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재생에너지 비중 50% 돌파...비결은 '배터리 보급'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5 17: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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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기록적인 폭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정전없이 전력공급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도 에너지전환에 따른 성과라는 평가다. 이 추세대로 가면 올해 중반부터 전기요금 인하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호주 전력운영기관 'AEMO'가 최근 발표한 '분기별 에너지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가 주요 전력시장(NEM)에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전체 공급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도매 전력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평균 50달러로, 1년 전보다 44% 급락했다.

풍력 발전량은 전년 대비 29% 늘었고, 태양광은 15% 증가했다. 배터리 방전 출력은 평균 268MW로 거의 3배 뛰었는데, 이는 2024년 말 이후 약 3800MW 규모의 신규 저장설비가 추가된 영향이다. 반면 석탄발전은 사상 최저 분기 수준으로 4.6% 줄었고, 가스발전도 27% 감소해 25년 만에 가장 낮았다.

서부 전력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같은 분기 재생에너지와 저장장치는 전력 수요의 52.4%를 담당했고, 도매 전력가격은 13% 하락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한때 90%를 넘는 시간대도 나왔다.

AEMO는 이같은 변화가 장기간 이어진 재생에너지 투자와 저장설비 확충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비올레트 무셰일 AEMO 정책·대외협력 총괄은 "재생에너지와 저장장치가 한 분기 동안 처음으로 전력 수요의 과반을 공급한 것은 중대한 이정표"라며 "석탄과 가스 의존을 낮춰 도매가격을 구조적으로 끌어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여름 호주 동부에 극심한 폭염과 산불이 이어졌지만, 전력망은 대체로 안정적으로 운영됐다. 빅토리아주 일부 지역에서 산불로 송전선이 손상되며 국지적 정전이 발생했지만, 대규모 공급 차질로 번지지는 않았다. 옥상형 태양광 발전과 수력 발전량의 증가가 냉방 수요를 소화한 것이다.

특히 배터리가 이번 전환의 핵심 인프라로 떠올랐다. 과거 재생에너지는 발전 직후 소비가 불가피했지만, 대규모 배터리 보급으로 태양광·풍력 잉여 전력을 저장해 저녁 시간대 공급이 가능해졌다. 정부의 가정용 배터리 보조금도 빠른 재생에너지 확산에 기여했다.

다만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수인 송전선 건설은 아직 지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뉴사우스웨일스주 에러링 석탄발전소는 2029년까지 가동을 연장하기로 했다.

아직은 가스가 태양광·풍력이 부족할 때 빠르게 투입할 수 있는 백업 전원으로 필요하다는 평가다. 동부 가스 공급 불안,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확대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방·주 정부는 AEMO의 시장 개입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한때 호주 재생에너지 비중이 20%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제는 50%를 돌파했다. 정부가 제시한 '4년 내 82%' 목표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전문가들은 에너지 전환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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