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 부과 '초읽기'…대한상의 "우리 제조업 60% 영향"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4-01 11:03:21
  • -
  • +
  • 인쇄
▲대한상공회의소 전경(사진=대한상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오는 4월 2일 '상호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60%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107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미국 관세 영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 제조기업의 60.3%가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의 직·간접 영향권에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품목이 관세의 영향을 받아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은 지난 3월 12일 철강 및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시행했고, 같은 달 26일에는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발표하며 품목별 관세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이처럼 관세 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미국에 직접 수출하는 기업뿐 아니라 관세 대상국 이외 국가나 국내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기업, 중국에 부품과 원자재를 수출하는 기업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 관세 영향(자료=대한상의)

직·간접 영향권에 놓인 품목을 보면 배터리(84.6%)와 자동차·부품(81.3%)이 가장 많았다. 미국에 진출한 우리 대기업에 부품, 소재 등 중간재를 납품하는 협력사들이 많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또 반도체(69.6%), 의료정밀(69.2%), 전기장비(67.2%), 기계장비(66.3%), 전자·통신(65.4%) 등이 뒤를 이었다.

자동차는 지난해 전체 수출 중 미국의 비중이 46%를 차지했고, 여기에 멕시코 등 타국 생산공장에서 수출하는 물량까지 감안하면 약 70~90만대의 물량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미국 판매량이 가장 많은 현대자동차·기아는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 신규 플랜트를 준공하는 등 현지 생산량을 늘려 관세 타격을 줄일 전망이지만,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 기업은 영향을 피할 길이 없다.

철강의 경우 수출물량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9~10%로 자동차에 비해선 낮지만, 미국의 시장가격이 높아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시장으로 꼽혀온 만큼 관세정책이 장기화 될 시 우리 기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상황은 관세 영향으로 납품 물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직접 수출하지 않더라도 간접 영향권에 속한 기업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고율 관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 미국시장 내 가격경쟁력 하락, 부품·원자재 조달망 조정, 납품단가 하락 등이 있다.

그러나 대응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근본적인 대응책인 현지생산이나 시장다각화를 모색하는 기업은 3.9%에 그쳤고, 동향 모니터링이나 생산코스트 절감 등 상황을 지켜보는 기업은 74.5%에 달했다. '대응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20.8%였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4곳 중 1곳은 대응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본격적으로 미국 관세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제조기업들은 대미 수출뿐만 아니라 중국의 저가공세 등의 간접영향까지 더해져 경영상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 네트워크와 외교 채널을 통해 관세 영향 최소화에 힘쓰고 피해 업종에 대한 지원책을 세우는 한편, 장기적으로 관세와 같은 대외리스크를 이겨낼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코오롱 사장단 임원인사...40대 신규임원 대거 발탁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에 코오롱ENP 김영범 사장을 내정하는 등 코오롱그룹이 24일 올해 정기인사를 일찌감치 단행했다.신임 김영범 코오롱글로벌 대

기후적응 신품종 개발한 CJ제일제당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 수상

기후대응 신품종을 개발한 CJ제일제당이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를 수상했다. CJ제일제당은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주관하는 '제15회 기후변

러쉬, 해양플라스틱 재활용 용기 도입...글로벌 뷰티업계 최초

프레쉬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가 글로벌 뷰티업계 최초로 '오션 플라스틱 방지 인증(Prevented Ocean Plastic™, 이하 POP)' 용기 비중을 늘

해킹 피해 안당했다더니...LG유플러스 서버도 뚫렸다

LG유플러스도 서버가 해킹 당한 정황을 사이버 보안당국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이통3사가 모두 사이버침해를 당했다.23일 연합뉴스는 LG유플러스

LG CNS, 난민 돕는다...유엔난민기구에 AI법률지원 서비스 기부

AX전문기업 LG CNS가 유엔난민기구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난민 법률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이를 기부한다고 23일 밝혔다. AI 기술을 통해 법률서비

대한항공, 캐나다 2대 항공사 웨스트젯 지분 10% 확보 완료

대한항공이 캐나다의 2대 항공사인 웨스트젯의 지분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대한항공은 캐나다 웨스트젯의 지배회사인 '케스트렐 탑코'(Kestrel Topco) 및

기후/환경

+

'슈퍼태풍' 배후는 석유기업?..."소송으로 기후책임 묻는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기후변화를 일으킨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소송을 당하거나 패소하는 등의 사회적 책임이 가해지고 있다. 필리핀의 슈퍼태풍에서 살

막가는 트럼프 행정부...북극곰 서식지에 석유시추 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알래스카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ANWR) 전역에 석유·가스 시추를 할 수 있도록 승인해 빈축을 사고 있다.23일(현지시

美플로리다 산호...유례없는 해양 열파에 사실상 '멸종단계'

미국 플로리다의 산호초가 기후변화로 사실상 멸종단계에 이르렀다.24일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시카고의 셰드수족관 연구팀은 플로리다주 해안에 서

기후재난 절반이상 발생하는 아시아...기후 대응정책 '시험대'

폭염·가뭄·홍수 등 기후재난이 잇따르자 아시아 각국이 적응 중심 대응에 나섰다.22일(현지시간) 뉴질랜드의 아시아미디어센터(Asia Media Centre

끝나지 않은 더위에 日 농업 직격탄…벼·과일·채소 수확량 급감

일본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면서 벼와 과일, 채소의 생산량과 품질이 급감하고 있다. 쌀값이 2배 이상 치솟았던 일본에서 기후변화로 농산물

기후적응 신품종 개발한 CJ제일제당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 수상

기후대응 신품종을 개발한 CJ제일제당이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를 수상했다. CJ제일제당은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주관하는 '제15회 기후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