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에서 플라스틱 조각들이 몸속에 쌓여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는 바닷새들이 또 발견됐다.
해양 플라스틱을 연구하는 어드리프트 랩(Adrift Lab)은 23일(현지시간) 호주 로드하우 섬에서 태어난지 11주 된 검은바다제비 새끼 한 마리의 몸속에서 778개의 플라스틱 조각을 발견했다고 CNN을 통해 밝혔다. 지난해에 발견된 바닷새는 몸속에서 403개가 넘는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되기도 했다.
어드리프트 랩(Adrift Lab)은 지난 20년째 호주에서 약 595km 떨어진 작은 섬에서 플라스틱 오염에 노출된 새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다. 연구진은 매일 새벽 먹이 공급관을 이용해 새들의 위에 물을 주입해 플라스틱을 토하게 하고 있다. 태즈매니아대학의 알릭스 드 저지 연구원은 "새들의 몸속에서 발견한 플라스틱은 대부분 식별할 수 없었다"면서 "하지만 병 뚜껑, 타일 칸막이, 대량의 플라스틱 칼붙이 등은 식별 가능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은 새들의 몸 속에 쌓이면 단단하게 굳어진다. 일부 새들은 뱃속에 쌓인 플라스틱 조각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도 난다고 한다. 어드리프트 랩의 제니퍼 레이버스 해양생물학자는 "병뚜껑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파편들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어미 새가 물고기와 오징어 대신 실수로 새끼에게 플라스틱을 먹이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플라스틱이 해조류에 휘감겨있기 때문에 어미들이 먹이인줄 착각하는 것이다. 특히 "검은바다제비는 소화하지 못하면 바로 토해내지 않고, 새끼에게 먹이를 줄 때만 토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폐기물이 오랫동안 체내에 남아있을 수 있다"고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의 베서니 클라크 선임 바닷새 과학담당관은 말했다.
큰 플라스틱 조각들은 새의 뱃속을 파고들어 큰 상처가 생길 수 있고, 미세플라스틱은 독성물질을 남길 수 있다. 플라스틱을 먹은 바닷새들에게 치매와 유사한 뇌 손상이 생기기도 한다. 지난 10년간 바닷새의 몸무게, 날개 길이 등이 체구가 계속 줄어드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예전에는 1kg이 최대 몸무게였다면 지금은 800g이 최대 몸무게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해양 생물들의 피해가 심각하지만, 전세계는 매년 약 4억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배출하고 있다. 매일 트럭 2000대 분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버려진다. 이중 실제로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은 9%에 불과하다. 해양보호단체 오세아나(Oceana)에 따르면 매년 약 330억파운드(약 160조원)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유입된다.
레이버스 해양생물학자는 "해양생물의 위기"라며 "플라스틱 덩어리를 쏟아내며 죽은 알바트로스, 플라스틱 봉지를 먹는 거북이, 플라스틱 어망에 얽힌 고래를 비롯해 이번 로드하우 섬의 바닷새까지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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