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음악계 '탄소발자국' 줄이기 나섰다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1-12-16 17:27:33
  • -
  • +
  • 인쇄
소니, 유니버셜, 워너뮤직 '음악기후협약' 서명
탄소감축 목표 설정하고 매년 감축량 공개해야

전세계 음악계가 지속가능성을 위해 '탄소발자국' 줄이기에 나섰다.

세계 3대 음반사인 소니뮤직과 유니버셜뮤직, 워너뮤직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음악기후협약'(Music Climate Pact)에 서명한데 이어, 영국 싱어송라이터 아델 등이 속한 음반사인 베거스(Beggars)그룹과 영국 유명 레이블 닌자 튠(Ninja Tune)도 이 협약서명에 합류했다. 그동안 독립음반사나 뮤지션들이 개별적으로 친환경 활동을 펼친 적은 있지만 업계 전반을 아우르는 집단행동이 시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음악기후협약'은 올 11월초 영국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계기로 영국 독립음악협회(AIM)와 음반사협회 BPI가 주축이 돼 음악산업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위기에 광범위하게 대응하자는 차원에서 만든 글로벌 플랫폼이다. 음악기후협약은 2022년 6월까지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수백개의 음반사와 음악인에게 서명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음악기후협약에 서명한 음반사들은 '과학기반 탄소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The 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가입 및 유엔(UN)의 '레이스 투 제로'(Race to zero)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다. SBTi는 세계자원연구소(WRI)와 세계자연기금(WWF) 등과 파트너십을 맺은 글로벌 기구로, 과학적 기반하에 탄소배출량 감축목표를 설정하도록 지원해준다. 여기 가입한 기업은 매년 탄소배출량을 공개하고 세부적인 진행상황을 온라인에 게시해야 한다. '레이스 투 제로' 캠페인에 참여하는 기업은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50% 감축해야 한다. 

SBTi와 제로 캠페인 참여기업들이 중소기업인 경우에 대비해 '음악기후협약'은 중소상공인(SME)을 위한 '기후약속'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SME 기후 약속'에 서명한 중소기업들은 훨씬 간단한 방법으로 자사의 탄소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다. 또 18개월 이내에 탄소배출량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14일 음악기후협약에 가입한 14개 창립 회원사 (사진=Music Climate Pact)

음악기후협약이 등장한데는 음악계의 공연이나 음반제작, 스트리밍 등의 과정에서 상당한 탄소가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브 음악산업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은 매년 약 40만5000톤에 이른다. 게다가 제작되는 CD의 대부분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투명 폴리염화비닐(PVC)이라는 소재의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음반에 동봉되는 포토카드도 코팅된 종이여서, 코팅과 종이를 떼어내 분리배출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콘서트도 탄소발생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시더바우 새지(CedarBough Saeji) 부산대 한국학 교수는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 자체로 탄소 발자국을 남긴다"며 "한 번의 투어에서 가장 많은 탄소발자국을 만드는 것은 장소(34%)이고, 관람객들의 투어 여행(33%)이 그 다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는 2022년 예정된 월드투어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6~2017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마지막 월드투어 때보다 50% 줄이고, 무대 전력을 전부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음악기후협약에 서명한 베거스그룹은 재활용 판지와 종이 등 친환경 소재로 포장지를 사용하고 CD를 제작할 예정이다. 닌자 튠도 사무실의 중앙 가스난방 시스템을 전기로 대체했고, 차량을 소유하거나 운행하지 않기로 했다. 베거스그룹 최고경영자(CEO) 폴 레딩(Paul Redding)은 "지속가능성이라는 방향성에 맞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보이그룹 위너 소속 송민호가 솔로 정규3집 '투 인피니티'(TO INFINITY)를 발매하면서 ESC(산림관리협회) 인증 재생용지와 생분해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매출 9.5조 포스코이앤씨 면허취소?…사고많은 건설업계 '초비상'

연매출 약 9조5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건설업계 7위인 포스코이앤씨가 창사 43년만에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중대재

LS그룹, 41년째 '무사고·무재해' 비결은?

LS가 2021년부터 ESG위원회를 지주회사 내에 출범시키며 지속가능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위원회는 ESG 방향성 정립과 정책 변화 대응,

AI로 탄소배출 '폭등'…빅테크 '넷제로' 목표 사실상 물 건너갔다

구글과 아마존 등 주요 기술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근 급증하면서, 이들이 공언해온 '넷제로' 목표가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기후

Z세대, 기업 ESG활동에 민감...67% "비싸도 ESG 실천기업 제품 구매"

Z세대는 개인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이른바 '미닝아웃(가치소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공개한 'ESG 경

네이버, 유럽 AI커머스 발판 마련...스페인 '왈라팝' 경영권 인수

네이버가 스페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의 지분 70.5%를 3억7700만유로(약 6045억원)에 인수하기로 5일 결정함에 따라 유럽의 AI 커머스 거점을 확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

기후/환경

+

"탄소 저장해드립니다"…노르웨이 'CCS' 사업에 33억불 투자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가 최근 북해 해저에 이산화탄소를 영구 저장하는 '노던라이츠(Northern Lights)' 사업에 33억달러(약 4조5800억원)를 투입했다. 석유개

급류에 마을이 통째로 휩쓸려...히말라야 산간마을 '돌발홍수'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간마을에 갑자기 홍수가 발생했다.6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히말라야 인

'괴물폭우' 예보됐는데…'띠모양 비구름대'로 기상 예측불허

'괴물폭우'가 내린다던 예보와 달리 서울 도심에는 새벽에 잠깐 강한 비가 내리다가 그쳤다. 반면 수도권과 가까운 경기북부와 강원 지역에는 시간당 3

[르포]사과 5알에 1만6000원?...폭염·폭우에 과일·채솟값 '껑충'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치솟은 물가는 6일 뉴스트리 취재진이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마트에서도 고

'폭염↔폭우' 교차하는 이상기후...원인은 '해수온 상승탓'

올여름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이상기후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이달 3일 광주와 전남, 경남 등 우리

"숲가꾸기 정책 개선해야"…전문가들 산림정책 전환 '한목소리'

국회에서 열린 산림정책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지금처럼 운영되는 숲가꾸기 정책은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 산불피해지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