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실적 '글로벌이 갈랐다'...엔씨·카카오 '신작'으로 부진 벗나?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2-14 18: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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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출로 역대급 매출을 기록한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사진=넥슨)

2024년 게임업계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넷마블이 적자에서 벗어났고, 넥슨도 창립 후 처음으로 연매출 4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크래프톤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크래프톤은 넥슨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는 평가다. 반면 게임업계 간판이었던 엔씨소프트는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히트작 유무가 게임업계 희비를 극명하게 갈랐다.

넥슨은 창립 30년차인 지난해 연매출 4조91억원을 달성하며 게임업계 최초로 4조원 문턱을 넘어섰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 감소한 1조11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상당수는 지난해 5월 텐센트가 퍼블리싱을 맡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중국에서 대히트를 친 결과다. 덕분에 중국 '던전앤파이터' 지적재산(IP)의 매출은 전년보다 53% 증가했다.

자회사인 넥슨게임즈는 연매출 약 2561억원, 영업이익 약 3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32.5%, 영업이익은 222.4% 증가했다. 지난해 7월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루트슈터 '퍼스트 디센던트'가 해외 팬층을 저격하며 호실적을 보인 점과 인기 서브컬처 게임 '블루아카이브'가 인기를 유지하며 준수한 성적을 낸 결과다. 루트슈터란 아이템 수집을 강조한 슈팅(총) 게임이다.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사진=크래프톤)

넥슨이 중국에서 대히트를 쳤다면 크래프톤은 인도에서 대박을 쳤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전년대비 41.8% 상승한 2조70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54% 늘어난 1조3026억원을 달성하는 쾌거를 낳았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이렇다 할 흥행 대작은 없었지만 '플레이어언노운 배틀그라운드'(PUBG) IP의 꾸준한 성장과 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5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 20%를 기록하고 영업익 1조클럽에 입성했다.

이처럼 크래프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인 것은 인도에 출시한 현지화 버전 PUBG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 덕분이다. BGMI는 2021년 출시 이래 인도에서 국민게임으로 자리매김했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BGM)과 함께 크래프톤 해외 매출을 견인했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올해도 신작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 상반기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액션역할수행게임(ARPG) '퍼스트버서커:카잔'을 출시할 예정이며,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로 글로벌 흥행을 노리고 있다.

▲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ARISE'(사진=넷마블)

넥마블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6.5% 늘어난 2조6638억원을 달성하는데 머물렀지만 올해 영업이익을 2156억원을 기록하면서 2년간의 적자 굴레에서 벗어났다. 넷마블의 실적호전은 지난해 2분기 출시한 '나혼자만 레벨업:ARISE',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등 인기IP를 활용한 신작들의 흥행이 큰 힘이 됐다. 여기에 비용절감 등 내부적인 경영개선 노력도 실적개선을 이루는데 한몫했다.

넷마블의 IP들을 활용한 신작들의 매출은 83%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특히 북미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넷마블의 지역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북미 46%, 한국 17%, 유럽 15%, 동남아 9%, 일본 6% 등으로 북미 비중이 확연히 높다. 적자를 벗어난 넷마블은 올해 'RF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등 신작 9종을 글로벌에 순차 출시하면서 성장세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리니지W'(사진=엔씨소프트)


지난해 엔씨소프트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주력 상품의 매출 하락, 신작 부진, 대규모 구조조정 등 내우외환의 여파로 상장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매출은 1조5781억원, 영업손실은 192억원이다. 이는 모바일게임 매출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매출효자 노릇을 했던 리니지 IP가 대부분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리니지W'의 매출은 2022년에 비해 74.8%나 쪼그라들었다. 최고 전성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이 4분의 1 토막났다.

여기에 지난해 출시한 신작 '배틀크러쉬', '호연' 등의 흥행 실패와 지난해 4분기 대규모 분사 및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일회성 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이 실적악화의 원인이 됐다. 다만 인력이 줄면서 올해부터 인건비 부담이 덜어져 재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해외 시장을 겨냥한 신작들을 대거 출품하며 반격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 RPG '아이온2'의 한국과 대만 서비스와 함께 루트슈터 'LLL', 리얼타임시뮬레이션(RTS) '택탄'을 국내외 시장에 서비스할 예정이다.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사진=시프트업)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매출이 7388억원으로 전년 대비 27.9% 감소하면서 1조클럽에서 빠졌다. 영업이익도 65억원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고, 순손실은 1210억원에 달했다. 처참한 성적표의 원인은 지난 2021년 선보였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매출 감소와 오딘을 대신할 장기 히트작이 없었기 때문이다.

주로 퍼블리싱 라인업 확대에 주력하던 카카오게임즈는 올해부터 장기간 투자한 대형 신작 '크로노 오디세이'와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을 순차적으로 글로벌 출시할 예정이며,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를 중심으로 미드코어 게임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3N2K는 아니지만 지난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시프트업도 눈여겨볼 만하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첫 콘솔 게임인 '스텔라 블레이드' 흥행과 2주년을 맞은 '니케'의 호실적으로 연 매출 2199억원, 영업이익 1486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 4분기 영업이익만 4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했다.

업계에선 올해 주요 게임사들의 신작이 대거 출시되는 만큼 게임업계 전반의 반등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급진적인 수준의 구조조정을 벌인 엔씨소프트가 올해 회복세로 전환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 게임사들의 신작 트렌드는 클래식 IP와 글로벌 진출로 볼 수 있다"며 "특히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게임사들이 올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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