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기후재앙 겪는데...美 트럼프 '온실가스 규제' 폐지한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13 11:09:02
  • -
  • +
  • 인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온실가스의 유해성을 부정하면서 관련 규제를 폐지한다.

12일(현지시간) 미 환경보호청(EPA)은 오염 관련 규제를 대규모로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9년 미 정부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건강에 위협이 된다고 내린 결론을 뒤집은 것이다.

EPA가 온실가스를 규제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에 따른 이른바 '위험성 조사결과'(endangerment finding)는 온실가스를 비롯한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모든 규제의 기초가 되고 있다. 이를 뒤집는다는 것은 미국 기후법률의 기반을 흔드는 조치다.

이외에도 EPA는 주요 환경 규정을 비난하는 내용 31건을 발표하며 바이든 전 정부 시절 세워진 석탄발전소 배출량 감축 계획도 뒤집었다. EPA는 자동차 관련 오염 규제도 재검토할 예정으로, 그을음 오염 규제를 약화하고 발전소의 배출물 관리 규제를 폐지하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 젤딘 EPA 청장은 위험성 조사결과가 "해외 적대국에 이익을 주는 한편 우리 산업, 이동성, 소비자 선택을 억제한다"며 "우리는 기후변화 종교의 심장에 단검을 꽂고 미국의 황금기를 열고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EPA의 사명이 "자동차 구매, 난방 및 사업비용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EPA의 움직임은 빈곤층과 소수자들이 직면한 환경 부담을 다루는 모든 사무실을 폐쇄하고 직원을 대량 해고한 직후에 나왔다. 젤딘 청장은 200억달러 규모의 기후보조금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환경보호론자들은 이번 발표가 "공포스럽다"는 반응이다. 이같은 폐지안이 법원을 통과할 경우 미국의 환경이 산업화 직후 환경오염이 심각하던 때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생물다양성센터의 기후법률연구소 관계자 제이슨 라일랜더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지함은 지구에 대한 악의"라며 "지옥이 오든 홍수가 오든, 맹렬한 화재와 치명적인 더위가 오든, 트럼프와 그의 심복들은 사람들의 생명보다 오염자 이익을 우선하는 데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전 EPA 직원들도 이 같은 전복에 충격을 받았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EPA 국장을 지낸 지나 매카시는 "오늘은 EPA 역사상 가장 재앙적인 날"이라며 "이러한 규제를 철회하는 것은 수치스러울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위협이다. EPA는 미국인의 건강과 복지를 보호한다는 사명을 완전히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당초 트럼프는 기후위기를 "사기극"이라고 부르며 기후위기를 우려하는 사람들을 "기후 광신도"라고 일축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으로 몇 주 내로 환경규제를 추가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더그 버검 내무장관은 지난달 대통령이 설립한 에너지 지배위원회가 화석연료산업을 활성화하고 규제를 철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규제의 20~30%를 쉽게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스코어]서울에서 탄소감축 꼴찌한 '강남구'...1위 지자체 어디?

지방자치단체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서 전라남도 신안군이 1081톤으로 감축률 1위를 기록했고, 부산 서구는 온실가스가 오히려 115톤 증가하면서 감축률

kt ds, 취약계층 500가구에 '김장나눔' 봉사활동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지난 6일 서울 구로구 화원종합복지관에서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kt ds 임직

폐철에서 고급철 회수...현대제철, 철스크랩 설비에 1700억 투자

현대제철이 고품질 철스크랩 확보를 위해 2032년까지 1700억원을 투자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철스크랩 가공설비인 '슈레더(Shredder)' 설비도입 등

美서 쿠팡 '집단소송'...승소시 3300만 피해자 전원에 배상책임

쿠팡을 상대로 국내에서 단체소송이 잇따르는 가운데 '소송의 나라' 미국에서도 쿠팡을 대상으로 한 집단소송이 제기된다. 미국에서 집단소송에 승소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기후/환경

+

'인스타 명소' 아이슬란드 꽃밭...알고보니 생태계 파괴 외래종

사진 명소로 유명한 아이슬란드의 꽃밭이 사실은 토착종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종인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ESG;스코어]서울에서 탄소감축 꼴찌한 '강남구'...1위 지자체 어디?

지방자치단체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서 전라남도 신안군이 1081톤으로 감축률 1위를 기록했고, 부산 서구는 온실가스가 오히려 115톤 증가하면서 감축률

'물순환 촉진구역' 4곳 지정한다...기후부, 지자체 대상 후보지 공모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물순환 촉진구역 공모'가 처음으로 실시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023년 10월 24일 제정된 '물순환 촉진 및 지원에

韓가전제품 유럽수출 '비상'...EU, 가전·부품도 탄소세 '만지작'

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원자재 중심에서 가전·부품 등 완제품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공기좋던 美 워싱턴D.C 올겨울 대기오염 최악...원인은?

공기질이 깨끗한 도시로 알려졌던 올겨울들어 미국의 워싱턴 D.C.가 질병을 유발할 정도로 공기질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대기오염 분석업

필터없이 초미세먼지 99.9% 제거하는 공기청정 장치 개발

필터없이 나노 물방울로 초미세먼지를 99.9% 제거하고 스스로 물까지 공급하는 공기청정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