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곡선에도 부착 가능한 태양전지 국내서 개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4-03 13:47:01
  • -
  • +
  • 인쇄
▲리프트오프 공정 개념도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매우 가볍고 곡선 형태에도 부착될 수 있어 건물과 자동차, 항공기 등에도 적용될 수 있는 태양전지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초경량 유연 페로브스카이트/CIGS 탠덤 태양전지를 제작하고 세계 최고 효율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태양광 발전에는 실리콘 기반의 단일접합 태양전지가 주로 사용된다. 생산 단가가 싸고 대량 생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력 생산 효율의 한계가 명확해 실리콘 태양전지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접합하고 효율을 높인 탠덤 태양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는 34.6%의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하지만 무겁고 물리적인 충격에 약해 경량성과 적용성이 중요한 자동차, 항공기, 인공위성 등 활용에 제한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유연 박막 페로브스카이트/CIGS 탠덤 태양전지가 개발되고 있다. CIGS 기반 박막 태양전지는 매우 가볍고 휘어지는 특성을 가져 곡선 형태의 건물, 자동차, 항공기 등에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에 비해 효율이 낮고 제작의 난이도가 높아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지 못했다.

에너지연 연구진은 유연 탠덤 태양전지 제작 공정의 작업성과 전지의 유연성, 경량성을 높이기 위해 '리프트오프(Lift-off)' 공정을 개발하고 태양전지의 성능 향상 원인을 규명했다. 이를 통해 제작된 페로브스카이트/CIGS 탠덤 태양전지는 23.64%의 전력 생산 효율을 나타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리프트오프 공정은 유리 기판 위에 폴리이미드층을 코팅하고 그 위에 페로브스카이트/CIGS 탠덤 태양전지를 제작한 뒤 분리하는 방식이다. 유연성이 좋은 폴리이미드 필름 자체를 기판으로 활용하던 기존 공정과 달리, 딱딱한 유리를 지지기판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안정적으로 전지를 제작할 수 있다. 평평한 유리 기판을 사용함으로써 태양전지의 각 층이 균일하게 증착돼 성능과 제작 재현성이 높아진 것도 장점이다.

또 연구진은 전지의 결함을 줄여 성능을 향상시키는 방법도 규명했다. 전지 제작 과정 중 칼륨 등의 알칼리 금속 원소는 유리기판에서 CIGS 광흡수층으로 확산된다. 이때 칼륨이 과하게 확산되면 광흡수층 내에 전하의 흐름을 방해하는 결함을 발생시켜 전지의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칼륨의 확산을 적절하게 억제하는 기술은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계산과학을 통해 유리기판 위에 코팅된 폴리이미드층이 칼륨의 확산을 억제할 수 있음을 예측하고 전지에 적용해 CIGS 광흡수층의 결함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제작된 태양전지는 23.64%의 전력 생산 효율을 나타냈으며 기존 유연 페로브스카이트/CIGS 탠덤 태양전지의 최고 효율인 18.1%를 크게 웃돌았다.

이외에도 연구진은 제작된 CIGS 태양전지의 내구성을 검증하기 위해 소재의 기계적 성질을 측정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부러졌을 때 가해지는 힘을 분석했다. 십만 번의 구부림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연구진이 제작한 태양전지는 초기 효율의 97.7%를 유지해 우수한 내구성을 나타냈다.

연구를 주도한 정인영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유연성과 경량성을 갖춘 고효율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증명한 핵심 성과"라며 "향후 효율 30%급 초경량 유연 태양전지 실현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재료 분야 국제 저명학술지 '줄(Joule, IF 38.6)'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기후/환경

+

기후변화로 잠수함 탐지 더 어렵다...'음향 그림자' 넓어져

잠수함 탐지의 핵심인 음파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속에서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요 해역에서 잠수함 탐지 거리 자체가 줄어

영국, 탄소포집에 '2억파운드' 투자... 환경단체 '그린워싱' 비판

영국 정부가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에 2억파운드를 투자한다. 이에 환경단체는 '그린워싱'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부

유골로 '인공 산호초' 조성...탄소도 줄이고 장례문제도 해결

사람이나 반려동물의 유골로 인공 산호초(암초)를 만드는 신개념 장례방식이 영국에서 등장했다.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유골로 암초를 제작해

남아공 겨울인데 물난리...어린이 태운 버스에서 시신 발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홍수로 다리를 건너던 통학버스에서 어린이 4명이 숨지는 등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AFP통신에 따르면, 폭우와 눈으로 남아프

제주 '장맛비' 시작...본격적인 장마는 언제부터?

12일 제주도에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 비는 13~14일 전국에도 내리지만 전국에 장마가 시작됐다고 선언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본격적인 장마는 19

기후변화로 따뜻해진 동해...난류어종 방어·전갱이 급증

기후변화로 동해 수온이 오르면서 방어·전갱이 등 난류성 어종이 급증하고 있다.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동해안에서 정치망으로 잡은 어획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