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기후변화에만 영향? 치매와 우울증도 높인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11-18 16:36:17
  • -
  • +
  • 인쇄
주한 북유럽 4개국 대사관 주최 '노르딕 토크 코리아'
대기오염은 비용이자 수익..."사업적 가치 충분하다"
▲17일 서울시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제9회 '노르딕 토크 코리아: 대기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 왼쪽부터 뻬까 메쪼 주한핀란드대사, 이현승(리즈 리) 디지털 에이전시 텔레파시 최고운영책임자, 피터 노만 뱅스보 주한덴마크대사관 이노베이션 센터장

청정한 공기는 글로벌 기후위기와 보건위기를 해결할 수 있고, 아울러 녹색전환의 발판을 마련하는 사업적 가치를 지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한 북유럽 4개국(덴마크·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대사관은 17일 서울시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공동주최한 '제9회 노르딕 토크 코리아: 대기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에서 대기오염이 공중보건과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국제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짚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실천을 장려하기 위해 열리는 노르딕 토크는 매번 한가지 이상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를 다뤘다. SDG는 유엔(UN)총회에서 지속가능발전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의제다. 이번 노르딕 토크에서 다룬 SDG는 3번 목표(건강하고 행복한 삶 보장)와 11번 목표(지속가능한 도시와 주거지 조성)였다.

이번 세미나는 '대기오염과 기후변화의 연관성' 그리고 '대기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 2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 #1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어떤 상관관계?'
▲공기질과 대기오염물질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요한 쿠일렌스티에나 스톡홀름환경연구원 책임연구자


'대기질 관련 기후변화 대응전략' 발제를 맡은 요한 쿠일렌스티에나 스톡홀름환경연구원 책임연구자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자가 매년 700만명에 달한다"고 밝히며, 대기오염물질과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온실가스는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이산화탄소보다 84배 더 강한 온실효과를 발생시키는 메탄은 대류권 오존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인체 호흡기관과 농작물에 피해를 입힌다. 또 화석연료나 유기물이 연소하면서 발생하는 블랙카본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지속력은 현저히 떨어지지만 최대 1500배 더 강한 온실효과를 발생시키며 사람의 폐기능과 인지능력을 저하시킨다.

그는 각국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정책뿐 아니라 대기오염 대응정책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가치사슬 전반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탄소분석을 할 때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분석도 함께 엮어나가는 방식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기오염이 줄어들면 관련 질병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 횟수도 줄일 수 있어 의료 붕괴 역시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서 '2050 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 공동의장 윤순진 교수가 '환경·에너지 이슈와 공존하는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윤순진 교수는 기후위기 대응이 지구적인 차원에서 보건, 더 나아가 안보라고까지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밝혔다.


▲ '환경·에너지 이슈와 공존하는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인사이트' 세션 발표중인 2050 탄소중립위원회 공동의장 윤순진 교수. '푸른 하늘의 날'은 우리나라가 주도해서 채택한 최초의 유엔 기념일이자 국가 기념일이다.


윤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원인은 과학적으로 완전하게 규명되지는 못했지만, 많은 학자들이 이에 대한 배경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한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숲의 파괴'다. 이로 인해 숲에 서식하던 야생동물과 인간의 거리가 가까워졌고, 예전에 인간을 숙주로 하지 않았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되는 메커니즘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영국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따르면 지구평균온도가 상승하면서 중국 남부지역 숲이 커지면서 박쥐 개체수가 늘었고, 바이러스 매개 효과도 늘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된 바 있다.

윤 교수는 '제도적 기반' 마련과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려면 합법적으로 취득한 사업인허가에 대해 취소할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하고, 그들에게 어떤 보상을 줄지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것, 또 이를 정책적 일관성을 가지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기후대응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심각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와 건강의 관계를 강조하고, 국경을 넘나드는 문제이기 때문에 개발도상국과의 협업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첫 세션의 마지막 연사 뻬까 메쪼 주한핀란드대사는 대기 오염에 대한 핀란드 정부의 정책과 성과 사례를 소개했다. 핀란드 정부는 2019년 국가대기오염관리프로그램(NAPCP)를 채택해 구체적으로 따를 수 있는 이행계획을 마련했고, 2035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핀란드는 이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순환경제, 에너지효율성, 기상학과 관련된 기술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메쪼 핀란드대사는 "헬싱키 도심지역에서 도로의 분진과 연소활동을 측정해 배출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있고, 헬싱키 공항은 세계 최초로 밀도 높은 공기질 측정시스템을 도입했다"며 "여러가지 측정기술과 첨단 솔루션을 한국관계당국과 시민사회와 협업해 다양한 해결책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짜 뉴스에 흔들리지 말고 과학의 힘을 믿어야 한다"며 "전세계적 협력이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내년 대선을 앞둔 한국을 포함해 각국 정부가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목표를 세울 것"을 촉구했다.



◇ #2 "청정한 공기는 사업적 가치가 충분하다"
▲페르 수월체 노르웨이공중보건청 대기오염 및 소음 본부장이 유럽연합(EU) 후원으로 진행중인 연구 프로젝트 엔벨(ENBEL)을 소개하고 있다.

페르 수월체 노르웨이공중보건청 대기오염 및 소음 본부장은 '대기오염이 복지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질병부담을 산출하는 노출반응곡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기후변화와 대기오염간의 연관성, 그리고 이들의 노출도가 질병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사실이 속속들이 증명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43개국 732개 도시의 대기질과 건강,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다루는 EXHAUSTION 프로젝트는 기온상승으로 인해 늘어난 사망률의 37%가 인간이 유발한 활동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유럽연합(EU) 후원으로 연구 프로젝트 엔벨(ENBEL)을 통해 기후변화와 대기질, 건강에 대한 영향을 종합적으로 살펴 EU를 위한 전략과 정책권고를 마련하고 있다.

이어 임종한 인하대병원 의과대학장이 '국내 대기오염이 공공보건과 경제에 미친 영향'을 설명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이 대기오염으로 인한 경제손실과 부담이 가장 큰 나라로 꼽혔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대기오염으로 인한 경제손실은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0.65%에 달해 대기오염으로 실질적 피해를 입고 있다고 경고했다.

▲임종한 인하대병원 의과대학장. 한국은 2020년기준 OECD 회원국 평균 GDP 대비 보건의료지출의 수위를 넘겼다.

게다가 한국은 대단히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복합만성질환 유병률이 44.3%로, 장애와 쇠약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대기오염은 치매에까지도 영향을 미치며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더욱이 한국은 OECD 회원국중 가장 자살률이 높은데, 대기오염은 우울증과 자살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한국은 보건의료 지출이 늘어 2020년기준 OECD 회원국 평균 GDP 대비 평균 보건의료 지출의 수위를 넘겼다.

끝으로 피터 노만 뱅스보 주한덴마크대사관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경제 발전, 삶의 질 향상, 대기오염 해결을 동시에 이룰 방안'을 소개했다. 뱅스보 센터장은 글로벌한 문제를 로컬하게 다가간다면 사업적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또 사업적 기회가 발견되면 동기부여를 통해 실질적인 이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덴마크의 경우 자전거를 많이 사용하는 시민들의 특성을 활용해 '그린 모빌리티'를 대거 도입했고, 그 결과 대기질을 23% 향상시킬 수 있었다. 뱅스보 센터장은 충청남도와 4개 학교를 선정해 다양한 스마트에너지 학교로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계획중이라며 교육열이 강한 한국이니만큼 환기가 더 잘 될 경우 학습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를 곁들인다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청정한 공기는 사실 결국 충분한 사업적 가치를 지닌다"는 논리로 다가갈 필요성을 언급하며 실질적 효익을 통해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동기부여의 중요성을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경기도 '기후테크 스타트업' 모집...기업당 4000만원 지원

경기도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글로벌 유니콘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오는 2월 20일까지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 3기' 34개사

LG U+, GS건설과 태양광 PPA 계약...年 7000톤 탄소절감 기대

LG유플러스는 GS건설과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사옥의 탄소중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전력 소모가 큰 LG유플러

업스테이지, 포털 '다음' 인수한다...카카오와 지분 맞교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인터넷 포털 '다음'의 새 주인이 된다.다음 운영사인 에이엑스지(AXZ)의 모회사 카카오와 업스테이지는 29일 각각

여수, 유엔기후변화협약 기후주간 개최지 '확정'

전남 여수가 '유엔기후변화협약 기후주간'(UNFCCC Climate Week) 최종 개최지로 선정됐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아시아 지역 기후주간의 개최지로 우리

상법 개정이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올 주총시즌에 확인 가능"

2026년 정기주주총회 시즌은 지난해 두차례에 걸쳐 개정된 상법이 실제 기업 지배구조에서 어떻게 반영되는지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기가 될 전망

산업계 '녹색전환' 시동...민관합동 'K-GX 추진단' 출범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경제 성장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산업계의 녹색전환 방안이 논의된다.정부는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후/환경

+

난립하는 美 데이터센터에...가스발전 설비 3배 늘었다

미국이 인공지능(AI)의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가스발전량을 대폭 늘리면서, 전세계 신규 가스화력 발전소 건설이 사상 최대로 치솟고 있다. 이는

[팩트체크④] '초콜릿·커피' 생산량 늘어도 가격 내려가지 않는 이유

기후변화로 농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작물의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농작물 가격인상이 오롯이 기후변화에서 기인한 것인지

[영상]주택 수십 채가 4km 절벽에 '와르르'...기후악재가 빚어낸 공포

이탈리아 시칠리아 고원지대에 있는 소도시에서 4km에 이르는 지반 붕괴로 주택들도 휩쓸려 매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시칠리아 당국은 추가 붕괴 위

[주말날씨] '한파' 서서히 풀린다...1일 중부지방 '눈발'

이번 주말부터 기온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겠지만 북극에서 찬공기가 여전히 유입되고 있어 아침기온은 여전히 춥다. 다만 낮기온은 영상권에 접어들

호주, 화석연료 기업에 '부담세' 부과 검토..."기후재난 책임져야"

호주에서 석탄·가스 등 화석연료 기업에게 오염유발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28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녹색전환으로 성장동력 만든다...기후부, 탈탄소 로드맵 '촘촘히'

정부가 기후위기를 성장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올 상반기 내로 재정·세제·금융 등 지원방안을 담은 '대한민국 녹색전환(K-GX) 전략을 마련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