09 14:49:32
  • -
  • +
  • 인쇄

에너지 가격 상승이 신규 천연가스채굴 증가로 이어지면서 1.5℃ 기후목표가 좌절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기후행동추적기(Climate Action Tracker)는 미국과 독일, 영국, 캐나다 등 각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침공 건으로 러시아제재를 추진하면서 가스 생산 및 유통, 사용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세계 각국이 치솟는 에너지 가격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해 신규 천연가스시설에 자금을 쏟아 부으면서 지구온난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저탄소로 전환해야 하는데, 반대로 가스 채굴 증가로 화석연료 사용량이 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캐나다, 미국, 노르웨이, 이탈리아, 일본에서 화석연료 생산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EU에 추가 LNG를 수출하기로 합의했으며 독일과 이탈리아도 가스 공급업체로서 카타르와 계약을 체결했다. 올 11월 예정된 차기 COP27 기후정상회담의 개최국인 이집트도 마찬가지다. 캐나다는 수출수요를 충족시키고자 신규 LNG 생산을 계획하고 있는가 하면, 영국은 정부에서 횡재세 도입을 발표하면서 북해 석유·가스 생산량이 대규모로 확장될 전망이다.

개발도상국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보류된 가스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되살리고 있으며 세네갈과 다른 국가들은 가스매장량 탐사를 희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코로나19 경제회복으로 이미 상승세이던 에너지 가격을 최고치까지 끌어올렸다. 이로 인해 전세계 석유가스기업들은 대성황을 누리고 있다.

일부 국가는 가스가 석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가스생산이 청정에너지 전환에 기여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기온상승을 1.5°C로 제한하려면 올해부터 신규 석유 및 가스탐사가 이뤄지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별도의 연구에서도 가스를 에너지전환의 중간다리로 사용하는 것보다 석탄에서 재생에너지로 직접 전환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1.5°C 기후목표를 이룰 수 있다. 이는 지난해 COP26회담에서 합의한 목표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고 입을 모으지만, 정작 가스 사용은 늘고 있는 것이다.

빌 헤어(Bill Hare) 기후분석(Climate Analytics) 최고경영자는 "녹색 미사여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저탄소 경제회복을 주도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며 ""다가오는 기후위기를 무시한 채 배기가스를 계속 늘리면, 전염병이나 분쟁으로 인한 에너지쇼크 등 단기적 충격에 계속 대응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에너지효율 개선, 재생에너지 증가, 대중교통 활성화, 화석연료기업의 막대한 이익에 대한 횡재세 부과 등 정부가 도입해야 할 대안정책들을 지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