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서 수천개의 '탄피'...한순간 불꽃이 낳은 쓰레기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10-19 16:28:04
  • -
  • +
  • 인쇄
▲불꽃놀이 축제해변에서 수거된 폭죽 탄피 (사진=와이퍼스 인스타 캡처)


불꽃놀이는 축제에서 빠지지 않는 화려한 이벤트다. 그러나 불꽃놀이는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기 때문에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개최된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도 수천발의 폭죽이 하늘에서 화려한 불빛을 내며 타올랐다. 부산에서도 오는 11월 4일 수영구 광안대표 일대에서 불꽃축제가 열린다. 이때에도 수천발의 폭죽이 한순간의 불꽃으로 사라질 것이다.

불꽃놀이는 비단 이처럼 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들도 해수욕장 등지에서 소형 폭죽을 즐길 수 있다. 그러다보니 해수욕장 주변은 밤마다 폭죽 소음에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고, 폭죽으로 인한 쓰레기 문제도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불꽃놀이는 심각한 공해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폭죽이 터진 후 퍼진 연기는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을 발생시키고, 폭죽으로 인한 잔해가 바다로 흘러들어가 해양오염원이 된다. 강한 빛과 소리, 폭약은 사람뿐만 아니라 주변 생물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환경단체 와이퍼스와 해양보호단체 시셰퍼드는 지난 7월말 인천 을왕리 해변에서 폭죽 탄피를 7952개를 수거했다고 19일 밝혔다. 탄피는 폭죽의 화약을 감싸는 원통형의 용기로, 대부분 폭죽놀이 후 그대로 버려져 방치되거나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와이퍼스는 폭죽 잔해들이 버려진 을왕리 해수욕장 현장이 "그야말로 난장판"이라며 "하루에도 수만개씩 터지는 잔해들이, 이렇게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해변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행위 자체는 불법이다. 해수욕장 관리법상 허가없이 불꽃놀이를 할 경우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폭죽 판매는 불법이 아니다보니 실제 법적 효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상인을 포함한 시민들과의 마찰로 단속도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플라스틱 잔해뿐만 아니라, 폭죽이 터진 후 발생하는 연기는 이산화탄소와 더불어 이산화질소, 산화질소 등 유독성 화학물질을 배출한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 독립기념일 하루동안 불꽃놀이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약 6만340톤, 자동차 1만2000대의 1년치 배출량과 맞먹는다.

불꽃놀이의 폭약과 소음, 빛이 동물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지난해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새해 불꽃놀이로 인해 수백마리의 새가 떼죽음을 당했고 호주에서는 야생동물들의 번식률 및 시기가 바뀌는 일이 발생했다. 불꽃놀이 때문에 스페인 집참새의 번식, 미국 캘리포니아의 가마우지 개체수가 줄었고, 칠레에서는 바다사자의 번식시기가 바뀌었다.

이에 오랜 관행으로 이어온 불꽃놀이를 취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인도 뉴델리는 최대 명절인 '빛의 축제'에서 폭죽 사용 및 판매를 금지했다. 제주도 역시 탄소배출, 산림훼손 등의 우려에 따라 '제주들불축제'를 내년부터 더이상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남양유업, 종이팩·멸균팩 재활용한 백판지 '포장지로 사용'

남양유업이 멸균팩을 재활용해서 만든 포장지를 사용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를 위해 남앙유업은 지난 5월 천안시, 제지업체 등 8개 기관∙업체와 '종이

빵부터 트럭 20대까지...SPC, 푸드뱅크에 3200억 기부

푸드뱅크에 빵과 아이스크림 등을 기부해온 SPC그룹이 기부식품 배송용 차량도 앞으로 5년간 계속 기부하기로 했다.SPC그룹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전국

김성환 환경부 장관 "기후에너지부 신설 막바지…미세 조정만 남았다"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후위기 특별위원회(기후특위) 전체회의에서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관련해 "마지막 미세 조정중"이라고

하나금융, 지난해 ESG경영활동 5.5조 사회적 가치창출

하나금융그룹의 지난해 ESG 경영활동이 약 5조5359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측정됐다.하나금융그룹은 18일 발간한 '2024 ESG 임팩트 보고서'를

LG화학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지' 공모전 개최

LG화학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함께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지'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LG 시스템에어컨, 플라스틱 사용 줄여 탄소배출 저감

LG전자가 시스템에어컨 제조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공법을 적용해 탄소배출을 저감한다LG전자는 최근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TUV 라인란드(TÜV Rhei

기후/환경

+

작년 국가온실가스 배출량 6억9158만톤...산업 배출량 나홀로 증가

2024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6억9158만톤으로 잠정 집계됐다.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따른 새로운 2006 기후변화에

28개국만 '2035 NDC' 제출...브라질 COP30 개최 앞두고 제출 촉구

올 11월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개최국인 브라질이 각국에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 제출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까지

한국인 1인당 생활 온실가스 배출량 9.46톤…중국의 2배

한국인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1인당 연간 9.46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인의 2배, 인도인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20

시원한 북유럽도 옛말...7월 30°C 최장기간 폭염 시달려

추운 날씨의 대명사로 불리는 북유럽 지역이 올여름 이례적인 폭염에 시달렸다.18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지구온난화로 북극을 비롯한 북위도 지역이

낙동강 '녹보경보' 시료 채취 당일 발령한다

독성물질을 지닌 녹조가 수돗물의 원수인 취수구로 유입되지 않도록 조류경보 채수위치를 취수구 인근 50m 이내로 조정하고, 물에서 녹조현상이 발견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양구서 원충 감염 모기 발견

국내에서 말라리아 감염 모기가 발견되면서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가 떨어졌다.질병관리청은 최근 채집한 말라리아 매개 모기인 얼룩날개모기류에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