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 에너지 퇴출' 선언...동유럽 국가들 강력 반발

장다해 기자 / 기사승인 : 2025-05-08 17:43:01
  • -
  • +
  • 인쇄
▲ 유럽연합과 러시아 국기 앞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진=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하자, 헝가리·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6일(현지시간) 유럽연합은 오는 2027년까지 러시아산 화석연료(가스·원유), 원자력(우라늄)을 모두 퇴출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연말부터 천연가스 신규 계약을 금지하고, 현재 체결한 기존 계약도 사실상 강제로 중도 파기할 방침이다. 

특히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연말부터 모든 러시아산 가스 수입 신규 계약을 법으로 금지한다. 가스관을 통한 기체 형태 천연가스와 해상으로 수입되는 액화천연가스(LNG) 등이 포함된다. 신규 계약와 기존 현물 시장 거래가 중단되면 현재 수입되는 러시아산 가스의 3분의 1가량이 줄어든다. 나머지 수입물량 3분의 2는 모두 1년 이상의 장기계약 물량으로, 늦어도 2027년 말까지 모두 강제 종료하도록 하는 규정이 법안에 포함된다.

유럽연합은 이러한 조치에 대해 "유럽연합이 러시아로부터 완전한 에너지 독립을 보장하는 길을 열어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서방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행 천연가스 공급을 대폭 줄이면서 전례없는 에너지 위기 사태를 겪었다. 이에 지난 3년여간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처를 다각화했으며 동시에 재생에너지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렸다. 그 결과 2021년 기준 전체 수입량의 45% 달했던 러시아산 가스는 지난해 19%로 줄었지만 여전히 비중이 작지 않다.

하지만 유럽연합의 이같은 조치에 저렴한 러시아산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는 동유럽 국가들은 "소비자들의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며 "에너지 안보와 경제에 위협이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재정 지원 확대를 강력히 비판해 왔으며, EU의 대러시아 제재 정기 연장에 대한 지지를 거부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슬로바키아 로베르트 피코 총리는 7일(현지시간) "제3국의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자 하는 목표는 이해하지만, 러시아에서 가스나 핵, 석유를 수입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경제적 자살행위"라고 말했다. 헝가리 페테르 시야르토 외무장관은 "유럽연합의 계획이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심각한 실수"라며 "이는 주권을 침해하고 유럽연합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모한 지원과 우크라이나의 성급한 EU 가입에 따른 비용을 우리가 부담하기를 원하는 것"이라며 강력한 거부의사를 밝혔다.

유럽연합은 오는 6월,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중단과 퇴출을 위한 입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럽연합 댄 조르겐센 에너지 위원은 유럽 의회의 승인과 회원국 과반수가 찬성하면 되기 때문에 "우리는 만장일치 없이도 이를 채택할 수 있다"며 "러시아산 가스 수입이 푸틴 정부의 전쟁 자금을 채워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지속하는 데 간접적으로 기여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산 가스, 원자력, 석유 수입의 단계적 폐지 계획을 마련하도록 요청했다. 현재 반발하고 있는 헝가리와 슬로바키아가 이 요청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기후/환경

+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