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공포 '난기류'...가장 심한 항공 노선은 어디?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8-08 16:27:54
  • -
  • +
  • 인쇄

기후변화로 난기류가 더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에서 난기류가 가장 심한 항공노선은 193km 거리의 아르헨티나 멘도사-칠레 산티아고 노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난기류 예측 웹사이트 터브리(Turbli)는 미국 해양대기청(NOAA), 영국 기상청 등의 데이터를 통해 1만개 이상의 비행경로를 분석해 난기류 정도에 따라 순위를 매긴 결과, 아르헨티나-칠레 산티아고 노선의 난기류가 가장 심한 것으로 나왔다고 했다. 

이 노선이 난기류가 심한 이유는 안데스 산맥 때문이라고 터브리는 설명했다. 즉, 안데스 산맥이 공기흐름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파도가 절벽에 부딪히면 흰 거품으로 부서지는 것처럼, 밀려오는 공기가 높은 산맥에 부딪히면 많은 난기류가 발생하게 된다. 난기류가 심한 노선 상위 10위권 대부분은 안데스 산맥과 히말라야 산맥에 걸쳐져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미국에서 가장 험난한 노선은 로키산맥을 가로지르는 덴버-솔트레이트시티 항공편이다. 알프스 산맥을 가로지르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등 유럽 항공편들도 험난한 노선 상위권을 기록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험난한 노선은 515km에 걸친 일본 나토리-도코나메 노선이다. 구름 등 조종사가 눈치챌만한 시각적 단서없이 나타나는 청천난류 때문이다. 청천난류는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공기가 만날 때 발생하는 난류로, 7000~1만2000미터 고도의 높은 대류권에서 주로 나타난다. 청천난류는 성층권에서 수평으로 흐르는 강력한 기류인 제트기류 주변에서 자주 발생하며, 예측 및 감지가 어려워 위험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트기류의 강도는 기단의 온도차로 결정된다. 일본의 경우 시베리아의 차가운 공기와 태평양의 따뜻한 공기가 만나 강한 제트기류가 형성된다. 멕시코 만류의 따뜻한 공기와 캐나다의 찬 공기가 만나는 미국 동부 해안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뇌우와 흔히 뭉게구름이라 불리는 적운도 난기류의 주 원인이다. 피어스 뷰캐넌 영국 기상청 항공과학관리자는 "구름에 의한 난기류는 특히 적도 부근에서 두드러진다"며 "공기가 수직으로 강하게 이동하며 갑작스럽게 강한 난기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름에 의한 난기류는 레이더 등으로 감지해 피해가기 비교적 수월하지만 예보가 항상 정확하지는 않아 안심할 수 없다. 가장 위험한 경우는 여러 개의 폭풍이 동시에 형성돼 항공기가 구름 사이에 끼이는 경우다.

매년 전세계에서 수만번씩 발생하는 난기류는 가장 예측하기 힘든 기상현상 중 하나다. 대부분 승객에게 약간의 충격을 주고 끝나지만 심한 경우 비행기를 손상시키고 제어력을 상실시켜 부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에 따르면 2009~2024년 난기류로 인한 중상자가 미국에서만 200명 이상 발생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승무원 20명을 포함한 23명이 난기류 사고로 중상을 입었다.

지난 7월 30일에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를 떠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던 델타항공 여객기가 난기류를 만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 국제공항에 비상착륙했다. 난기류로 인해 승무원과 승객들이 천장으로 솟구쳐 머리를 부딪히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고, 25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한 탑승객은 "비행기가 추락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런던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여객기도 심한 난기류를 만나 73세 남성 승객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청천난류를 비롯한 난기류가 점점 더 심해지면서 비행 여정도 앞으로 더 험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후변화가 상층 대기의 온도차를 더 크게 벌려 풍속을 불안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2023년 연구에 따르면 2020년 북대서양 상공의 청난류는 1979년보다 55% 증가하고, 미국 상공의 청천난류는 41% 증가했다. 또 2017년 연구에 따르면 부상을 유발할 만큼 강한 난기류의 빈도는 2100년까지 2~3배 늘 것으로 예상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삼성물산, 판교 건설현장 사망사고에 사과..."모든 공사중단"

삼성물산은 29일 경기도 분당구 '판교PSM타워' 오피스텔 신축현장에서 60대 하청 노동자가 작업중 사망한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고 사과한

KT "해킹 피해 고객에 5개월간 100GB·15만원 보상"

KT가 소액결제와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에 대해 5개월간 무료 데이터 100기가바이트(GB)와 15만원 상당의 통신요금 또는 단말기 교체비를 지원한다고 29일

우리금융, 차기 회장 선임 위한 공식절차 돌입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지난 28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절차를 공식적으로 개시했다고 29일 밝혔다.임추위는 사

"밥도 못 먹고 일해"...런던베이글뮤지엄 10대 과로사 의혹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과로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직원은 지난 7월 숨졌는데 사

[APEC]전세계 유통기업들 '경주선언' 채택...'AI·친환경' 협력

전세계 유통기업 리더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막되는 경주에서 모여 'AI·친환경·국제표준'을 미래 유통산업 발전을

하나금융, 시니어 일자리 창출 위한 도시락 제조시설 개소

하나금융그룹이 광주광역시 광산구와 함께 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반찬 도시락 제조시설 '한 끼를 채우는 행복 담:다'를 개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기후/환경

+

목표를 이미 60% 달성?...2035년 NDC 산업 배출전망 '뻥튀기'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 과정에서 과거의 '산업부문 배출 과대추정 방식'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윤석열 정부가

해상풍력 확대한다면서..."개정된 기후부 지침서 환경·주민 배제"

정부가 개정한 해상풍력 환경성평가 지침에 환경영향과 주민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이 녹색연합과 함

수입산 폐목재가 국산으로 둔갑..."REC 관리 사각지대 바로잡아야"

수입산 폐목재가 국산 원목으로 둔갑하는 등 국내 발전5사가 사용하는 폐목재의 원산지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29일 남동·남부·서부&mi

억만장자 1명 하루 800kg 탄소배출...하위 50% 하루 2kg 배출

세계 최상위 0.1% 부유층이 단 하루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이 전세계 하위 50% 인구의 1년치 배출량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

[영상] 시속 298㎞ '괴물' 허리케인...자메이카 쑥대밭 만들고 쿠바行

카리브해 섬나라 자메이카가 올해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 상륙하면서 쑥대밭이 됐다.자메이카를 강타한 허리케인 '멀리사'(Melissa)'는 카

빌 게이츠 "기후위기, 온도보다 인간의 고통을 줄이는데 집중해야"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 빌 게이츠가 "기후위기 대응은 온도제한보다 인류의 고통완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빌 게이츠는 오는 11월 브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