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 5년간 1만건 적발해놓고…99%는 '솜방망이' 처벌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10-04 12:40:53
  • -
  • +
  • 인쇄

정부가 최근 5년간 기업의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1만여건을 적발해놓고 이 중 99%는 솜방망이 처벌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제공받은 '그린워싱 조사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내려진 그린워싱 관련 처분은 총 1만62건이다. 그런데 이 가운데 1만13건은 아무런 강제성이 없는 '행정지도'에 그쳤다.

환경부는 기업이 제품의 환경성과 관련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광고를 시행할 시 환경기술산업법에 따라 제재할 수 있다. 제재는 행정지도와 즉시 광고를 중지하고 한 달 이내로 이행 결과서를 보고해야 하는 시정조치로 나뉘는데, 지난 5년간 시정조치를 받은 경우는 42건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6건은 실증자료를 내지 않아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그린워싱 조사 과정에서 위법성이 발견되면 별도로 과징금이나 2년 이하 징역 처분도 가능하지만 실제로 처분받은 사례는 없다.

그린워싱이 가장 만연한 업종은 무점포소매업·통신판매업으로 총 8331건의 처분이 이뤄졌다. 다음으로 문화·오락·여가용품 소매업이 563건으로 많았고, 이외에도 종합소매업 478건, 기타생활용품소매업 167건, 기타상품전문소매업 166건 등이 있다. 주로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비대면 영업에서 적발됐다.

적발 사유는 다양하나 특히 순면·종이 제품 가운데 근거없이 친환경이라고 주장하는 광고가 많았으며, 유해물질을 덜 사용해 환경표지인증을 받은 것으로 '무독성'이라 광고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린워싱 적발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19년 그린워싱 적발기업은 45개뿐이었지만 지난해 1822개 기업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행정지도를 많이 사용했지만 올해부터는 시정조치를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시정조치를 따르지 않을 경우 고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경고를 함께 보내는 등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초 그린워싱 관련 과태료를 300만원으로 인상하는 법안을 낸 바 있다. 해당 법안은 당시 폐기됐는데, 관련법을 다시 발의하기 위한 논의가 국회에서 이뤄지고 있다.

강득구 의원은 "친환경, 무독성, 무공해와 같은 거짓말로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를 범죄로 인식할 수 있도록 보다 강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현대백화점그룹, 48명 임원인사..."변화보다 안정성에 방점"

현대백화점그룹이 30일 사장 1명, 부사장 2명을 포함해 승진 27명, 전보 21명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2026년 1월 1일부로 단행했다. 인사 폭은

SK AX, 김완종 CCO 사장으로 승진..."AX 이끌 적임자"

SK㈜ AX는 김완종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신임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국내 산업 전반에서 AX(AI Transformation) 확산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SKT 사령탑 교체...신임 CEO에 정재헌 사장 선임

SK텔레콤은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30일 발표했다.정재헌 신임CEO는 법조인 출신으로 2020년 법무그룹장으로 SKT에 합류했다. 2021

"2035년 NDC 61% 미만이면 기후관련 민간투자 위축될 것"

국내 기후관련 투자와 산업을 성장시키려면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최소 61% 이상이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30일 기후솔루션과 글로벌기

삼성물산, 판교 건설현장 사망사고에 사과..."모든 공사중단"

삼성물산은 29일 경기도 분당구 '판교PSM타워' 오피스텔 신축현장에서 60대 하청 노동자가 작업중 사망한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고 사과한

기후/환경

+

[주말날씨] 단풍 보러갈 수 있을까...'가을비' 내린 후 쌀쌀

11월 첫 주말은 단풍이 물들며 완연한 가을날씨지만, 곳곳에 비가 내린 후 다시 초겨울 날씨가 오겠다.1일은 전국이 오전까지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

“기후위기 시대, 아이 낳기 두렵다”…출산 기피하는 美 Z세대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이 미국 젊은 세대의 출산 결정까지 흔들고 있다.피유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미시간대 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

1분마다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온난화로 年54.6만명 목숨잃어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인구 가운데 1분에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난화에 따른 영향으로 90년대에 비해 23% 증가한 54만6000명의 전

섬나라 쑥대밭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4일만에 괴물로 변한 이유

카리브해 섬나라들을 쑥대밭으로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Melisa)가 짧은 시간에 역대급 초강력 폭풍우로 발달한 것은 '해양온난화'가 원인으로 꼽혔다.

현대차 울산 수소연료전지 공장 기공식…기후장관 "모빌리티 탈탄소화 지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내에서 수소연료전지 공장이 들어선다.현대자동차는 울산 북구에 위치한 울산공장 내 수소연료전지 공장부지에서 '수소연료전

이산화탄소로 '친환경 연료' 핵심원료 만드는 신촉매 개발

이산화탄소로 친환경 연료의 핵심원료를 만드는 신촉매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구기영 박사 연구팀은 이산화탄소를 수소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