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한방에 눈물의 '기권'...트랜스젠더 女복싱 출전 허용한 IOC '뭇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2 11: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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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선수인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우) (사진=AP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에서 성전환 선수의 출전이 허용되면서 빚었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여자 66㎏급 16강전에서 이탈리아 대표 안젤라 카리니(25) 선수는 경기 시작 46초만에 기권했다. 상대가 바로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한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26) 선수였던 것이다.

칼리프 선수는 종이 울리며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카리니의 얼굴을 주먹으로 날렸다. 카리니의 보호장비(헤드기어)는 이 강력한 펀치로 어긋나버렸다. 경기 시작 30초만의 일이다. 카리니는 코너로 돌아가 헤드기어를 고쳐썼다가 이윽고 눈물을 흘리며 기권을 선언해버렸다.

카리니는 경기 직후 울면서 "코에 강한 통증을 느껴서 더 뛸 수 없었다"면서 "13년간 복싱선수로 활동하면서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경기종료 후 카리니는 칼리프의 악수도 거부했다.

경기 이후 성별 논란은 다시 재점화됐다. XY 염색체를 가진 성전환 선수들이 여자 경기에 출전하게 되면 시작부터 불공정한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를 허용했고, 이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칼리프의 경우 지난해 3월 인도 뉴델리 선수권대회에서 여성 종목 출전 조건 부적합으로 실격 처리된 바 있다. 국제복싱협회(IBA) 우마르 클레믈레프 회장은 "칼리프는 XY 염색체를 갖고 있다"고 밝히면서 남성 염색체를 가진 선수를 여성 종목에 출전시킬 수 없음을 알렸다. 이 대회에서 대만 대표인 린위팅(28) 선수도 같은 이유로 실격됐다.

그런데 IOC는 다른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IOC는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지을 수 없으며 이번 대회에 출전한 모든 여자 선수가 기준을 충족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칼리프 선수와 린위팅 선수 모두 복싱여자 종목에 정식 출전할 수 있었다. 앞서 IOC는 지난 2004년 5월에도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한 바 있다.

하지만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자, 이탈리아에서는 가족부 장관과 체육부 장관 그리고 총리까지 나서서 "불공정하고 위험한 경기"라고 맹비난했다. '해리포터'의 작가인 조앤 롤링도 "여자 권투선수가 죽어야 이 광기가 끝날 것인가"라며 비판했다. 누리꾼들 역시 "이미 남성으로 골격이 완성된 선수가 성전환을 했다고 한들 여성 선수와 신체 조건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IOC의 결정은 여성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꼬집고 있다.

'트랜스젠더' 선수를 둘러싼 스포츠계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전미대학체육협회 여자수영 자유형 종목에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 리아 토머스 선수가 우승하면서 논란이 일자, 국제수영연맹은 12세 이전에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만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규칙을 도입했다. 세계육상연맹, 국제자전거연맹 등도 비슷한 규칙을 도입했으며 각종 스포츠 단체도 여성 종목 출전하는 선수는 남성 호르몬 수치가 일정 수치를 넘으면 안된다는 규정을 만들어 출전을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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