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달러 유치한 '헬리온'..."핵융합발전, 기후위기 최선책"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11-08 13:32:48
  • -
  • +
  • 인쇄
자원고갈·환경파괴 없는 '꿈의 에너지'
화물컨테이너 크기서 50MW 전력생산
▲헬리온 에너지의 6번째 핵융합발전기 '트렌타'(Trenta). 지난 6월 헬리온 에너지는 민간업체 최초로 핵연료 플라즈마 1억°C 가열에 성공했다. (사진=헬리온 에너지)


미국 핵융합발전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Helion Energy)가 지난 5일(현지시간) 5억달러(약 5925억4000만원) 규모의 시리즈E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상용화 추진일정을 달성해 나간다면 추가적으로 최대 17억달러(약 2조151억원)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핵융합발전은 핵분열을 이용하는 원자력발전과 달리 폐기물 처리가 곤란하지 않고, 원료가 풍부해 자원고갈과 환경파괴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어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다만 핵융합발전이 경제성을 갖추려면 '자기점화'가 가능해야 한다. '자기점화'는 핵융합 연료가 1억°C에 이르러 외부가열없이 스스로 핵융합 반응을 유지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때 필요한 전력 주입량이 생산량을 넘어서기 때문에 상용화에 큰 걸림돌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지난 6월 민간기업 최초로 1억°C 가열에 성공해 핵융합 플라즈마를 만들어낸 헬리온 에너지는 화물컨테이너 크기에 50MW 규모의 전력량을 발전할 수 있는 핵융합발전기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50MW는 국내 기준 약 7만명이 연간 가정용으로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인공항성을 구현하기 위해 축구장 60개 크기의 토카막 방식을 채택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는 대조적이다.

헬리온 에너지는 '펄스자기핵융합' 방식을 활용한다. 알루미늄 자석으로 플라즈마 핵연료를 압축하고 다시 확장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헬리온 에너지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커틀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핵융합발전기가 모닥불이라면 헬리온의 핵융합발전기는 디젤 엔진과 비슷하다"며 "모닥불은 열을 발생시키기 위해 불을 지펴야 하지만 디젤 엔진의 경우 컨테이너에 연료를 넣고 연료가 연소할 때까지 압축하고 가열한다"고 비유했다.

이번 시리즈E 투자금액 5억달러 가운데 3억7500만달러(약 4443억원)를 투자해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한 미국 인공지능(AI) 개발사 오픈AI(OpenAI) CEO 샘 알트만은 이번 투자가 "지금껏 투자해왔던 금액 규모 중 가장 컸다"며 "(핵융합발전이) 기후위기를 벗어나는 데 있어 최선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원 한계가 없는 염가의 '녹색 에너지'를 이상향을 이룰 수 있는 3가지 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나머지 둘은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AI', 탄소중립 전환으로 생겨나는 소외계층을 위한 생계비 차원의 '기본소득'이다. 알트만 CEO는 "에너지 가격을 줄이는 것이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녹색전환연구소 'RE100' 첫걸음...상반기 전력사용분 REC 구매

녹색전환연구소가 RE100 달성을 위해 올 1~7월 사용한 전력만큼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를 구매했다고 20일 밝혔다. 8~12월 사용분은 내년 상반기에 추가

KB국민은행, 중소·중견 대상 '우리기업 탄소기업 첫걸음' 이벤트

KB국민은행이 온라인 플랫폼 'KB 탄소관리시스템' 신규 등록하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우리 기업 탄소관리 첫걸음'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0

[ESG;NOW] 하이트진로 탄소배출량 감축했다고?...생산량 감소로 '착시'

하이트진로가 최근 2년간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9% 감축한 것으로 공개했지만 실제로는 판매량 감소로 인한 착시현상인 것으로 드러났다.하이트진로의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기후/환경

+

"담배필터 금지해야"...유해물질 못거르고 미세플라스틱만 흡입

담배 필터가 정작 유해물질을 거르는 기능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미세플라스틱만 인체로 흡입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최근 영국 중독연구협회 학술지

"종량제 이것 넣으면 과태료 100만원"...분리배출 '가짜뉴스' 판친다

'10월부터 종량제봉투 단속이 강화된다', '10월부터는 라면봉지 씻지 않고 버리면 10만원 과태료' 등 생활폐기물 분리배출과 관련해 유튜브에 가짜정보

녹색전환연구소 'RE100' 첫걸음...상반기 전력사용분 REC 구매

녹색전환연구소가 RE100 달성을 위해 올 1~7월 사용한 전력만큼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를 구매했다고 20일 밝혔다. 8~12월 사용분은 내년 상반기에 추가

국제해운 '탄소세' 연기에…기후솔루션 "2050 탄소중립 시계 멈췄다"

국제해운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세계 첫 탄소세 시장 도입이 최종 문턱에서 불발되자, 기후환경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녹색이 사라지는 바다...기후변화로 식물성 플랑크톤 감소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바다에서 녹색이 사라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과 중국 칭화대학 연구팀은 2001~2023년 중·저위도 해

트럼프 어깃장에...수년간 합의한 '해운 탄소세' 물거품되나?

당초 2027년부터 도입할 예정이었던 이른바 '해운 탄소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 반대에 부딪혀 1년 이상 연기됐다.유엔 산하 국제해사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