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5-11-04 10:12:33
  • -
  • +
  • 인쇄
▲엑손모빌 주유소 (사진=AP연합)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명의 내부 제보자와 공개문서를 인용해, 엑손모빌이 지난 수년간 멕시코·브라질·콜롬비아 등에서 '기후변화는 과장됐다'는 주장을 퍼뜨리는 데 조직적으로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회사는 이를 위해 현지 언론인과 정치인, 경제 연구기관 등을 후원하며 '탄소규제가 경제를 망친다'는 메시지를 확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에는 엑손모빌이 미국 내 보수 싱크탱크와 협력해, 이들이 작성한 기후변화 회의론 보고서를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로 번역·배포하고, 기후협약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을 초청해 라틴아메리카 주요 도시에서 세미나를 열었다는 기록이 포함돼 있다. 또 일부 단체는 엑손모빌의 재정 지원을 받아 '기후변화는 자연적인 현상이며, 화석연료는 여전히 필수적'이라는 내용의 홍보 캠페인을 진행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활동의 대부분은 공식적인 로비나 기부로 신고되지 않았으며 '학술 연구 지원'이나 '시장 자문 비용' 등으로 위장돼 있었다. 가디언은 "이런 형태의 은밀한 지원이 각국의 기후정책 논의에 영향을 미쳐왔다"고 지적했다.

기후과학자들은 이를 두고 "화석연료 산업이 여전히 과학적 합의를 흔들기 위해 정보전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콜롬비아 환경정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라틴아메리카는 기후위기의 피해를 직접 겪는 지역임에도, 외부 자본의 영향으로 여론이 왜곡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엑손모빌 측은 이 보도에 대해 "우리는 어떠한 형태의 기후 부정 활동도 지원하지 않는다"며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과 탄소 감축에 투자하고 있다"며 내용을 전면 부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업의 공개 입장과 다르게 실제 자금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오래된 문제"라며 "탄소중립 선언 이후에도 석유기업의 기후정보 조작이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번 폭로는 COP30 개막을 일주일여 앞두고 나온 것으로, 기후정책에 대한 화석연료 산업의 영향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제 환경단체들은 "라틴아메리카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기후부정 네트워크의 구조를 투명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AI는 새로운 기후리스크...올해 글로벌 ESG경영의 화두"

AI 확산이 가져다주는 기후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글로벌 ESG 경영의 새로운 과제로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중

현대제철 '탄소저감강판' 양산 돌입..."고로보다 탄소배출량 20% 저감"

현대제철이 기존 자사 고로 생산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을 20% 감축한 '탄소저감강판'을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현대제철은 "그동안 축적한

LS 해외봉사단 '20주년'..."미래세대 위한 사회공헌 지속"

LS의 대표적인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인 'LS 대학생 해외봉사단'이 20주년을 맞은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각지의 초등학교에서 예체능 실습과 위생

[최남수의 EGS풍향계] ESG요소 강화하는 해외연기금들...우리는?

지난해 4월 국민연금연구원은 'ESG 투자에 관한 논쟁과 정책동향'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ESG 투자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반(反)ESG 정책

양산시 '원동습지' KT 기상관측장비 설치...습지 생태연구 고도화

경상남도 양산시에 위치한 '원동습지'에 자동기상관측장비가 설치됐다.국립생태원과 KT는 2월 2일 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습지에

삼성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기 폐유리 재생원료 10% 사용

삼성전자가 폐유리를 재활용한 복합섬유 소재를 '비스포크 AI 콤보' 일체형 세탁건조기에 적용해 글로벌 인증기관인 'UL솔루션즈'로부터 ECV(Environmental C

기후/환경

+

동남아 패션공장 입지 '흔들'...잦은 기후재난에 '배보다 배꼽'

폭염과 홍수 등 기후변화가 패션산업의 공급망 구조와 원가를 변동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2일(현지시간) 보그(Vogue)에 따르면, 주요 의류 생산지역인

열돔에 갇힌 호주...50℃ 안팎 유례없는 폭염에 '신음'

호주의 폭염 현상이 심상치가 않다. 연일 최고기온을 갈아치우는 폭염으로 호주는 극한상황까지 치닫고 있다.최근 호주 기상청에 따르면 사우스오스

기후비용 이익낸 기업에게 징수...유엔 '기후세' 논의 본격화

국제연합(UN)이 화석연료 기업에 세금을 매겨 기후 피해복구에 쓰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유엔 뉴욕본부에서 1일(현지시간)부터 재개된 국제조세

이구아나도 기절했다...美 역대급 겨울폭풍에 110명 사망

미국이 30년만에 최악의 겨울을 보내고 있다. 2주 사이에 연달아 닥친 겨울폭풍으로 사망자가 110명까지 불어나고, 정전사태로 난방을 하지 못하는 가구

EU 탄소배출권 '갈수록 귀해진다'..."내년 107유로까지 인상"

유럽연합(EU) 탄소배출권 가격이 단기 등락을 거치더라도 앞으로는 더 비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30일(현지시간) 유럽 금융시장 전문매체 마켓스

[날씨] 밤새 '눈폭탄' 예보...출근길 '빙판길' 조심

폭설로 월요일 출근길 교통대란이 예상된다.1일 밤 경기와 강원 북부지역 등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에서 내리기 시작한 눈은 월요일인 2일 새벽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