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미투자와 통화 스와프를 놓고 대치하던 한미 무역협상이 경주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전에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재무부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3500억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에 대한 양국의 이견을 해소하고 앞으로 10일 이내에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확신했다고 연합뉴스가 16일 보도했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워싱턴DC에 방문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양국 협상에 대해 "빠른 속도로 서로 조율하는 단계"라고 밝혀, 미국의 입장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대미 투자에 앞서 한국이 요구한 무제한 통화스와프에 대해서는 양국이 합의에 이르렀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베선트 장관은 "재무부가 통화 스와프를 제공하지는 않으며, 그건 연방준비제도 소관"이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미뤄봤을 때 이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베선트 장관은 "내가 연준 의장이라면 한국도 싱가포르처럼 이미 통화 스와프를 했을 것"이라고 말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건과 관련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11일과 지난 4일 미국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뉴욕에서 만나 무제한 통화 스와프가 포함된 '수정 제안'을 제시했다. 이에 러트닉 장관도 한국 측의 외환 시장 불안 우려에 일부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조현 외교부 장관도 지난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미국이 제시한 새로운 대안에 대해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 한국산 수입품에 대해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의 관세협상을 합의했지만, 이행방안을 놓고 큰 이견을 보이면서 타결에 이르지는 못했다.
한국은 3500억달러 중 직접 현금을 내놓는 지분 투자(equity)는 5% 정도로 하고 대부분 직접 현금 이동이 없는 보증(credit guarantees)으로 하되 나머지 일부를 대출(loans)로 채우려는 구상이었지만, 미국은 전액 현금 투자를 요구했다. 특히 이 투자액이 어디에 투자되는지도 알지 못한 채 돈만 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는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을 비롯해 합리적 수준의 직접 투자 비중 그리고 '상업적 합리성' 차원에서의 투자처 선정 관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양국은 2개월 넘게 이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다가, 최근 디테일에서 일정 부분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16일 워싱턴DC에 방문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나 막판 조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10월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 직전에 투자 양해각서(MOU) 서명을 위한 최종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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