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길이 2m 독성 해파리 '득실'...발길 돌리는 피서객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8 17:17:28
  • -
  • +
  • 인쇄
▲어망을 가득채운 노무라입깃 해파리(사진=연합뉴스)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우리나라 연안에 해파리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해안가를 가득 덮을 정도로 늘어나면서 어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장 많이 나타나는 해파리는 '노무라입깃' 해파리다. 8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제주와 남해 연안, 동해 연안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가 1헥타르(ha)당 108개체가 발견됐다. 지난해 0.3개체와 비교해 대폭 증가한 수치다. 이는 2015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다. 경기해역에서는 '보름달물' 해파리 발생 빈도가 한달 사이 20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라입깃 해파리는 강독성을 지니고 있어 쏘이면 붓고 발열·근육마비·호흡곤란·쇼크 증상이 나타난다. 게다가 성체 무게가 최대 200㎏에 달하며 촉수를 포함해 몸길이가 1~5m나 되기 때문에 어망이나 어구를 망가트린다. 보름달물 해파리의 경우는 크기가 작고 약독성이지만 어구 등에 달라붙어 어업 피해를 유발한다.

해파리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쏘임 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경북지역 해수욕장은 올해 해파리 쏘임 사고가 856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143배나 증가했고 제주도 12개 해수욕장에서도 쏘임 사고가 지난해보다 4배 가량 늘어난 346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해파리 문제가 심각해지자 경북지역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은 지난해보다 35.2% 줄었다. 특히 매년 10만명이 넘게 방문하던 월포해수욕장은 올해 고작 1만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서비스(SNS) 등에는 피서지 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해파리 떼를 보고 발길을 돌렸다는 글들이 계속 올라왔다. 한 유튜버는 직접 동해 연안을 찾아가 해파리 떼가 해안가를 가득 채운 모습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며칠 전에 놀러갔다가 내 몸만한 해파리를 보고 모래찜질만 했다", "심각하단 얘기는 들었는데 이정도일 줄 몰랐다", "이것도 지구온난화 때문인가?" 등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파리의 대량출몰 원인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이 지목됐다. 윤석현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연구관은 "기후변화로 해파리가 출몰하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반도 해수면 온도는 지난 50년간 세계 다른 지역보다 높은 1.11℃ 상승했고,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해역의 연평균 표층수온은 19.8℃를 기록하며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해수온 상승과 연안 오염으로 인한 부영양화로 인해 해파리의 먹이인 플랑크톤이 풍부해지면서 해파리가 대량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부영양화란 화학 비료나 오수 유입으로 영양분이 과잉 공급되는 현상이다. 또한 연안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항만, 방파제 등 구조물 확대로 해파리 부착 유생의 서식처가 늘어난 것도 해파리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보이스피싱 183건 잡은 KB국민은행 직원들..."세심한 관찰 덕분"

KB은행의 한 지점을 찾은 고객이 1억원짜리 수표를 소액권으로 다시 발행해달라고 요청하자, 은행 창구 직원은 고객에게 자금출처와 발행인 정보를 물

빙그레, 임직원 대상 '전자제품 자원순환' 캠페인 실시

빙그레가 전자제품 회수 및 재활용을 위한 자원순환 캠페인을 실시했다.빙그레는 14일 '국제 전자폐기물 없는 날'을 맞아 E-순환거버넌스와 함께 이번

'아시아 녹색금융 평가' 中은 1위인데...한국은 13개국 중 8위

아시아 13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녹색금융 평가에서 한국이 8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1위를 차지했다.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

LG전자 인도법인 '인도증시' 상장..."인도 국민기업으로 도약" 다짐

LG전자 인도법인이 14일(현지시간)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LG전자는 이날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조주완 CEO, 김창태 CFO, 전홍주 인도법

내년부터 기업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 16.4% 줄어든다

내년부터 국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허용 총량이 현재보다 16.4% 줄어든다.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

기후/환경

+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호주 열대우림, 탄소흡수원에서 '배출원' 됐다

기후가 점점 더 고온건조해지면서 탄소 흡수원인 열대우림이 역으로 탄소를 배출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15일(현지시간) 호주 연구진은 호주 퀸

CO₂ 농도 사상 최고치…WMO “기후시스템, 위험단계로 다가서고 있다”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기후시스템이 위험단계로 다가서고 있다고 세계기상기구(WMO)가 경고했다.15일(현지시간) AP통

200개 마을이 고립됐다...멕시코 몇일째 폭우로 피해 속출

기후변화로 인한 폭우가 멕시코 중부와 동부 지역을 강타하며 최소 66명이 숨지고 75명이 실종됐다.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중

기후변화에 英 보험시장도 '지각변동'..."주택 수백만채 버려질 것"

기후변화로 홍수가 잦아지면서 미국에 이어 영국의 주택보험 시장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14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영국 보험업계 분석을 인용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