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찌꺼기 비료' 사용한 美농지, 암 유발하는 '과불화 화합물' 오염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5-09 15:12:09
  • -
  • +
  • 인쇄
환경워킹그룹, 연구결과 발표


미국의 약 8만1000km2 의 경지가 과불화 화합물(Polyfluoroalkyls/PFAS)로 오염된 하수찌꺼기로 만든 비료로 인해 오염됐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8만1000km2은 서울 면적(605.2km2)의 약 130배에 해당하는 크기다.

8일(현지시간) 환경워킹그룹(EWG)은 미국 전역에 있는 농지의 최소 8만1000km2이 작물, 방목 소, 농가에 사는 사람들이 비료로 사용한 하수찌꺼기에 있는 과불화 화합물에 노출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불화 화합물은 물과 기름에 쉽게 오염되지 않고 열에 강한 특징이 있는 화학물질이다. 그래서 프라이팬, 자동차의 표면처리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는 특징 때문에 '영원한 화학물질'로도 불린다.

EWG는 "하수처리장에서 나온 침전물을 처리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 농가의 비료로 재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찌꺼기에는 사람의 배설물과 산업폐기물이 섞여있어 식물영양소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문제는 농장의 비료로 사용되는 찌꺼기에 포함된 과불화 화합물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이다. EWG는 "과불화 화합물은 암, 갑상선 장애, 간질환, 선천적 결손증(구순구개열 등), 면역억제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가장 정확한 통계를 가지고 있는 곳은 미국 오하이오(Ohio)주 뿐이라고 EWG는 밝혔다. 오하이오주는 2011년부터 매년 농지의 5%에 PFAS가 포함된 비료가 사용됐다. 그룹은 "이 통계를 기반으로 미국 전역에 있는 주의 오염을 제한적으로 추론해도 8만1000km2의 경지가 과부화 화합물에 노출된 것"이라고 전했다.

EWG의 입법 정책 책임자 스콧 파버(Scott Faber)는 "현재 미국에서 비료 속 PFAS를 검사하거나 면밀히 추적하도록 하는 규제가 없다"며 "그래서 국가의 식량 공급을 해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메인(Maine)주의 경우 PFAS에 오염된 몇몇 농장은 이미 폐쇄된 사례가 있다. 다만 미국환경보건국(EPA)은 2016년부터 약 8억6000만kg의 찌꺼기가 41개 주에서 비료로 사용됐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위치는 추적하지 않았다. 그룹은 이를 토대로 "매년 전국 하수찌꺼기의 60%가 경작지나 다른 밭에 비료로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파버는 "EPA는 비료의 PFAS를 검사하고 위험성을 농가에 경고할 수 있지만 이를 하고 있지 않다"며 "PFAS에 오염된 찌꺼기를 동물용 음식과 사료를 재배하는 데 더이상 사용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녹색전환연구소 'RE100' 첫걸음...상반기 전력사용분 REC 구매

녹색전환연구소가 RE100 달성을 위해 올 1~7월 사용한 전력만큼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를 구매했다고 20일 밝혔다. 8~12월 사용분은 내년 상반기에 추가

KB국민은행, 중소·중견 대상 '우리기업 탄소기업 첫걸음' 이벤트

KB국민은행이 온라인 플랫폼 'KB 탄소관리시스템' 신규 등록하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우리 기업 탄소관리 첫걸음'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0

[ESG;NOW] 하이트진로 탄소배출량 감축했다고?...생산량 감소로 '착시'

하이트진로가 최근 2년간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9% 감축한 것으로 공개했지만 실제로는 판매량 감소로 인한 착시현상인 것으로 드러났다.하이트진로의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기후/환경

+

"담배필터 금지해야"...유해물질 못거르고 미세플라스틱만 흡입

담배 필터가 정작 유해물질을 거르는 기능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미세플라스틱만 인체로 흡입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최근 영국 중독연구협회 학술지

"종량제 이것 넣으면 과태료 100만원"...분리배출 '가짜뉴스' 판친다

'10월부터 종량제봉투 단속이 강화된다', '10월부터는 라면봉지 씻지 않고 버리면 10만원 과태료' 등 생활폐기물 분리배출과 관련해 유튜브에 가짜정보

녹색전환연구소 'RE100' 첫걸음...상반기 전력사용분 REC 구매

녹색전환연구소가 RE100 달성을 위해 올 1~7월 사용한 전력만큼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를 구매했다고 20일 밝혔다. 8~12월 사용분은 내년 상반기에 추가

국제해운 '탄소세' 연기에…기후솔루션 "2050 탄소중립 시계 멈췄다"

국제해운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세계 첫 탄소세 시장 도입이 최종 문턱에서 불발되자, 기후환경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녹색이 사라지는 바다...기후변화로 식물성 플랑크톤 감소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바다에서 녹색이 사라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과 중국 칭화대학 연구팀은 2001~2023년 중·저위도 해

트럼프 어깃장에...수년간 합의한 '해운 탄소세' 물거품되나?

당초 2027년부터 도입할 예정이었던 이른바 '해운 탄소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 반대에 부딪혀 1년 이상 연기됐다.유엔 산하 국제해사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