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부 제대로 작동하려면 기후재정 혁신해야"

장다해 기자 / 기사승인 : 2025-07-10 15: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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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재정 거버넌스 혁신' 세미나 (사진=녹색전환연구소)

정부가 기후예산을 재설계하지 않고 기후에너지부를 개편하는 것만으로는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10일 기후재정포럼(이로움재단·녹색전환연구소)이 주관하고, 더불어민주당(정태호·김정호 의원)·국민의힘(조은희 의원)·조국혁신당(서왕진·차규근의원)·진보당(정혜경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공동으로 주최한 '기후재정 거버넌스 혁신'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기후대응을 위해서는 기후재정을 재설계하는 동시에 기후거버넌스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녹색전환연구소 최기원 경제전환팀장은 현재 기후예산으로는 기후대응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탄소중립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27년까지 약 89조9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나 현 기후대응 관련 각 부처의 사업 예산을 단순 합산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마저도 예산 삭감으로 투자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다"며"2024년 기준 목표의 19.8%가 미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사업내역 미공개로 이행 점검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최기원 팀장은 "탄소중립기본계획 내 재정투자 계획을 '기후재정계획'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소중립기본계획 내 연도별 감축목표에 맞춰 부문별 투자계획을 세우고, 재원조달 계획을 수립해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화석연료 보조금 등 배출 관련 투자 계획은 축소돼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또 사전에 현재 투자 계획과 투자 부족 분 간의 격차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최기원 팀장은 "기후에너지부 개편을 한다면, 여기에 재원이 따라와야 한다"며 "현 기획재정부 소관 기후대응기금을 기후에너지부로 옮기고 정책금융을 담당할 기후투자공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했다.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기후에너지부 신설 등 기후 관련 정부 조직 개편만으로는 기후거버넌스 개편이 불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부처를 어떻게 개편하더라도, 결국은 기획재정부의 지침에 따라 예산을 편성할 수밖에 없다"며 "기후문제는 기존 정부 사업 같이 '파이 나누기'가 아니라 모든 부처가 고려해야 할 '전분야-전부처' 사업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기재부는 이미 예산 당국이 총액 규모를 정해주면 각 부처가 그 안에서 자율적으로 예산을 편성하는 탑다운 예산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기후 관련 재정지출 총액(탑)을 구성하는 국민적 논의 과정은 사실상 매우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재부가 감축목표(NDC)에 부합하지 않는 예산을 편성해도, 이를 견제할 실질적인 수단 역시 미비하다"며 "시민숙의단 형식의 국가재정 운용계획 토론회를 통해 기후대응 예산 총액을 논의할 수 있도록 기후거버넌스 체계를 만들어야 하고 탄녹위가 탄녹위가 전부야-전부처 예산 편성과 집행, 성과 평가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허경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아태재정협력센터 센터장은 “정확한 기후예산 규모 산정을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 비용을 포함하여 전체 기후대응에 필요한 비용을 정확히 추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전체 기후대응 비용에 대한 종합적인 추계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이중 정부가 부담해야 할 재정 규모 역시 논의된 적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고재경 경기연구원 기후환경실장은 "모든 부처의 정책과 예산에 탄소중립이 주류화되어 있지 않다"며 "기재부의 재정 건전성 중심 예산 편성 구조는 기후재정 전략과 실행력을 저해하는 구조적 한계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역 주도 탄소중립이 강조되고 있으나 지방자치단체의 권한과 기준, 재정 지원이 부족하여 실행 역량도 제한된다"고 토로했다. 이는 탄소중립기본계획 재정투자 계획 내 중앙과 지자체 간 연계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한수연 플랜1.5 정책활동가는 "더 많은 시민이 우리 사회가 기후대응에 얼마를 쓸 수 있을지 기후예산 총액 규모를 설정하는 논의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집단지성의 발휘와 사회적 합의 도출 측면에서 유효하다"며 "시민 숙의단이 기대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매우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정보가 제공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진익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국장 역시 "탑다운 예산제도 확립, 탄녹위 강화, 기후거버넌스 변화 등의 내용에 대체적으로 공감한다"며 "기후예산 집행 효과에 대한 정량 분석 역시 확대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그는 "기후예산 편성 과정에서 환류 방식을 구체화해야 한다"며 "이행점검과 성과평가, 추후 예산 편성을 위한 지침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후재정포럼은 이번 행사를 포함해 오는 9월까지 총 4회에 걸쳐 세미나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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