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자원에 발목잡힌 청정에너지..."취약한 공급망 구조 개선해야"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1-12-31 10: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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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용 광물자원 특정국가에 몰려있어
광물자원 공급망 강화하고 재활용에 투자해야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태양광패널이나 풍력터빈 등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원자재 수급에도 '비상'이 걸릴 조짐이다. 이에 신재생에너지 제품생산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광물자원의 취약한 공급망 구조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풍력발전소를 짓기 위해서는 화력발전소를 짓는 것보다 무려 9배나 많은 광물자원이 필요하다. 전기자동차도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6배 많은 광물자원을 필요로 한다. 2010년 이후 재생에너지 신규투자가 급증함에 따라 발전용량 단위당 필요한 광물의 양은 50%가량 증가했다.

사용되는 광물 자원의 종류는 기술에 따라 다르다.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은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원료다. 희토류 원소는 풍력터빈과 전기차 모터에 필수적인 네오디뮴 자석에 필요하다. 전력망에는 막대한 양의 구리와 알루미늄을 필요로 하는데, 구리는 모든 전기관련 기술의 필수재다. 청정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이 광물들의 수요를 엄청나게 증가시키고 있기 때문에 이 광물들은 에너지 시장의 주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 광물들을 조달할 수 있는 공급망 구조는 몹시 취약하다. 지난 5월 IEA는 현재 청정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광물자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IEA의 전문이사 파티 바이롤(Fatih Birol)은 "이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속도를 더디게 하고 더 많은 비용을 들게 해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는 국제적인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물자원을 특정국가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공급망 구조를 취약하게 만드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일례로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코발트는 대부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생산된다. 전기차 모터와 풍력 터빈에 사용되는 세계 희토류 광물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생산되고 가공된다. 이처럼 광물자원 생산국가가 한정돼 있으면 요소수 사태처럼 세계적으로 원자재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코발트 광산에서 광범위한 노동착취가 발생했듯이, 자원 생산국 안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세계 각국은 태양광패널, 풍력발전기, 전기차 배터리 등을 생산할 수 있는 광물자원을 어떻게 하면 충분히 확보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원자재가 충분히 확보되어야만 화석연료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광물자원 부족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각국의 정부와 기관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에 필요한 광물자원에 대한 공급망을 강화하는 한편 인권침해 우려가 큰 광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데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는 청정에너지 관련 직업을 늘리고 노동조합의 권리를 인정함으로써 미국 광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인권침해에 대응하고 있다.

무엇보다 광물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다면 부족사태나 인권침해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현재 여러 스타트업들이 광물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리튬배터리를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국 정부는 '리립'(ReLiB)으로 불리는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초음파를 이용해 전기차 부품으로 들어가는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미국은 초음파 대신 열과 용매를 기반으로 배터리 음극을 개조해 새로운 음극을 만드는 방식의 재활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IEA는 "각국 지도자들이 기후목표에 전념하지 않기 때문에 광물자원 생산량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지 않고 있다"며 "만약 각국 정부가 깨끗한 에너지 기술이 미래의 기술이라는 확신을 심어준다면 광물 생산에 대한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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