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사탕수수 부산물...친환경 원료로 만드는 기술개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2 09:51:09
  • -
  • +
  • 인쇄
▲설탕 정제 부산물인 당밀을 만니톨로 전환하는 과정 (자료=GIST)

사탕수수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처지곤란한 부산물을 친환경 원료로 전환시킬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과 권인찬 교수 연구팀은 사탕수수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당밀'을 효소 반응만으로 'D-만니톨(D-mannitol)'로 전환하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D-만니톨은 천연 당알코올(sugar alcohol)의 일종으로, 식품·의약·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감미료·안정제·치료제 등으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기능성 물질이다.

설탕 산업은 매년 막대한 양의 부산물을 배출한다. 사탕수수나 사탕무를 가공할 때 생성되는 당밀은 설탕 외에도 포도당, 과당, 무기물 등이 섞인 점성이 높은 부산물이다. 당 함량이 높아 바이오화학 원료로 재활용할 잠재력이 매우 크지만, 대부분 가축 사료나 저가의 에탄올 원료로만 이용된다.

이런 부산물을 새로운 자원으로 전환하는 기술은 환경 문제 해결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할 핵심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주로 미생물 발효법으로 당밀에서 D-만니톨을 생산하는 연구가 이뤄졌으나, 과당 일부가 미생물 성장과 유지에 소비돼 전환 효율이 약 60%에 머물고, 젖산·에탄올 등 불필요한 부산물이 함께 만들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화학처리 없이 효소반응만으로 당밀을 D-만니톨로 전환하는 '3단계 효소반응 시스템'을 설계했다. 이 시스템은 인버타아제, 만니톨 환원 효소(MDH), 포도당 환원 효소(GDH) 등 세 가지 효소가 자연의 촉매 역할을 하며 단계적으로 작용해 자당→포도당·과당→D-만니톨로 전환한다.

또 반응 과정에서 소비되는 보조인자(NADH)를 포도당 환원 효소(GDH)가 포도당을 산화시키며 실시간으로 재생하도록 설계해 외부에서 보조인자를 공급할 필요가 없는 자급형 시스템을 구현했다. 보조인자는 효소 반응이 원활히 일어나도록 돕는 분자다.

D-만니톨 전환률도 각 효소가 가장 잘 작동하는 조건을 단계별로 적용한 2단계 공정에서 92%, 모든 효소를 한 번에 섞는 원팟(one-pot) 공정에서는 95%로 효율이 높았다.

반응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또다른 부산물인 D-글루코노락톤(D-gluconolactone)도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번 기술은 기존 미생물 발효 기반 생산 방식보다 반응 속도와 선택성이 높고, 불필요한 부산물이 거의 없어 공정 단순화·경제성·환경성을 모두 확보한 지속가능형 바이오제조 기술이라고 연구팀은 평가했다.

권인찬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폐기되던 산업 부산물로부터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얻을 수 있는 업사이클링 기술로, 환경친화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며 "향후 식품·의약·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바이오생산 공정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Industrial Crops and Products'에 게재됐다. 기술이전 관련 협의는 기술사업화센터(hgmoon@gist.ac.kr)를 통해 진행할 수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기후/환경

+

美 뉴잉글랜드 2.5℃까지 상승...온난화 속도 2배 빠르다

미국 북동부 지역 뉴잉글랜드주가 산업화 이전대비 평균기온이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구에서 두번째로 기온 상승속도가 빠른 것이다.4

호주 AI데이터센터 난립에..."마실 물도 부족해질 것"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급증하면서 호주가 물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챗GPT'를 운영하는 미국의 오픈AI를 비롯

희토류 독식하는 美국방부..."군사장비 아닌 탈탄소화에 쓰여야"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에 쓰여야 할 희토류가 군사기술 개발에 사용되면서 기후행동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4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의 공동연

'아프리카펭귄' 멸종 직면...먹이부족에 8년새 '95% 급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서식하는 아프리카펭귄이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5일(현지시간) 영국 엑서터대학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산림·어

기습폭설에 '빙판길'...서울 발빠른 대처, 경기 '늑장 대처'

지난 4일 오후 6시 퇴근길에 딱 맞춰 쏟아지기 시작한 폭설의 여파는 5일 출근길까지 큰 혼잡과 불편을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밤샘 제설작업으

[주말날씨] 중부지방 또 비나 눈...동해안은 건조하고 강풍

폭설과 강추위가 지나고 오는 주말에는 온화한 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라 포근하겠다. 다만 겨울에 접어든 12월인만큼 아침 기온은 0℃ 안팎에 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