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안테나 역할하는 '섬모' 만드는 유전자 찾았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9-07 10:13:11
  • -
  • +
  • 인쇄
유니스트 연구팀, 새 유전자와 작용기전 밝혀내
▲유니스트 생명과학과 발생학연구실의 연구원들. 왼쪽 네번째가 박태주 교수, 오른쪽 첫번째가 장동길 박사 (사진=유니스트)


'세포의 안테나' 역할을 하는 섬모(Cilia)를 만드는 유전자와 그 작동원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짐에 따라, 선천성 유전병인 섬모질환(Ciliopathy)을 완화하거나 치료할 가능성이 열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박태주 교수팀은 다양한 섬모의 형성과 기능에 필요한 새로운 유전자와 그 기전을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새로운 유전자는 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관 형태의 단백질 집합체인 간극연접(Gap junction)을 구성하는 단백질 중 하나인 'GJA1(Gap junction protein alpha 1) 유전자'다. 이 유전자는 원발성 섬모(Primary cilium)와 운동성 섬모(Motile cilia)가 형성되고 제대로 기능하는 데에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섬모는 대부분 세포에 존재하며, 배아 발생부터 신체의 항상성 유지 등 생명 활동 전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발성 섬모는 세포 외부신호를 감지하는 안테나 역할을 하고, 운동성 섬모는 주변 유체의 흐름을 조절한다. 기관지에서 가래를 뱉어내도록 유체 흐름을 조절하는 등의 반응이 운동성 섬모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간극연접 단백질은 섬모와 섬모 기저부에 존재하며, GJA1 단백질이 비정상일 경우 원발성 섬모와 운동성 섬모 모두 형태와 기능이 이상해졌다. 또 GJA1 단백질 유전자를 억제한 아프리카 발톱개구리에서도 섬모의 형태나 기능 이상으로 인한 섬모질환이 나타났다. 표피의 운동성 섬모가 망가지거나 원발성 섬모의 문제로 심장의 좌우 비대칭 형태가 반전되어 나타나는 내장역위증(Heterotaxia) 등 심각한 질병이다.

▲GJA1 단백질의 작용 기전: GJA1 단백질은 Rab11의 섬모 기저부로 이동을 조절함으로써 섬모 형성 과정에 참여한다.

제1저자인 장동길 유니스트 생명과학과 박사는 "간극연접은 인접한 세포의 물질 이동에 필요한 통로로만 알려졌는데, 섬모 특이적 단백질체(Proteomics) 분석에서 간극연접 구성 단백질 일부가 발견돼 연구하게 됐다"며 "그 결과 간극연접 단백질이 원발성 섬모를 포함한 모든 섬모의 형성과 기능에 필요하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GJA1 단백질이 원발성 섬모의 형성 과정에서 필수적이라고 알려진 Rab11 단백질의 이동을 조절하면서 섬모 형성에 관여하는 경로도 찾았다. 섬모의 미세소관이 자라나기 전 섬모 기저부로 Rab11 단백질이 모인 후,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섬모 기저부의 뚜껑 역할을 하는 CP110 단백질이 제거돼야 섬모의 미세소관이 자라나게 된다는 것.

박태주 교수는 "섬모와 관련 없을 것으로 생각되던 간극연접 단백질이 다양한 섬모의 형성과 기능에 필요한 유전자라는 사실을 밝혀낸 연구"라며 "섬모질환 관련 새로운 기전도 찾아내고, 간극연접의 이상으로 인한 유전질환의 일부 증상이 섬모 이상에서 초래한 것을 알아냈다"고 연구의미를 밝혔다.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IBS(기초과학연구원) 지원을 받은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이라이프(eLife) 8월 25일자 온라인에 선공개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남양유업, 종이팩·멸균팩 재활용한 백판지 '포장지로 사용'

남양유업이 멸균팩을 재활용해서 만든 포장지를 사용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를 위해 남앙유업은 지난 5월 천안시, 제지업체 등 8개 기관∙업체와 '종이

빵부터 트럭 20대까지...SPC, 푸드뱅크에 3200억 기부

푸드뱅크에 빵과 아이스크림 등을 기부해온 SPC그룹이 기부식품 배송용 차량도 앞으로 5년간 계속 기부하기로 했다.SPC그룹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전국

김성환 환경부 장관 "기후에너지부 신설 막바지…미세 조정만 남았다"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후위기 특별위원회(기후특위) 전체회의에서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관련해 "마지막 미세 조정중"이라고

하나금융, 지난해 ESG경영활동 5.5조 사회적 가치창출

하나금융그룹의 지난해 ESG 경영활동이 약 5조5359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측정됐다.하나금융그룹은 18일 발간한 '2024 ESG 임팩트 보고서'를

LG화학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지' 공모전 개최

LG화학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함께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지'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LG 시스템에어컨, 플라스틱 사용 줄여 탄소배출 저감

LG전자가 시스템에어컨 제조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공법을 적용해 탄소배출을 저감한다LG전자는 최근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TUV 라인란드(TÜV Rhei

기후/환경

+

시원한 북유럽도 옛말...7월 30°C 최장기간 폭염 시달려

추운 날씨의 대명사로 불리는 북유럽 지역이 올여름 이례적인 폭염에 시달렸다.18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지구온난화로 북극을 비롯한 북위도 지역이

낙동강 '녹보경보' 시료 채취 당일 발령한다

독성물질을 지닌 녹조가 수돗물의 원수인 취수구로 유입되지 않도록 조류경보 채수위치를 취수구 인근 50m 이내로 조정하고, 물에서 녹조현상이 발견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양구서 원충 감염 모기 발견

국내에서 말라리아 감염 모기가 발견되면서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가 떨어졌다.질병관리청은 최근 채집한 말라리아 매개 모기인 얼룩날개모기류에서

배추 한포기 7000원?...폭염과 폭우 반복된 이상기후탓

폭염과 폭우가 반복적으로 교차하는 이상기후탓에 배추 가격이 1.5배 뛰면서 현재 1포기 7000원까지 치솟았다.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

올해 한반도 '첫 태풍' 오나... 태풍 '링링' 북상중

태풍으로 발달할 수도 있는 열대저압부가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다.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북진 중인 제28호 열대저압부는 20일 제12호 태풍 '링링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장치 불법 유통업체 '적발'

인증받지 않은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장치(이하 저감장치)를 불법 제조·유통한 업체들이 적발됐다.환경부는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전국 9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