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인 하구 생태계는 탄소흡수 역할을 하는 지대지만 환경이 훼손되면 기후변화에 훨씬 취약해져 탄소배출원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지구과학(Earth Sciences New Zealand) 연구팀은 강 하구 조간대가 훼손되면 기후변화에 더 큰 영향을 받으며, 심한 경우 탄소흡수 능력을 상실하고 오히려 탄소배출원으로 바뀔 수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조간대는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지역으로, 어패류의 주요 산란·서식지이자, 해안 침식과 폭풍해일을 완화하는 자연 방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 지역은 중요한 탄소저장소 역할도 한다.
연구팀은 뉴질랜드 북섬의 한 하구에서 모래질 조간대와 진흙질 조간대의 폭염 영향을 비교했다. 진흙질 조간대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갯벌'이 아니라 원래 모래질이던 하구 조간대에 육상의 토사와 미세먼지 유입, 유속 저하 등으로 미세퇴적물이 축적돼 '진흙화'한 곳을 뜻한다.
연구진은 썰물일 때 하구 표면에 수일간 대기 폭염을 인위적으로 재현했다. 그 결과 모래질 조간대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했고, 온도가 오를수록 흡수력이 더 강력해졌다. 하지만 진흙질 조간대는 이산화탄소의 흡수와 배출이 불안정하게 전환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최대 84배 높은 메탄의 경우, 진흙질 조간대는 순배출만 하는 모습을 보였고, 온도가 높아질수록 배출량도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폭염으로 인한 생태계 회복력도 눈에 띄게 차이가 났다. 해구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저서생물 개체수 감소가 나타났는데, 부드럽고 밀도가 낮은 구조인 모래질 조간대에서는 생물다양성이 높아 회복이 빨랐지만, 진흙 함량과 유기물 농도가 높은 진흙질 조간대에서는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디딘 회복력을 보였다.
연구팀은 "조간대는 밀물과 썰물로 인해 해수와 대기 폭염에 동시에 노출되는 매우 역동적인 환경"이라며 "기후변화로 폭염과 해양 열파 강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진흙질 조간대와 같은 훼손된 하구는 생태적·기후적 부담이 중첩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이 선물한 탄소 저장소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하구 훼손을 막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11월 25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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