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솔선수범...선진국 최초 '개도국 기후재난' 피해보상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9-22 10:36:27
  • -
  • +
  • 인쇄
1751년~2017년 탄소배출 절반이 선진국
덴마크, 기후변화 취약국에 1300만불 지원
▲작년 11월 덴마크 전역에서 열린 기후대응 촉구시위 (사진=연합뉴스)

덴마크가 선진국 최초로 기후재난을 당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1300만달러(약 180억원)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덴마크 플레밍 묄러 모르텐센 개발부 장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부대행사에 참석해 선진국들이 일으킨 기후변화의 희생양이 된 개발도상국에 이같은 금전보상을 약속했다.

모르텐센 장관은 "기후변화의 결과로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이들이 고통받는 일은 지독하게 불공정하다"면서 "이번에 지원하는 금액은 우리가 사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최소액"이라고 밝혔다. 덴마크는 이 기후기금을 아프리카 서북부 사헬을 비롯한 취약지역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전달할 예정이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은 적지만 더 많은 피해를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탄소배출 주범인 선진국들이 '손실 및 피해'(loss and damage)를 보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용어인 '손실과 피해'는 인간 활동으로 촉발된 지구온난화 때문에 발생하는 해수면 상승과 극단적인 기후 등 인간이 적응할 수 없는 수준의 기후변화 악영향을 말한다.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산업화가 시작된 1751년부터 2017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절반은 선진국들에 의한 것이다. 미국이 25%로 가장 높고,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영국(22%), 중국(12.7%), 러시아(6%), 일본(4%), 인도(3%), 캐나다(2%) 등이 그 뒤를 따른다.

▲기후변화에 역사적 책임이 가장 큰 미국·유럽 등 선진국 (사진=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 데이터 캡처)


유엔개발기구(UNDP) 등에 따르면 현재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의 이달 16일 보고서에서 소말리아와 아이티, 아프가니스탄, 부르키나파소 등 기후변화 10대 피해국의 탄소배출량은 전체의 0.13%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미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각국은 기후변화 취약국들에 대해 '손실과 피해' 보상이 필요하다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이 합의를 이행한 선진국은 지금까지 없었다.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100만파운드(약 15억원) 투자를 약속한 것이 전부다. 130여개 개발도상국들은 기후 피해자들에 대한 금전적 지원을 요구했지만 선진국들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덴마크의 피해보상 발표는 선진국들이 보상해야 한다는 지적에 응답한 첫 사례로, 다른 선진국들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태평양 섬나라 등 해수면 상승에 국토가 잠길 위기에 몰린 국가들은 오는 11월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에서 '손실과 피해'에 대처할 자금조달기구 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과 EU 회원국 등 부유국들은 이번에도 기구설립을 반대하고 있다. 이집트의 유엔 고위급 기후 옹호관인 마흐무드 모히엘딘은 "기후위기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식량난, 에너지난 탓에 여건이 변했다"며 기후기금의 구조를 다시 짜겠다고 COP27의 목표를 제시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B국민은행, 중소·중견 대상 '우리기업 탄소기업 첫걸음' 이벤트

KB국민은행이 온라인 플랫폼 'KB 탄소관리시스템' 신규 등록하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우리 기업 탄소관리 첫걸음'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0

[ESG;NOW] 하이트진로 탄소배출량 감축했다고?...생산량 감소로 '착시'

하이트진로가 최근 2년간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9% 감축한 것으로 공개했지만 실제로는 판매량 감소로 인한 착시현상인 것으로 드러났다.하이트진로의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현대차, 인니에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 개소...수거부터 교육까지

현대자동차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역주민 주도형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을 개소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

기후/환경

+

국제해운 '탄소세' 연기에…기후솔루션 "2050 탄소중립 시계 멈췄다"

국제해운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세계 첫 탄소세 시장 도입이 최종 문턱에서 불발되자, 기후환경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녹색이 사라지는 바다...기후변화로 식물성 플랑크톤 감소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바다에서 녹색이 사라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과 중국 칭화대학 연구팀은 2001~2023년 중·저위도 해

트럼프 어깃장에...수년간 합의한 '해운 탄소세' 물거품되나?

당초 2027년부터 도입할 예정이었던 이른바 '해운 탄소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 반대에 부딪혀 1년 이상 연기됐다.유엔 산하 국제해사기

지역따라 미세먼지 특성 달라...서울은 '빛반사형' 멕시코는 '빛흡수형'

도시에 따라 대기를 뒤덮은 초미세먼지(PM2.5)의 성분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성분이 많은 반면, 멕시코시

[날씨] 갑자기 닥친 겨울...아침 1℃까지 '뚝' 산간은 첫눈

기온이 갑자기 1℃까지 뚝 떨어지면서 초겨울 날씨를 보이겠다.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찬공기가 남하하면서 아침기온이 2℃까지 떨어지고 강원도 북부

[ESG;NOW] 하이트진로 탄소배출량 감축했다고?...생산량 감소로 '착시'

하이트진로가 최근 2년간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9% 감축한 것으로 공개했지만 실제로는 판매량 감소로 인한 착시현상인 것으로 드러났다.하이트진로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