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산불과 폭풍 발생...美 주택보험료 1년새 21% 올랐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7-30 12:02:17
  • -
  • +
  • 인쇄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테하마카운티에서 '파크 파이어' 산불로 건물이 불길에 휩싸인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미국에서 1년 사이에 주택보험료가 21% 올랐다. 기후위기가 보험료 상승에 상당부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29일(현지시간) CNBC는 최근 기후위기로 산불, 폭풍 등으로 인한 주택 피해가 늘자 보험금 지급에 부담을 느낀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 온라인 보험 중개업체 폴리시지니어스에 따르면 2021년 5월~2023년 5월 사이에 미국 주택보험료는 35% 올랐고, 2022년 5월~2023년 5월까지 1년동안 21% 상승했다.

지난 2021년 5월~2023년 5월까지 주택보험료가 가장 많이 인상됐던 지역은 플로리다주다. 플로리다주의 주택보험료 인상폭은 무려 68%로, 이는 2022년 강타한 허리케인 '이언'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이언'으로 주택피해가 속출하면서 보험손실액이 500~650억달러에 달했다. 산불이 발생해 주택 200채가 넘게 소실된 뉴멕시코주의 주택보험료도 47% 뛰었다. 이에 비해 대형 기후재난이 비껴간 버몬트주, 위스콘신주는 같은 기간 주택보험료 상승폭이 각각 7%, 14%에 그쳤다.

이처럼 주택보험료가 오르는 가장 큰 이유로 기후위기가 지목되고 있다. 문제는 기후재난을 미리 예측해서 보험료를 책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주택보험 시장은 일대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의 종류와 규모도 다양해지고 있는 데다, 보험사들이 개별 주택소유자의 보험료를 공개하거나 공유하지 않다보니 기후위기로 인한 정확한 피해를 측정하기 어렵다.

주택보험 가입을 아예 받지 않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큰 주택보험회사인 스테이트팜과 올스테이트는 산불 위험 증가를 이유로 올초 주택보험 신규 가입을 전면 중단했다. 특히 초대형 허리케인이 단골로 상륙하는 플로리다 때문에 2021년 이후 9개 보험사가 채무불이행으로 파산했는데 이 가운데 3곳이 플로리다에서 가장 큰 규모의 보험사였다. 플로리다는 '이언' 이전에 2017년 '어마', 2021년 '아이다'도 강타한 지역이다.

주택보험 시장의 불확실성은 미국 부동산 시장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은 비용이 증가할 뿐 아니라,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은 보험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일부 주택보유자들이 마지막 수단으로 주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보험에 기대기도 하지만, 민간보험사들과 다른 보험통계를 기반으로 운영되다보니 보장범위가 넓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회계법인 KPMG의 스콧 샤피로 미국 보험부문 책임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기후관련 위험 노출도가 증가하고 있고, 과거 손실을 기반으로 미래 손실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어 정확한 기상 피해 데이터를 확보해 제대로 된 보험료를 산정하는 게 업계의 핵심과제"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기후/환경

+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