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환경오염 사망자가 코로나 사망자의 '2배'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3-11 14:39:56
  • -
  • +
  • 인쇄
세계 사망자 6명 중 1명 '공해로 인한 질병원인
화학물질 오염 증가세 ...빈곤 지역 더 큰 타격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 첫 18개월동안 환경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코로나19 사망률보다 2배 많은 것으로 보고됐다.

11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 첫 18개월동안 환경오염으로 900만명이 사망했다. 

보고서는 "세계 사망자 6명 중 1명은 공해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했다"면서 "이는 에이즈나 말라리아, 결핵 사망자를 합친 것보다 3배 많은 것이고, 전쟁과 살인, 기타 폭력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15배 많다"고 했다.

게다가 일부 유해화학물질이 금지되거나 폐기되는 상황에서도 2000~2017년 전체 화학물질 생산량은 2배로 늘었고, 2030년에는 다시 2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하며 "지구의 유독물질 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UN 전문가들은 이같은 심각한 오염으로 전세계에 이른바 '희생구역'이 생겨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의 저자인 데이비드 보이드 인권환경특별보고관은 환경 독성오염이 증가하면서 전세계 곳곳에서 수 천만명이 뇌졸중, 암, 호흡기질환, 심장병, 생식건강 문제에 노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이드 보고관은 "부유국과 빈곤국을 가리지 않고 전세계에 희생구역이 있다"며 이로 인해 신체 및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삶에 대한 권리, 건강을 지킬 권리 그리고 깨끗하고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에 대한 침해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특정 지역사회의 피해가 다른 지역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이드 보고관은 "오늘날 만연한 환경오염은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일부 취약계층이 입는 피해는 매우 불공평하고 불균형적"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최악의 희생구역이 형성된 나라 중 하나다. 정유공장과 석유화학공장 등이 100곳 이상 밀집된 루이지애나주 흑인 지역사회는 '암의 골목'이라고 불린다. 이외에도 대표적인 희생구역으로는 95%의 아이들이 혈중 납 농도가 높아서 지적장애의 위험에 처한 잠비아의 카베, 수 천명의 로마인들이 비소, 납, 수은 등 오염물질에 노출된 루마니아 파타랏 매립지, 인구 90%의 혈액에 발암성 살충제 클로르데콘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카리브해의 과들루프와 마르티니크 등이 있다.

보이드 보고관은 "수익을 위해 사회적, 환경적 비용을 간과하는 기업이 가장 큰 주범"이라고 지적하며 "돈이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손실, 만연한 오염을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벽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오염을 유발하는 기업에 정부가 강력 규제를 해야 하며, 환경을 훼손하는 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석유와 가스, 석탄회사들은 자발적으로 화석연료 생산을 중단하고 태양열과 풍력회사로 전환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보고서는 UN인권위원회가 모든 사람이 깨끗하고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인권을 처음으로 인정한지 6개월 만에 나왔다. 보이드 보고관은 UN의 판단이 인권법과 환경법의 결합을 암시하며, 현재 절실히 필요한 변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