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많으면 냉장고 사용이 늘어난다고?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1 09:38:22
  • -
  • +
  • 인쇄
▲(왼쪽부터) 카이스트 전산학부 이찬희 박사과정,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 전산학부 이현수 교수, 전산학부 고영지 박사과정 (사진=카이스트)

스트레스가 많으면 냉장고 사용이 늘어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집안의 사물인터넷(IoT)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 연구팀은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반 추적 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가정 내 있는 IoT센서 데이터를 활용해보니 개인의 정신건강 상태를 훨씬 더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청년층 1인가구 20세대를 대상으로 4주간 실증 연구를 진행했다. 가전제품과 수면 매트, 움직임 센서 등을 설치해 IoT 데이터를 수집하고, 스마트폰·웨어러블 데이터와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IoT 데이터를 함께 활용할 때 정신건강의 변화를 기존 방식보다 훨씬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예를 들어 수면시간 감소는 우울·불안·스트레스 수준 증가와 밀접하게 연관됐으며, 실내온도 상승 또한 불안 및 우울과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참가자들의 행동패턴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냉장고 사용이 늘어나는 '폭식형', 활동량이 급감하는 '무기력형' 등으로 다양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생활 패턴이 불규칙할수록 정신건강이 악화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정 행동의 빈도보다 일상 패턴의 변동성이 더 중요한 요인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규칙적인 생활이 정신건강 유지에 핵심적임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 참여자들이 자신의 생활 데이터를 시각화 소프트웨어를 통해 확인한 결과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보다, 데이터가 정신건강 이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이로 인해 연구 수용성과 참여 만족도가 크게 향상됐다.

▲사용자별 정신건강 상태 및 센서 데이터 상관관계 히트맵(자료=카이스트)

현재 우리나라의 1인가구는 전체 세대의 36%에 달하는 800만가구에 이르고 있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1인가구의 62%가 '외로움'을 느끼는 등 고립감과 정신건강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고립감을 느끼는 1인가구뿐만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개인들에게 맞춤형 건강관리를 할 수있는 시스템 개발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의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가정 내 IoT 데이터가 개인의 생활 맥락 속에서 정신건강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향후 AI를 활용해 개인별 생활 패턴을 예측하고 맞춤형 코칭이 가능한 원격의료 시스템 개발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KAIST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센터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 연구결과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ACM 인터랙티브, 모바일, 웨어러블 및 유비쿼터스 기술논문집(Proceedings of the ACM on Interactive, Mobile, Wearable and Ubiquitous Technologies)에 9월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셀트리온제약 'ESG위원회' 신설..."위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셀트리온제약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돌입했다고 11일 밝혔다.ESG위원회는 ESG 경영을 총괄하는

kt ds '2025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 종합대상 수상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한국HRD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에서 최고등급인 '종합대상'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대한민국

SPC, 음성에 '안전 스마트공장' 짓는다..."인명사고 근절"

SPC그룹은 생산시설에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3000억원을 들여 충청북도 음성군에 '안전 스마트 신공장'을 짓는다고 11일 밝혔다.'안전 스마트 신공

LG U+, CDP평가 기후대응부문에서 최고등급 ‘리더십 A’ 획득

LG유플러스가 2025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로부터 기후변화 대응부문 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최고등급인 '리더십 A'를 획득했다

네이버, 종이보증서 대신 '디지털보증서' 발급..."탄소저감 기대"

네이버가 제품 구매일지와 보증기간 등의 정보가 입력된 디지털 보증서 '네이버 컬렉션'을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종이 보증서를 대체하는 이 디지털

삼성바이오, CDP평가 수자원관리 'A등급'...최고등급 최초 획득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로부터 수자원관리(Water Security) 부문에서 최상위

기후/환경

+

[날씨] 무거운 눈이 '펑펑'...이번에 '습설'이 닥친다

첫눈에 폭설로 시작한데 이어, 이번 주말에는 많은 양의 '습설'이 내릴 것으로 예보돼 있다. 습설은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는 무거운 눈이어서 많은 피

전국 8개 유역환경청, 기후에너지 현장해결사로 나선다

환경관리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8개 유역 환경청이 앞으로 기후에너지 현장대응 역할까지 맡는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11일 전라남도 해남군 솔라시도

"기후변화로 2050년까지 GDP 4% 감소"...세계를 향한 UNEP의 경고

기후변화 대응을 외면할 경우 2050년까지 전세계 글로벌총생산(GDP)이 최대 4% 감소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유엔환경계획(UNEP)은 9일(현지시간) 7차 지

동남아 덮친 열대폭풍…기후변화가 '극대화'시켰다

지난 11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 동남아시아를 덮친 폭풍과 집중호우가 기후변화로 인해 '극대화'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세계기

아연도금 전기로 열처리하는 기술개발..."온실가스 98% 감소"

전기 발열체로 아연도금 강판을 열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금속 열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한국에너지기술

'수도권 직매립 금지' 예외조항에 지역주민들 반발…왜?

수도권매립지 피해 영향지역 주민들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지역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예외조항을 허용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