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촉매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인수일 에너지공학과 교수연구팀과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Caltech) 윌리엄 고다드(William A. Goddard III) 교수연구팀이 태양광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연료인 '메탄'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고효율 광촉매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산화탄소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이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기술 개발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연구팀이 주목한 '광촉매' 기술은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연료로 바꾸는 일종의 '인공 광합성' 기술로, 탄소중립 실현과 친환경 에너지 생산에 기여할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받아 왔다.
이산화탄소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촉매 연구는 이전부터 진행됐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을 잘 흡수하는 황화은(Ag₂S)과 광촉매 소재로 널리 사용되는 이산화티타늄(TiO₂)을 결합했고, 전자가 자연계 광합성과 유사한 경로(Z-스킴)를 통해 효과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구조를 고안했다. 이를 통해 빛 에너지의 활용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
기존 연구에서는 소재가 지나치게 규칙적인 결정질 상태에 머물러 이산화탄소가 실제로 반응할 수 있는 '활성점'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DGIST-Caltech 공동 연구팀은 소재 내부에 의도적으로 '결함'을 도입하는 전략을 택했다. 구조가 불규칙한 비정질(Amorphous) 이산화티타늄을 활용하여 티타늄 3가(Ti³⁺) 활성점을 풍부하게 만든 것이다. 동시에 원자 비율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도록 설계된 비화학량론적(Non-stoichiometric) 황화은 나노와이어를 결합함으로써 강한 내부 전기장을 형성하였고, 전하 분리와 반응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새로 개발된 광촉매는 집광형 반응기 환경에서 메탄 생산량이 30.31 μmol/g에 도달했으며, 이는 일반적인 조건 대비 약 5배 향상된 성능이다. 이번 연구는 '결함'이 단순한 구조적 한계가 아니라, 오히려 촉매 성능을 높이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인수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촉매의 효율을 결정짓는 '활성점'을 설계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향후 이산화탄소를 가치 있는 연료로 전환하는 탄소 자원화 기술의 실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실험 연구와 양자역학 계산을 결합하여, 이산화탄소가 메탄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원자 수준에서 규명했다는 점도 중요한 성과"라고 밝혔다.
한국연구재단의 개인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ACS Catalysi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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