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찌꺼기로 '태양광 수소생산'...국내 연구진이 해냈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0-05 10:31:48
  • -
  • +
  • 인쇄
유니스트, 바이오매스 기반 수소생산 기술개발 성공
폐목재로 화합물 만드는 과정 생성되는 전자를 활용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장성연 교수, 류정기 교수, 장지욱 교수, 라시미 메흐로타 연구원, 최유리 연구교수, 이상학 연구원 (사진=유니스트)

나무 찌꺼기로 화합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얻은 전자(electron)로 '태양광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에너지만으로 수소 생산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어 '그린 수소' 상용화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류정기·장지욱·장성연 교수팀은 목질계 바이오매스 가운데 '리그닌'만 분해해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얻고, 이 과정에서 추출된 전자를 태양광 수소 생산에 쓰는 '고효율 수전해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기술에는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이 쓰였으며, 외부 에너지 공급없이 태양광 에너지만으로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목질계 바이오매스 '리그닌'은 주로 폐기되는 물질이었다. 구조가 복잡해 쉽게 분해되지 않고, 150℃ 이상의 고온과 고압으로 생성한 화합물도 경제성이 낮았다. 그러나 목질계 바이오매스에서 '리그닌' 비중이 20~30%인 만큼, 이를 유용한 물질로 만들려는 시도는 꾸준히 진행됐다.

류정기 교수팀은 목질계 바이오매스에서 리그닌만 분리해내기 위해, 몰리브덴(Mo)을 기반으로 하는 저렴한 물질 '인몰리브덴산'(Phosphomolybdic acid, PMA)를 촉매로 사용했다. 저온(60℃)에서 PMA에 넣고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반응시키자 리그닌만 분해돼 '바닐린'이라는 유용한 물질이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리그닌이 바닐린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전자를 추출해 수전해 기술의 단점 보완에 활용했다. 수전해 기술은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인데, 기존 방식은 수소와 함께 발생한 산소로 인한 폭발할 가능성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었다. 또 수전해 기술 중 태양광 에너지를 연료로 전환하는 '태양광 수소 생산 시스템'들은 높은 에너지가 필요해 전기에너지를 추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리그닌의 변환 중에 얻은 전자를 활용해 산소 발생을 막는 수전해 시스템을 설계했다. 또 가시광선 전체 영역의 빛을 흡수하는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을 적용해 수소 생산량을 늘렸다. 그 결과 이 시스템은 태양광 아래에서 20시간동안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었다.

▲목질계 바이오매스에서 전자를 추출하는 시스템과 태양광 수소생산 시스템 (자료=유니스트)

논문 제1저자인 최유리 유니스트 에너지화학공학과 연구교수는 "이 시스템은 넓은 범위의 태양광을 흡수해 수소를 만들고, 산소나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그린 수소 생산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태양광 수소의 생산성 향상'과 '목질계 바이오매스의 활용'이라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잡았다는 데에 의미가 크다.

류정기 교수는 "기존 태양광 수전해 시스템보다 적은 에너지로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며 "촉매를 활용한 목질계 바이오매스의 선택적 분해 기술은 셀룰로오스의 구조의 변형 없이 리그닌만 선택적으로 분해하기 때문에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구성 성분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경제적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는 최유리 연구교수 외에도 라시미 메흐로타(Rashmi Mehrotra) 연구원, 이상학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김용환 유니스트 교수와 이재원 전남대 교수가 자문했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미래기술연구실' 및 '원천기술개발사업-탄소중립기술개발'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0월 3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 채굴에 인도네시아 환경 '와르르'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 때문에 인도네시아 산림이 초토화되고 수질이 오염되고 있다.국제 비영리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가

나무가 크면 클수록 좋을까?…"토양기능은 오히려 줄어든다"

나무의 키가 클수록 산림의 문화와 생산 기능은 강화되지만, 토양 기반 생태기능은 오히려 저해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후조절, 재해예방

녹색전환硏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지역 기후정책 발굴

녹색전환연구소가 지역의 기후정책 발굴을 위해 총상금 300만원 규모로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이번 공모전은 살기좋은

알래스카, 사상 첫 폭염주의보…"놀랍게도 기후변화 때문 아냐"

미국 알래스카주가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고온 자체는 이례적이지 않지만, 기상청이 새로 도입한 경보 체계에 따라 처음으

'기후정부' 출범했는데...광역지자체 '무늬만 탄소중립' 수두룩

우리나라가 '2050 탄소중립' 실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탄소중립 목표와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본지는 각 지자체별로 온실가스 배출 실태

기후변화로 잠수함 탐지 더 어렵다...'음향 그림자' 넓어져

잠수함 탐지의 핵심인 음파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속에서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요 해역에서 잠수함 탐지 거리 자체가 줄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