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마리 사라졌는데 보상 못받는다?…이상한 '꿀벌 가축재해보험'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10-07 08:30:02
  • -
  • +
  • 인쇄
가장 피해 큰 꿀벌응애는 제외
작년 가입률 2.6%로 유명무실

올해 초 꿀벌 집단 실종 사건으로 양봉농가에 큰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가입한 가축재해보험의 피해 인정범위가 매우 협소해 지난해 가입률이 2.6%에 그쳤다. 

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꿀벌 가축재해보험은 자연재해와 전염병 2종(낭충봉아부패병, 부저병)에 따른 피해만 보상하고 있어 피해보상 범위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이상기온 등으로 월동 중인 꿀벌이 실종되어 양봉농가 2만4044가구의 17.8%(4295가구), 벌통 17.2%(232만군 중 40만군)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2021년 10월~2022년 3월 사이에는 전국적으로 41만6409개 벌통에서 꿀벌이 사라졌다. 통상 벌통마다 약 2만5000마리의 꿀벌이 산다고 볼 때 총 100억마리의 꿀벌이 사라진 셈이다.

원인분석을 위해 현장조사를 실시한 농촌진흥청은 꿀벌응애 방제 실패와 이상기온 등 복합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꿀벌은 인간 식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매개체다. 특히 '꽃가루받이'를 해야 하는 농작물은 꿀벌이 수확량을 좌우할 정도다. 그만큼 꿀벌의 존재는 중요하기 때문에 세계 각국은 국가 차원에서 양봉산업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꿀벌 가축재해보험에는 꿀벌응애 등 양봉에 치명적인 병해충 피해에 대해 보상 근거가 없다. 보장성이 낮다 보니 보험 가입건수는 2018년 1874건에서 2021년 516건으로 72.5% 감소했고 지난해 전체 벌통수 대비 보험가입률은 2.6%에 불과했다. 

지난 2020년 충청남도농업기술원의 '꿀벌 기생성 응애류 방제기술 개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양봉 주요 병해충 피해 정도는 응애류가 가장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응애류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한 피해보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봉산업은 자연생태계 보전, 화분매개체로서 꿀벌의 공익적 가치가 약 6조원으로 추정되는 등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양봉산업이 생태계 유지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큰 만큼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어기구 의원은 "실효성이 부족해 꿀벌가축재해보험이 양봉농가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며 "양봉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해 가축재해보험에 꿀벌 질병을 추가하는 등 양봉농가들의 피해를 보전할 수 있는 종합대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