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전기없이 스스로 온도를 조절하는 소재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송영민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은 김대형 서울대 교수팀과 '포플러' 나뭇잎의 열관리 전략을 모사한 '유연 하이드로겔 기반 열조절기'(LRT)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포플러 나무는 덥고 건조할 때 잎을 말아 뒷면으로 태양빛을 반사하고, 밤에는 잎 표면에 맺힌 수분이 방출하는 열(잠열)로 냉해를 막는 독특한 생존 전략을 갖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LRT는 스스로 냉·난방 전환하는 열조절 장치다. 핵심 소재는 리튬 이온과 하이드록시프로필 셀룰로오스(HPC)를 하이드로겔에 결합한 구조로 리튬 이온은 주변의 수분을 흡수·응축해 잠열을 조절하면서 따뜻함을 유지하고, HPC는 온도에 따라 투명도가 변해 햇빛을 반사하거나 흡수하며 온도를 조절한다.
이에 LRT는 주변 온도·습도·조도 등 환경에 따라 네 가지 열조절 모드로 전환된다. 전력 없이 주변 환경에 맞춰 스스로 냉·난방 모드를 전환하는 것이다.
연구진이 실외 조건에서 실험한 결과, LRT는 기존 냉각 소재보다 여름에는 최대 3.7℃ 더 낮고, 겨울에는 최대 3.5℃ 더 높은 온도를 유지했다. 지붕 단열 코팅으로 적용한 시뮬레이션에서는 기존 소재보다 평방미터(㎡) 당 연간 최대 153메가줄(MJ)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리튬 이온과 HPC의 농도를 조절해 열조절 특성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이산화티타늄(TiO₂) 나노입자를 추가해 소재 내구성과 기계적 강도도 크게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연의 지능형 열조절 전략을 공학적으로 재현한 기술로, 계절과 기후변화에 스스로 적응하는 열관리 장치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건축 외벽·지붕, 재난 임시시설, 야외 저장소 등 전력 기반 냉난방이 어려운 환경에서 활용될 차세대 열관리 플랫폼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소재과학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11월 4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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