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의 청소부 '지렁이'...생분해 플라스틱까지 먹어치운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4-12 14:40:52
  • -
  • +
  • 인쇄
지렁이는 바이오 PLA와 PET입자 더 선호
지렁이 건강과 생태계 영향은 알 수 없어


지렁이가 바이오 기반의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국 텐진의 난카이대학교 연구진은 지렁이가 시큼한 냄새가 나는 생분해성 폴리젖산(PLA)·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재질이 함유된 토양을 선호한다는 연구결과를 6일(현지시간) 미국화학학회(ACS) 환경과학&테크놀로지(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학술지에 게재했다.

석유화학 기반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5mm 미만의 미세플라스틱 오염물질을 배출한다. 현재 미세플라스틱은 바다와 강, 토양까지 오염시키고 있어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기존 석유기반 플라스틱 대신에 식물성 혹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추세다. 바이오플라스틱도 미세한 입자로 분해될 수 있지만 지렁이가 이 물질들을 섭취하고 분해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지렁이는 토양을 먹이로 삼고 배설한다. 이 배설물은 식물의 성장을 돕는다. 지렁이가 굴을 파는 과정에서 토양의 거의 모든 구성물, 미세플라스틱까지도 먹어치운다. 이에 연구진은 토양에 함유된 물질을 잘게 분해하는 지렁이를 대상으로 바이오플라스틱과 석유플라스틱의 선호도를 비교하고, 지렁이의 플라스틱 체외소화 및 배설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 지렁이는 바이오 기반 PLA나 PET 입자를 선호하지만 반합성 플라스틱은 기피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선호도는 냄새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PLA와 PET를 구성하는 시큼한 냄새의 젖산과 테레프탈산을 토양에 첨가했을 때 지렁이의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지렁이가 먹이의 신호로 냄새에 이끌렸음을 시사한다.

또 지렁이는 토양의 플라스틱 입자들을 섭취하고 더 작은 조각으로 분해할 뿐만 아니라 이 플라스틱을 일반적인 토양물질과 다르게 소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이 지렁이를 미세한 PLA·PET 입자가 섞인 토양에 넣고 배설물을 분석한 결과 PLA가 PET 플라스틱보다 훨씬 작은 조각으로 분해됐다고 밝혔다. 지렁이는 PLA를 훨씬 더 천천히 배설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렁이가 PLA와 같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분해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소화의 부작용은 불분명하다. 연구팀은 지렁이의 플라스틱 분해가 지렁이의 건강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했다. 소화과정에서 지렁이가 미세플라스틱 자체나 플라스틱에 함유된 독성물질에 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연구팀은 느린 PLA 배설이 지렁이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나아가 지렁이가 환경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는 방안인지 알아보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기후/환경

+

美 뉴잉글랜드 2.5℃까지 상승...온난화 속도 2배 빠르다

미국 북동부 지역 뉴잉글랜드주가 산업화 이전대비 평균기온이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구에서 두번째로 기온 상승속도가 빠른 것이다.4

호주 AI데이터센터 난립에..."마실 물도 부족해질 것"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급증하면서 호주가 물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챗GPT'를 운영하는 미국의 오픈AI를 비롯

희토류 독식하는 美국방부..."군사장비 아닌 탈탄소화에 쓰여야"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에 쓰여야 할 희토류가 군사기술 개발에 사용되면서 기후행동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4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의 공동연

'아프리카펭귄' 멸종 직면...먹이부족에 8년새 '95% 급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서식하는 아프리카펭귄이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5일(현지시간) 영국 엑서터대학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산림·어

기습폭설에 '빙판길'...서울 발빠른 대처, 경기 '늑장 대처'

지난 4일 오후 6시 퇴근길에 딱 맞춰 쏟아지기 시작한 폭설의 여파는 5일 출근길까지 큰 혼잡과 불편을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밤샘 제설작업으

[주말날씨] 중부지방 또 비나 눈...동해안은 건조하고 강풍

폭설과 강추위가 지나고 오는 주말에는 온화한 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라 포근하겠다. 다만 겨울에 접어든 12월인만큼 아침 기온은 0℃ 안팎에 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