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하는 '친환경 토큰'이 뜬다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1-06 08:25:07
  • -
  • +
  • 인쇄
기존 금융시스템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 감축
비트코인처럼 전력소모 적고 생태계 복원 용도


엄청난 전력이 소비되는 비트코인 채굴은 탄소배출을 증가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생태계 보존을 토대로 만들어진 '친환경 토큰'이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다. 블록체인은 모든 사용자들이 거래내역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며, 거래내역 입력값을 암호화해서 기록하는데 이 일련의 과정은 엄청난 전력을 소모한다. 암호화폐사이트 디지코미스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1개를 채굴하는데 약 1544킬로와트(kWh)의 전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우리나라 4인가구가 한달 사용하는 전력의 약 5배에 이른다.

현재 전세계 암호화폐 채굴은 대부분 중국에 몰려있다.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장의 약 40%는 석탄을 주요 전력원으로 사용하며, 나머지 60%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24년에 이르면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장이 1억3000만미터톤의 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이탈리아나 사우디아라비아가 매년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맞먹는 양이다.

이처럼 비트코인 채굴은 많은 양의 전력을 소비하고, 열을 발생시킨다. 이에 비트코인같은 암호화폐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책임감있는 디지털 통화를 설계하고 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전통적인 화폐에 기반한 금융시스템은 오히려 기후위기를 부추기고 있어 지속가능한 모습으로 변화해야 할때라는 지적이다. 현재의 '돈' 즉 화폐의 모습은 수세기동안 변하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오래전 동물가죽이나 조개껍질을 화폐로 사용하던 인간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돈을 표현해왔지만 17세기 이후 돈의 모습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돈의 모습이 변화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많다. 금융기관은 직접적으로도 탄소배출을 하지만 투자와 대출, 인허가 등의 투자활동을 하면서 직접 배출량보다 700배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고 기후 비영리자선단체인 CDP가 밝혔다.

최근 탈중앙화 방식의 친환경 토큰이 부각되는 이유도 이런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 친환경 토큰은 블록체인 기반이지만 비트코인처럼 에너지 소모가 많지 않다.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환경 친화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블록체인 기술을 잘만 활용하면 경제적 통화기능뿐 아니라 환경보호 및 생태 재생을 포함한 다른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떠오르고 있는 친환경 토큰은 '자연자본 토큰'이다. 생산한 수확량처럼 자연자본 또는 생태계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나타내는 토큰이다. 카리브해 섬에 있는 '퀴라소'(Curaçao) 숲에서 매년 생산되는 과일 수확량의 소유권을 담은 토큰을 제작할 수 있다.

또다른 친환경 토근으로 '생태학적 데이터 토큰'이 거론된다. 이 토큰은 생태계의 상태에 관한 데이터가 포함돼 있다. 생태계 자체가 아닌 그 생태계의 상태가 유지됨으로서 환경에 제공하는 '긍정적인 서비스'에 대한 투자다. 일례로 '포시도니아 오세아니카'라는 지중해의 인기 해초는 플라스틱을 없앨 수 있는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런 해초 보호에 기여하는 생태학적 데이터기반 토큰이 제작될 수 있다. 

이런 친환경 토큰들은 지속가능성을 넘어 장기적으로 자연을 재생하는데 쓰일 수 있다. 즉 천연자원의 보존과 재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통화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토큰의 사용이 확대될수록 환경보호와 생태계 재생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최근 돈의 역사를 다룬 '신성한 경제학의 시대'로 전세계 석학들의 주목을 받은 찰스 아이젠스타인(Charles Eisenstein)은 "돈이 금으로 뒷받침될 때, 사람들은 금의 가치로 인해 금을 채굴하기 위해 달려들었다"며 "점점 줄고 있는 숲과 깨끗한 강 등 자연환경이 돈을 뒷받침한다면 자연을 소중히 보전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도시의 식물들 생장기간 2주 더 길다...이유는 '인공조명 때문'

도시의 식물들은 밤을 환하게 밝히는 인공조명 때문에 낙엽이 늦게 떨어지는 등 생장시기가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우한대학교와 미국 밴더빌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에 영향..."감정 조절하는 뇌 부위가 비대"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시립대 대학원 신경심리학 연구팀은 기후재난에 노출됐

북극곰 수은 농도 30배 높아졌다...배출량 줄었는데 왜?

전세계적으로 수은 배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북극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체내 수은 농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덴마크 오르후스대학과 코펜하

'개도국 녹색대출 공공자금으로 매입'...IADB, 기후재원 조달방안 제시

미주개발은행(IADB)이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대출을 공공자금으로 매입하고, 이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후재정 방안을 제시했다. 이

기후변화에 진드기 번식 증가…"라임병 등 감염 위험 커져"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드기가 적은 미국에서 진드기 개체수와 종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진드기의 확산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폭우 오는데 '캠핑장' 환불 안된다고?..."기상악화시 환불해야"

기후변화로 폭우·폭설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캠핑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한국소비자원은 기상악화로 인해 예약한 캠핑장을 취소해도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