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전세계 해수면 10cm 상승..."상승속도 점점 빨라져"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5-13 19:16:11
  • -
  • +
  • 인쇄


해수면 상승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이 위성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93년 이후 지구의 해수면은 약 10cm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해마다 해수면 상승률이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 해수면·빙하연구팀 소속 과학자 벤저민 해밍턴은 "다른 기후 신호는 변동하는 반면 해수면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해수면은 2050년까지 전세계 약 15cm, 미국에서 최대 25~30cm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2050년 이후에는 얼마나 상승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디르크 노츠 독일 함부르크대학 해빙학자는 "2100년까지 해수면이 90cm 더 상승할 수 있다"면서 "가장 큰 의문은 '얼마나 빨리 증가할 것인가'다"라고 말했다.

가장 불확실성이 큰 것은 빙하다. 지구온난화에 빙하가 얼마나 빨리 반응할지, 꾸준히 녹을지, 아니면 임계점에 도달해 급격히 붕괴될지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노츠 박사는 남극대륙을 '방 안의 코끼리'이자 '깨어나는 거인'에 비유하며 "남극에는 전세계 해수면이 59m미터나 상승할 만큼의 물이 담겨있다"면서 "깨어나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깨어나면 다시 잠들게 하기가 정말 정말 어렵다"고 했다.

해수면 상승은 해안 침식을 앞당기고, 하수시스템을 마비시키며, 염분을 지하담수 공급원에 유입시킨다. 이미 여러 해안지역 및 저지대 섬나라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 위기에 처해있다. 미국 걸프 해안은 석유·가스·지하수 채굴까지 더해 대부분의 땅이 가라앉고 있다. 루이지애나주는 해수면 상승에 육지까지 빠르게 가라앉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토지 손실률을 보이고 있다.

일부 지역의 해수면 상승 속도는 전세계 평균의 약 4배에 달한다. 태평양 섬나라는 해수면 상승의 가장 큰 피해자로 국가 존속에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 NASA는 앞으로 30년동안 투발루, 키리바시, 피지 등의 섬나라는 해수면이 최소 약 16cm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안홍수도 증가하고 있다. 윌리엄 스윗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해양학자는 만조 홍수가 1990년 이후 대부분의 미국 대서양 및 멕시코만 해안에서 2~3배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단체 '350.org'의 피지 활동가 조지 나세와는 "피지의 마을 전체가 공식적으로 이전됐다"며 "밀물이 도로를 덮치고 농작물이 침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수면 상승 속도가 빨라진다면 "적응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언제나 그렇듯 가장 큰 피해를 받는 사람들은 가장 취약한 계층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여러 지역이 해수면 상승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대학의 니콜스 박사는 "해수면 상승은 과소평가된 문제"라며 "몇 인치만 상승해도 무슨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우리가 대처해야 할 해수면 상승은 미래 세대가 직면해야 할 것에 비하면 훨씬 작다"며 "진짜 재앙은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이 더 이상 세상에 없을 때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