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점수로 기업 탄소저감 평가?..."적합한 지표 아니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7-31 18:24:01
  • -
  • +
  • 인쇄
3대 신용평가사 25개 ESG 지수 분석결과
ESG 점수-기업 탄소집약도 상관계수 4%


기업의 탄소저감 성과를 투자지표로 판단하려면 해당 기업의 ESG 점수가 아닌 '탄소집약도'만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마트베타지수 제공기관인 사이언티픽 베타(Scientifica Beta)가 무디스, MSCI, 레피니티브 등 3대 글로벌 평가기관의 25개 ESG 평가지수를 분석했더니 '기업 탄소집약도'와 ESG 점수는 상관관계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이낸셜타임즈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업 탄소집약도'는 기업의 시가총액 혹은 수익을 기준으로 탄소배출량을 나눈 값이다.

사이언티픽 베타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기업 탄소집약도'에 따라 주식을 분류하면 투자 포트폴리오상에서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지만, ESG 점수를 추가 가중치로 반영할 경우 탄소배출량 저감 성과의 92%가 날아가게 된다.

펠릭스 골츠 사이언티픽 베타 책임연구원은 "간단히 말해 ESG 점수와 기업 탄소집약도 사이의 상관관계는 4% 정도로 거의 0에 가깝다"며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 탄소저감과 ESG 점수 2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루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모닝스타(Morningstar)에 따르면 최근 국제적으로 탄소저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가능성' 펀드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면서 상반기 490억달러(약 62조원) 규모의 금액이 순유입됐다. 지속가능성 펀드 제외 항목에서는 9억달러(약 1조1460억원)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에 평가사들이 내놓은 기업들의 ESG 점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이는 기업의 탄소저감 성과를 가름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골츠 연구원은 "ESG의 '환경' 부문만 놓고 보더라도 기업의 수자원 및 폐기물 관리 조처 등의 항목도 성과로 반영되기 때문에 탄소배출과 무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SCI ESG리서치 대변인은 "애당초 ESG 점수는 기업이 ESG 위험에 재무적으로 얼마나 성공적으로 대응하는지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지 기업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하기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면서 "'환경' 부문에는 기후테크 관련 시장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 자연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생물다양성 관리 등도 평가항목으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키런 비하리 무디스 ESG지원 및 연구 부사장은 "ESG 평가가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는 인식이 존재해 우려스럽다"며 "저탄소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면 ESG와 같은 통합적인 점수가 아닌 '기업 탄소집약도'와 같은 특정요소에만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멸종위기종 서식지 '가나 람사르 습지'...의류쓰레기 무더기 매립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아프리카 가나 '람사르 습지'에서 자라(Zara), 에이치앤엠(H&M), 프라이마크(Primark) 등 패스트패션 의류쓰레기들이 대량으로 매

도시의 식물들 생장기간 2주 더 길다...이유는 '인공조명 때문'

도시의 식물들은 밤을 환하게 밝히는 인공조명 때문에 낙엽이 늦게 떨어지는 등 생장시기가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우한대학교와 미국 밴더빌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에 영향..."감정 조절하는 뇌 부위가 비대"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시립대 대학원 신경심리학 연구팀은 기후재난에 노출됐

북극곰 수은 농도 30배 높아졌다...배출량 줄었는데 왜?

전세계적으로 수은 배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북극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체내 수은 농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덴마크 오르후스대학과 코펜하

'개도국 녹색대출 공공자금으로 매입'...IADB, 기후재원 조달방안 제시

미주개발은행(IADB)이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대출을 공공자금으로 매입하고, 이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후재정 방안을 제시했다. 이

기후변화에 진드기 번식 증가…"라임병 등 감염 위험 커져"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드기가 적은 미국에서 진드기 개체수와 종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진드기의 확산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