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콘크리트 걷어냈더니...삵·황조롱이가 돌아왔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1-08 11:25:51
  • -
  • +
  • 인쇄
서울시, 내년까지 한강변 복원해 '한강숲' 조성
멸종위기 생물 회복세...15년 새 450여종 늘어
▲자연형 호안 조성 전후 모습 (사진=서울시)


46.9km에 달하는 한강변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8만그루의 나무를 심는 '한강숲 조성사업'을 시작하자 삵과 황조롱이 등 멸종위기종들이 돌아왔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콘크리트로 조성된 호안을 흙과 자갈, 바위 등 자연소재로 복원하는 '자연형 호안 조성 사업'을 2025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한강변의 호안 길이는 총 82㎞에 이른다. 이 가운데 교량, 접안시설 등 안전상의 이유로 복원할 수 없는 지역을 제외한 57.1㎞를 모두 복원한다. 지난 2023년에는 46.9㎞까지 복원을 완료했다.

'자연형 호안'으로 복원하면 단순히 호안의 형태만 바뀌는 게 아니라 생물들의 서식지가 복원된다. 흙과 바위로 수변 완충지대가 마련되고, 나무 장대가 설치돼 조류가 휴식할 수 있다. 특히 강가의 비탈면에는 물억새, 수크렁 같은 물과 친밀한 식물이 자라면서 하천 생태계를 형성하게 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한강숲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8만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한강숲 조성사업'은 한강 호안과 둔치에 숲을 조성해 자연성을 회복하고, 미세먼지저감, 기후위기 대응 등 도시환경 개선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물가에 생물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생태숲', 시민이 이용하는 공간에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이용숲', 도로 근처에는 소음과 먼지를 차단하는 '완충숲' 등 2025년까지 총 371만그루의 숲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7만그루를 식재한다.

▲한강 '이용숲' 모습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조성된지 평균 18년이 지나 노후된 5개 한강생태공원(고덕수변·암사·여의도샛강·강서습지생태공원, 난지생태습지원)도 2026년까지 재정비한다. 습지가 많아 맹꽁이들의 서식처로 이용되는 곳은 퇴적물을 걷어내 적정한 수심을 확보하고, 수달이 종종 발견되는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는 일광욕을 즐기는 수달의 습성을 고려해 '수달모래톱' 공간을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로 서울시의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 2007년 1608종이던 한강의 생물종은 2022년 2062종으로 늘었다. 한강생태공원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삵, 맹꽁이를 비롯해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와 수리부엉이 등이 관찰된 것이다. 서울시 보호야생생물종인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흰눈썹황금새 등도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강서습지생태공원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앞으로 각 생태공원의 환경을 종합적으로 조사·분석해 △한강 노을 명소 조성 △자연형물놀이장 조성 △생태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 시민과 자연이 서로 건강하게 마주할 수 있는 특화공원으로 재정비한다는목표다.

서울시는 "2014년 '한강 자연성 회복 기본계획'을 수립한 이후 다양한 노력으로 여러 생물종이 발견되면서 생태계 건강에 청신호가 켜졌다"며 "앞으로도 한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한 사업을 지속해 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