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 여행' 현실되나?...韓 우주개척 '빗장' 풀렸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5-28 18:14:09
  • -
  • +
  • 인쇄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로 개발제약 사라져
'아르테미스' 합류하며 '뉴스페이스'로 전환


그동안 억눌려왔던 우리나라 우주항공산업의 빗장이 풀렸다. 지난 22일 '한미 미사일 지침'이 해제된데 이어, 27일에는 글로벌 9개국이 참여하는 우주개척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약정'(Artemis Accords)에 우리나라가 열번째로 서명했다. 바야흐로 한국이 우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린 것이다.

우주개발 관련 잇단 낭보에 항공우주산업 관련주들도 일제히 우상향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은 지난 25일 하루동안 13%나 치솟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식도 최근 5거래일동안 8% 올랐다. 그외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쎄트렉아이 등 우주항공 관련 주식들도 같은기간 6~8% 상승했다.

사실 '한미 미사일 지침'은 한국 항공우주산업의 족쇄였다. 이 지침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그동안 미사일 요격거리와 탄두무게가 제한당했고, 무인항공기·드론의 무게와 기능도 확장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개발역량을 떠나 우주발사체를 마음대로 개발할 수조차 없었다. 

한미 미사일 지침
미사일 사거리·탄두중량 제한
무인항공기/드론 감시장비만 장착 가능. 중량 2.5톤 이상·무기장착 불가
우주발사체 고정식 발사대·액체연료만 허용. 이동식 발사대·고체연료 사용 불가

이처럼 항공우주 분야는 제약도 많고 성공가능성도 불투명한 '고위험' 산업이다. 게다가 한꺼번에 엄청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은 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국방과학연구소 등 정부 주도로 개발됐다.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기술 기반이 안정화되고 관련 수요가 늘면서 우주산업은 점차 민간으로 영역을 확대되는 추세다. 국가가 주도하는 '올드스페이스'(Old Space)에서 민간이 적극적으로 우주탐사에 뛰어드는 '뉴스페이스'(New Space)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 위성·드론···항공우주 민간산업 '활짝'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13년 3000억달러였던 세계 우주산업 시장규모는 2040년 1조1000억달러로 3.6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위성대역접속량 및 감염병 관련 위성정보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항공우주산업을 '뉴스페이스'로 전환하고 민간으로의 기술이전을 서둘러야 하지만 '한미 미사일 지침'에 발이 묶여 있었다. 항공우주산업 원천기술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쉽게 내주지도 않는다. 이래저래 운신의 폭이 좁았던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은 상대적으로 제약이 적은 차세대중형위성 분야를 제외하고 뒤처졌다.

이런 찰나에 '한미 미사일 지침'이 해제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비행체나 발사체 기술개발에 숨통이 트였다. 28일 KAI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로 단기적으로 무인기쪽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무기장착과 중량제한이 해제되면서 무인정찰기뿐 아니라 공격형 무인기까지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내다봤다. 앞으로 민·군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이어 KAI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발사체 엔진기술 및 미사일 기술이 민간으로 이전되면서 업체 주도로 위성을 발사체에 실어서 쏠 수 있고, 위성을 쏘아올려 확보한 영상자료를 부가가치 있게 가공해서 판매하는 업체들도 생겨날 것"이라며 "해외 우주선진국이 하는 일을 우리나라도 할 수 있는 문이 열렸고, 진짜 '뉴스페이스'에 한발자국 더 다가설 수 있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LIG넥스원은 광주시에서 제31보병사단과 함께 드론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지난 18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연구개발사업인 '자동비행과 원격조정 비행이 가능한 수소연료전지 기반 탑재중량 200kg급 카고드론 기술 개발'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앞으로 카고드론의 주무대인 도심항공교통(UAM) 산업은 2040년까지 1700조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민·군 무인기 협력으로 마련된 재원은 업체들의 우주개발비용으로 투자된다.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는 고흥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우주전략보고회'에서 국내 우주·위성사업 발전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LIG넥스원은 향후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사업에 참여해 위성탑재체·위성항법장비 기술을 활용해 기존 주력사업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외연을 확장할 계획이다.


◇아르테미스·KPS···우주개척 '첫단추' 뀄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은 미국 항공우주청(NASA)의 '아르테미스 계획'(Artemis Program)과 맞물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달은 '지구의 8번째 대륙'으로 불린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10개국이 참여하는 '아르테미스' 계획 외에도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 여러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달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각국의 달 탐사계획. 한국형 달 궤도선(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KPLO)이 2022년 7월 발사 예정이다. (출처=ESA)

기존의 일회성 달 탐사 계획과 달리 '아르테미스 계획'은 인간이 달에 상주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거점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이를 발판삼아 화성과 그 너머로 행성을 확장해나가는 매우 중요한 국제협력사업이다. 또 '아르테미스 약정'에는 미국 주도의 '우주법'(space law)이 담겨있는데 이는 앞으로 진행될 우주개발질서와 우주탐사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강령의 초석이다.

여기에 맞물려 유럽우주국(ESA)은 '달빛(Moonlight) 구상'을 통해 미래의 지속적인 달 탐사에 대비해 달에 지구처럼 위성항법 및 통신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달빛 구상'이 실현되면 달 뒷면에도 전파 천문대를 구축할 수 있고, 지구에서 원격조정 탐사가 가능해 달 탐사 차량을 더 빠르게 운용할 수 있게 된다.

ESA는 '달빛 구상' 관련 기술의 개발과 운용을 민간업체에 맡긴다. 우리나라가 KPS 개발에 성공해 초정밀 위성항법 기술을 갖춘다면 우리나라 민간업체도 달 탐사의 국제표준을 세운다는 상징적인 의미와 더불어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달 탐사의 기반시설 마련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다.

ESA 원거리 통신 및 통합 응용 프로그램 책임자 엘로디 비오는 "달에 영구적인 연결망을 설치하게 되면 민간 우주업체를 비롯해 모든 국제협력 기관들이 지속가능한 우주탐사가 가능하다. 탐사자들은 ESA가 제공하는 달 대상 원격통신 및 운항서비스를 활용해 탐사임무를 매끄럽게 진행하고 그로부터 얻게 되는 모든 지식들을 지구로 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비행기 탄소배출 막대한데...항공업계 탄소감축 '뭉그적'

항공산업은 전체 탄소배출량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대표적인 운송수단으로 꼽히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항공업계의 미온

삼성 '갤럭시S25' 美 'ReMA 재활용 디자인 어워드' 수상한다

삼성전자가 자사의 '갤럭시S25'가 북미 재활용산업협회 ReMA(Recycled Materials Association)가 수여하는 '2025 ReMA 재활용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다고 7일 밝혔

코오롱, 사회 밝히는 '선행의 주인공' 찾는다

코오롱그룹이 사회 곳곳에서 선행을 실천하며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주인공들을 찾는다.코오롱의 비영리 재단법인 오운문화재단은 오는 6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기후/환경

+

하와이, 美 최초로 관광객들에게 '기후세' 걷는다

관광세를 받고 있는 미국 하와이주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관광객들에게 '기후세'까지 거둘 예정이다.하와이주 의회는 환경보호와 기후위기로 인한

해빙이 녹으면 바닷물 색도 변한다...이유는?

지구온난화로 극지방 해빙(海氷)이 줄면서 바닷물 색까지 변화하고 있다. 이는 조류와 플랑크톤의 광합성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2일(

10만ha '잿더미' 만든 영남권 산불…온실가스 764만톤 배출

10만헥타르(ha)가 넘는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어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3월 영남지역 산불로 인해 760만톤이 넘는 온실가스가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산

폐기하고 동결하고...트럼프, 100일간 환경규제 145건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145건에 달하는 기후·환경 관련 규정을 폐지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묘해지는 3월 기후...제2의 '경북 산불' 발생 가능성 2배 높아졌다

얼마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지만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강풍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앞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