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에 폭삭 무너진 미얀마…아비규환 상황에 맨손구조 불사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3-31 11: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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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7.7 강진으로 아비규환 이 되어버린 미얀마 만달레이 (사진=EPA 연합뉴스)

규모 7.7 지진이 강타한 미얀마 중부는 모든 것이 무너져 그야마로 아비규환 상태다. 매몰된 사람들을 구조할 수 있는 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구조인력들은 맨손으로 생존자를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강진이 직격한 미얀마 만달레이와 네피도 등에는 구조장비가 제대로 없어 보호장구도 없이 맨손으로 구조활동이 이어가고 있다. 한 구조대원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맨손으로 잔해를 파내며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있다"며 "도와달라는 울부짖음이 사방에서 들리지만 장비가 없어 절망적"이라고 토로했다.

만달레이의 한 아파트에서는 무너진 건물 지하에 갇혀 있던 30대 여성이 30시간만에 구조되는 기적도 있었지만 아직도 90명이 넘는 사람들이 아파트 잔해에 깔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전 시험을 치는 순간 지진이 발생해 파야타웅 사원과 소예 예인 사원 등지에서는 수십여명의 승려들이 매몰됐다.

수도 네피도에서도 건물 잔해에 깔려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가 쉴새없이 들리지만 구조장비 부족으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무너진 주택에 깔려있던 25세 남성은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지만 아직 잔해에 깔려있는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맨손으로 폐허를 파헤쳤다. 그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잔해가 너무 많은데 구조팀은 한 명도 오지 않았다"며 울먹였다.

진앙에서 1000㎞ 이상 떨어진 태국 방콕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방콕 당국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건설중이던 33층 규모 태국 정부 빌딩이 무너져 11명이 숨지고 79명이 실종 상태다.

미얀마 지진이 방콕에 영향을 미친 이유로는 7.7이라는 지진 규모와 10㎞에 불과한 진원 깊이 외에 방콕 지반 구조 등이 꼽힌다. 방콕은 연약한 충적토 위에 자리잡고 있어 지진으로 지반이 더 심하게 흔들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약한 기반은 에너지를 3~4배 증폭시키기 때문에 피해가 더 커진다.

또 방콕은 고층빌딩이 밀집해 있어 저층 건물 위주 다른 지역보다 지진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 등 다른 주요 도시는 방콕보다 진앙과 더 가깝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 태국 빌딩들이 건축비용을 아끼기 위해 내진 설계를 하지 않은 것도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원 깊이는 약 10㎞로 매우 얕아 지표면으로 전해지는 충격이 더 컸다고 분석했다. USGS는 이번 강진으로 미얀마에서 1만명 이상이 사망할 확률이 71%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미얀마는 강진이 발생한지 4일째이지만 아직도 정확한 사상자나 피해규모를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항이 폐쇄되면서 하늘길도 막혔고, 가뜩이나 열악했던 도로는 지진이 대부분 파손된 상태여서 육로 이동 역시 여의치 않다. 계속되는 내전도 지진 피해복구를 어렵게 하고 있다. 길목마다 군인이 행선지를 묻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제사회가 미얀마에 긴급 구조장비와 의료품 지원에 나섰지만 교통 인프라 붕괴로 제때 전달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OCHA) 3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얀마 강진 대응이 의료품 부족과 교통·통신 마비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지 병원 다수가 파괴되거나 큰 피해를 입어 의료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2021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는 29일 기준 164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사상자는 군부 집계를 훨씬 상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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