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금융업계가 생성성 인공지능(AI) 도입을 위해 잰걸음을 치고 있는 가운데 금융업에서 고성능 AI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 보고서가 나왔다. AI를 도입해 투자결정과 같은 핵심업무를 자동화하면 수익 잠재력은 커지지만 대규모 오류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빅데이터업체 스노우플레이크가 지난 12월 4일(현지시간) 발간한 '업종별 2025년도 AI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 업계에서 AI 도입을 위한 무분별한 투자는 이뤄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AI 도입으로 발생할 위험을 고려하는 기업은 투자를 늘리지 않을 것이고, AI 도입으로 발생할 지속 가능한 수익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은 혁신을 추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즉 무분별한 투자 대신, 기업의 판단에 따라 금융업에 AI 도입이 긴축과 혁신의 형태로 이뤄질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스노우플레이크는 AI 도입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금융의 주요 업무의 자율화는 당분간 실험단계에 머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원인으로 '블랙스완'(전례 없는 이변)을 둘러싼 걱정과 규제 부담을 꼽았다. 거대언어모델(LLM)같은 고성능 AI가 대규모 금융거래를 자동으로 처리하면 연쇄 주가폭락과 같은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예컨대 2010년 미국 다우존스 지수가 10분만에 1000포인트 이상 하락하면서 1조달러(약 1439조원) 규모 손실이 발생한 이례적인 주가 대폭락 사태가 있었는데, 이는 영국 런던의 한 선물 트레이더가 시장 조작을 위해 수천개의 계약을 마구 매도한 것이 최초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조직이 단기이익만 우선시하면 이런 위기가 나타나고 규제가 더 심화될 것"이라며 "AI에 대한 오류를 감시·대응하는 시스템과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위험을 자초할 수 있다"고 짚었다.
최근 여러 연구에서도 AI를 성과 최적화 목표로 활용하면 종종 인간의 상식과 예상을 초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입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내 금융업계에서도 자산운용 등 민감 핵심 업무에 AI를 쓰면 검수 부담이 너무 커진다는 지적이 많아, 상대적 오류 부담이 적은 고객응대나 서류자동화 등에 AI 도입이 몰려있다.
그러나 스노우플레이크는 "이러한 어려운 조건들을 극복하고 금융 서비스에 AI를 상용화할 수 있다면 경쟁에서 월등히 앞서 나갈 것이며 그 격차는 매우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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