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조각 얼마나 먹었길래...바닷새 몸속에서 '바스락' 소리

장다해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6 14:21:59
  • -
  • +
  • 인쇄
▲ 11주 된 검은바다제비 새끼 한 마리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조각 778개 (사진=Adrift Lab,CNN)

호주에서 플라스틱 조각들이 몸속에 쌓여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는 바닷새들이 또 발견됐다.

해양 플라스틱을 연구하는 어드리프트 랩(Adrift Lab)은 23일(현지시간) 호주 로드하우 섬에서 태어난지 11주 된 검은바다제비 새끼 한 마리의 몸속에서 778개의 플라스틱 조각을 발견했다고 CNN을 통해 밝혔다. 지난해에 발견된 바닷새는 몸속에서 403개가 넘는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되기도 했다.

어드리프트 랩(Adrift Lab)은 지난 20년째 호주에서 약 595km 떨어진 작은 섬에서 플라스틱 오염에 노출된 새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다. 연구진은 매일 새벽 먹이 공급관을 이용해 새들의 위에 물을 주입해 플라스틱을 토하게 하고 있다. 태즈매니아대학의 알릭스 드 저지 연구원은 "새들의 몸속에서 발견한 플라스틱은 대부분 식별할 수 없었다"면서 "하지만 병 뚜껑, 타일 칸막이, 대량의 플라스틱 칼붙이 등은 식별 가능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은 새들의 몸 속에 쌓이면 단단하게 굳어진다. 일부 새들은 뱃속에 쌓인 플라스틱 조각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도 난다고 한다. 어드리프트 랩의 제니퍼 레이버스 해양생물학자는 "병뚜껑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파편들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바닷새 몸 속 플라스틱을 제거하기 위해 세척하는 모습 (사진=Adrift Lab,CNN)

연구진은 어미 새가 물고기와 오징어 대신 실수로 새끼에게 플라스틱을 먹이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플라스틱이 해조류에 휘감겨있기 때문에 어미들이 먹이인줄 착각하는 것이다. 특히 "검은바다제비는 소화하지 못하면 바로 토해내지 않고, 새끼에게 먹이를 줄 때만 토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폐기물이 오랫동안 체내에 남아있을 수 있다"고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의 베서니 클라크 선임 바닷새 과학담당관은 말했다. 

큰 플라스틱 조각들은 새의 뱃속을 파고들어 큰 상처가 생길 수 있고, 미세플라스틱은 독성물질을 남길 수 있다. 플라스틱을 먹은 바닷새들에게 치매와 유사한 뇌 손상이 생기기도 한다. 지난 10년간 바닷새의 몸무게, 날개 길이 등이 체구가 계속 줄어드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예전에는 1kg이 최대 몸무게였다면 지금은 800g이 최대 몸무게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해양 생물들의 피해가 심각하지만, 전세계는 매년 약 4억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배출하고 있다. 매일 트럭 2000대 분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버려진다. 이중 실제로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은 9%에 불과하다. 해양보호단체 오세아나(Oceana)에 따르면 매년 약 330억파운드(약 160조원)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유입된다.

레이버스 해양생물학자는 "해양생물의 위기"라며 "플라스틱 덩어리를 쏟아내며 죽은 알바트로스, 플라스틱 봉지를 먹는 거북이, 플라스틱 어망에 얽힌 고래를 비롯해 이번 로드하우 섬의 바닷새까지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성가전' 전기료 공짜거나 할인...삼성전자 대상국가 확대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절전을 넘어 전기요금 할인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최대 규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KGC인삼공사, 가족친화·여가친화 '인증획득'

KGC인삼공사는 성평등가족부가 주관하는 가족친화인증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여가친화인증을 획득했다고 15일 밝혔다.가족친화인증제도는 일

LS전선, 美에 영구자석 공장 세운다..."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LS전선이 미국 내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투자 후보지를 선정하고 사업타당성을

한국거래소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 1년 연장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녹색채권 활성화 정책 지원을 위해 '한

기후/환경

+

전기·물 없는 용인에 '초대형 반도체 국가산단'?..."승인 중단해야"

반도체 국가산단이 들어설 예정인 용인에 전기도 물도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시민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시민단체들은 "이대로 건설이 추진된다

기후부,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 보급…전기요금 별도 신설

정부가 탄소배출 없는 차세대 냉난방 시스템 '히트펌프'를 2035년까지 350만대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518만톤 감축이 기대된다. 또 히트펌

[날씨] 중부지방 또 '비'...포근한 기온에 '미세먼지' 극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 당분간 포근한 날씨로 인해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겠다. 16일에는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충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탄소 흡수해주는 조간대…훼손되면 '탄소배출원'으로 둔갑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인 하구 생태계는 탄소흡수 역할을 하는 지대지만 환경이 훼손되면 기후변화에 훨씬 취약해져 탄소배출원으로 탈바꿈할 수

파리협약 10년...전세계 재생에너지 15% 성장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된 이후 10년이 지난 현재, 전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성과를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